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9. 1. 선고 2015가합4906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주차 및 공원, 유원지 관리 등 시설물의 관리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법인이고, 원고는 1992. 5. 11.부터 피고 법인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5. 3. 19. 22:19경 부산 부산진구 C에 있는 D 노래방 내 복도에서 피고의 직원인 피해자 E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아서 반항을 억압한 뒤 피해자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입술로 혀를 핥아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라고 한다)로 2015. 9. 16. 벌금 300만 원 등을 선고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15고단3230호), 원고가 항소하지 않아 2015. 9. 2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이에 피고는 2015. 3. 27. 당시 F팀장으로 근무하던 원고에게 직위해제를 명하는 인사발령을 내리고, 2015. 4.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를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의결 요구사유를 들어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여 2015. 4. 8.자로 원고를 해임(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고 한다)하였다.

라.

한편, 이 사건 해임처분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10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면서 인사규정이 규정하는 징계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위 해임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있고, ② 이 사건 해임처분은 양정이 지나치게 과다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피고는 인사규정상 징계에 관한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없고, ②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로 인하여 형사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는바 이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사유가 되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사안의 중대성, 원고의 지위, 원고 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징계처분이 원고의 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1)

소명기회 미부여

가)

원고는, 피고가 인사위원회 개최 일정 및 징계사유를 미리 원고에게 알려 원고가 충분한 소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일정을 개최일 며칠 전 문자로 일방적으로 통지하였고, 징계사유를 미리 원고에게 알려주지 않음으로써 원고에게 징계사유에 관하여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52조는 "인사위원회는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소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징계혐의자인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2015. 9. 16.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에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인사위원회 개최 통지를 받기 전인 2015. 3. 31. 징계사유가 된 행위들에 관하여 피고의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시 문답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해임처분의 사유로 적시된 사실관계들을 구체적으로 듣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한 사실, 피고가 인사위원회 개최일로부터 4일 전인 2015. 4. 3.경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일시를 통보한 사실, 원고는 2015. 4. 7.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 및 그 외 징계사유에 관하여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다)

그런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를 일정한 기간의 여유를 두고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는 징계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한 징계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절차가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음에도 피징계자가 스스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 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충분한 변명을 하였다면, 그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3. 7. 16. 선고 92다5525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인사규정에 인사위원회의 개최일자 및 장소를 일정한 기간의 여유를 두고 징계혐의자에게 통지하도록 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 사건에서 위 출석통지일인 2015. 4. 3.부터 인사위원회 개최일인 2015. 4. 7.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원고로 하여금 변명과 소명자료 제출의 기회를 박탈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2015. 3. 31. 징계사유가 된 행위에 관하여 피고의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 외의 다른 징계사유들도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인사위원회에서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징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답변함으로써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 받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인사위원회 개최일시 및 징계사유들이 구체적으로 적시된 출석통지서 등을 사전에 수령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나아가 갑 제4, 5, 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 후인 2015. 5. 7.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피고에 소청심사를 청구하면서 소명자료들을 함께 제출한 사실, 원고는 2015. 6. 29. 피고로부터 소청심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수령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진술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진술권포기서를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개최된 1차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가졌고, 소청심사위원회는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를 받은 2015. 4. 3.경보다 2개월이 훨씬 지난 2015. 7. 2. 개최되었으므로, 원고는 그 기간 동안 충분히 소명자료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바, 원래의 징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과정에서 보완되었다면 그 절차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29358 판결 등 참조), 가사 1차 인사위원회 개최에 징계사유 불명시라는 절차 상 하자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하자는 적법한 소청심사 절차로 인해 치유되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척 및 기피 관련

원고는, 피고가 인사위원회 위원장 및 구성 위원들에 관한 사항을 원고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음으로써 원고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48조의2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사위원회 구성원에 대한 제척 및 기피의 기회를 갖지 못하여 원고 및 피해자 E의 직속상사가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해임처분을 의결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해임처분은 인사규정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에게 인사위원회 구성원에 관한 사항을 원고에게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 및 피해자 E의 직속상사가 인사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위 위원장이 징계사유와 관계있는 자에 해당한다거나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해고사유의 불특정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해임처분을 통지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가 통지한 징계사유 중 원고가 평소 여직원들에게 성희롱적인 행동을 하였다는 부분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누구인지, 행위 일시가 언제인지를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에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3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통지서에 징계사유로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와 관련된 사실 외에 원고의 평소 성희롱적 행동들을 다소 추상적으로 기재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피고 직원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진술된 내용을 근거로 기재된 것인데 직원들의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에 의해 진술인 개개인을 특정하지 않은 것이고, 이 부분 징계사유는 원고의 평소 행동습관을 문제삼는 항목으로서 구체적인 일시가 모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해서 원고로 하여금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을 정도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원고에 대한 주요 징계사유인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 및 그와 관련된 원고의 행위들은 행동의 상대방과 일시, 장소, 행위태양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소결

피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을 하면서 인사규정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의 절차상 하자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2,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해자인 E는 2015. 8.경 원고와 합의하여 원고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② 원고는 약 23년 간 피고 법인에 근무하면서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고, 수회에 걸쳐 표창을 받는 등 모범적으로 직장생활을 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의 직장 동료들이 원고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 원고에게 참작할 만한 사정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들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유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수행하는 직무의 특성과 징계의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 및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는 등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행위 전에도 피고 여직원들의 신체에 접촉하거나 회식 때 함께 춤을 출 것을 요구하는 등 성희롱의 행동을 반복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우발적이라거나 1회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는 피고의 F팀장으로서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고 바람직한 직장 분위기를 선도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사람이고, E 등은 원고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부하직원인바, 위와 같은 원고와 E 등의 지위를 고려하면 E 등이 원고의 성희롱 행위를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원고의 성희롱 행위는 비난의 정도가 높고 더 엄격한 기준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④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피고 사업장 내 이와 같은 성범죄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고에게 강경한 양정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전원 일치로 해임을 의결하였는바, 그러한 판단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처분일인 2015. 4. 8.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인 월 5,35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해임처분이 정당함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균철(재판장) 강주혜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