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6. 8. 18. 선고 2015나49658 판결

2015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철구조물 제조업, 선박용 기자재 부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2013. 6. 13.부터 2015. 2. 25.까지 원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퇴직 후 2015. 3. 28.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의 대표이사인 C이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2015. 7. 3. 원고의 대표이사인 C이 2013. 6. 13.부터 2015. 2. 25.까지 용접공으로 근로한 피고의 퇴직금 4,422,58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체불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다.

C은 2015. 9. 9. 부산지방법원 2015고약13818호로 피고에 대한 퇴직금 4,422,580원의 체불과 관련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아 2015. 9. 19.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3. 6.경부터 2015. 2.경까지 피고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장래 발생할 퇴직금 합계 5,147,634원을 미리 분할하여 지급하였는데, 이는 법률상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없는바, 피고는 법률상 아무런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어서 원고에게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2)

갑1호증, 갑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2013. 6. 21.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임금을 일당 95,000원으로 산정하되 위 일당에는 퇴직금(일당의 9.5%에 해당하는 금액)이 포함된 것으로 정한 사실, 원고와 피고는 2014. 4. 2. 임금을 일당 93,000원으로 변경하는 것 이외에는 종전과 동일한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재차 작성한 사실, 피고는 2014. 4. 2. 원고에게 '회사 측으로부터 매월 임금 지급 시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관한 설명을 들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작성·교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매월 피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명목의 돈을 산정함에 있어서 피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고의 일당을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일률적으로 정한 점(원고는 피고의 임금을 일당으로 산정하되, 그 중 9.5%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구분하여 지급하였다), ②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2013. 6. 21.자 근로계약서(갑1호증)에는 일당에 퇴직금이 포함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는바, 근속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첫해부터 이를 월급에 포함하여 미리 지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점, ③ 원고의 임금대장(갑3호증)에는 임금과 구분되는 퇴직금의 구체적인 액수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된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있었다거나 원고가 그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본소에 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13. 6. 13.부터 2015. 2. 25.까지 원고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퇴직하였으나 원고로부터 퇴직금 4,422,58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4,422,58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5. 3.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5,147,364원을 지급하였는데, 위 약정은 무효이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5,147,364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피고의 퇴직금 청구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이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문춘언(재판장) 이재현 이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