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5. 10. 8. 선고 2015노1849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D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벌금 700만 원에, 피고인 D을 벌금 6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각 노역장에 유치한다.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①

피고인은 취업규칙을 2008. 2. 1.자로 소급하여 작성하는 것이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믿었으므로 범의가 없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고, 그렇게 믿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며, ② T을 믿고 지원금 신청대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T과 공모하여 지원금을 편취한 사실도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D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피고인 B, C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B, C에게 선고한 각 형(각 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에 대하여는 증거의 요지란에 이에 대한 판단을 아래와 같이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피고인은 본건 범죄사실에 대하여 고의가 없었다거나 T과 공모하지 않았다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그러나 ① 피고인은 T으로부터 고령자 정년연장 지원금을 받기 위해 기존의 취업규칙 혹은 사규상의 정년보다 정년이 연장된 새로운 취업규칙을 소급해서 작성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 받은 후 고령자 정년연장 지원금을 교부받기 위해 신청대행계약을 체결한 점, ② 피고인은 소급하여 작성된 취업규칙에 서명한 점, ③ 소급된 일자를 기준으로 할 때 피고인 회사의 정년은 변경되거나 연장된 사실이 없고, 피고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던 점, ④ 형법 제16조에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은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인데(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도3409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취업규칙을 소급 작성하는데 동의하고 거기에 서명을 한 점이나, 피고인이 T에게 지급한 수수료의 금액이 수령한 교부금의 액수와 비교할 때 상당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노무사인 T의 말을 믿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고의, 공모관계, 위법성 인식을 모두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변소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위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 업무편람(증거기록 제817쪽)에 의하면, 이 사건 지원금의 수급요건인 정년 연장 여부는 당해 사업장의 취업규칙, 단체협약상의 정년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관례상의 정년은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는바,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주식회사 M(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은 1998년경 사규에 의해 정년을 55세로 정하였고, 그 이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상 정년이 변동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 사건 지원금의 수급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점, ② 피고인은 2010. 7. 1.자 취업규칙만으로도 이 사건 지원금의 수급요건을 충족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굳이 2008. 2. 1.자 취업규칙을 소급하여 작성할 이유나 동기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회사의 2010. 7. 1.자 취업규칙상 정년은 공란으로 되어 있어 기존 정년 55세를 연장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위 2010. 7. 1.자 취업규칙으로는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취업규칙의 시행일자를 2008. 2. 1.자로 소급하여 작성할 때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피고인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그 취업규칙이 유효하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피고인 회사 내에서의 취업규칙의 유효성과 지원금을 많이 받으려고 시행일자를 소급하여 작성한 취업규칙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여 이 사건 지원금을 신청하는 것의 적법성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으로 보이고[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도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과거로 소급해서 취업규칙을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제814쪽)], 피고인도 그러한 사정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T은 이 사건 지원금을 신청하기 전에 고용노동부 담당공무원에게 단지 "취업규칙의 소급 적용이 가능한가"라고 물어보았을 뿐, 지원금 신청시 시행일자를 소급하여 작성한 취업규칙을 제출해도 되는지 물어본 것은 아닌 점, ⑤ 고용보험법, 동법 시행령 등 관계 법령에 의하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만들어 정년을 연장할 경우 그 때부터 기존 정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사람들의 수에 비례하여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하게 규정되어 있으므로, T은 취업규칙의 시행일자를 소급하여 작성할수록 지급받을 수 있는 지원금의 액수가 커질 것으로 보고 취업규칙을 2008. 2. 1.자로 소급하여 작성하기로 하였고, 이를 피고인에게 설명한 후 2008. 2. 1자취업규칙을 소급 작성하여 제출하면서 이 사건 지원금을 신청하였던 점[T은 수사기관에서 '2008. 2. 1.자로 소급된 정년 60세의 취업규칙을 작성한 것은 결국 고령자 고용연장 지원금을 소급해서 신청해야 큰 돈을 받을 수 있고, 수수료도 많아지기 때문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778쪽)], ⑥ 피고인은 T으로부터 지원금 신청에 관한 설명을 듣고 처음에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 거절을 하였으나(증거기록 제20쪽), 결국 T과 사이에 신청대행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았고, 지급받은 지원금 중 40%가 넘는 상당한 금액을 T에게 수수료로 지급하였던 점, ⑦ 한편 T은 피고인으로부터 신청대행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는데,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위 수수료 중 일부인 700여만 원을 피고인측에 되돌려 주기도 하였던 점(증거기록 제779쪽), ⑧ 2008. 2. 1.자 취업규칙의 소급 작성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설명을 직접 하기도 하였고, X에게 위 취업규칙 변경에 근로자 과반수의 서명을 받도록 지시하기도 하였던 점(증거기록 제23, 24쪽)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T과 공모하여 대한민국으로부터 고령자 정년연장 지원금을 편취하는 동시에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교부받은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그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거나,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피고인 A, D 및 검사(피고인 B, C에 대하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국가가 조성하여 운영하는 보조금 예산의 적정한 관리가 저해되고, 정당하게 보조금을 지원받아야 할 자가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게 되는 등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공적 자금의 운용, 집행에 대한 도덕적 해이는 국민 세금의 낭비를 초래한다는 측면에서 그 죄질이 좋지 못한 점, 피고인 A는 이 사건 범행의 범의 등을 부인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 A는 6,600만 원, 피고인 B는 약 2,670만 원, 피고인 C은 약 1,950만 원, 피고인 D은 약 4,290만 원으로 각 교부받은 지원금 액수가 적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A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대한민국을 피공탁자로 하여 부정하게 수령한 지원금을 전액 또는 상당 부분 공탁한 점, 피고인들은 T의 권유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T에 비하여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 피고인들의 회사에서 정상적 절차를 거쳐 이 사건 지원금 신청을 하였더라도 어느 정도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 측은 이 사건으로 형사처벌 이외에 과징금 등의 행정적 제재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데다가, 피고인 A는 1981년 이후로, 피고인 B는 2000년 이후로 별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C은 1회, 피고인 D은 2회의 벌금형 전과 외에는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건강상태, 범행 방법,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 A, D에게 선고한 각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 또한 원심이 피고인 B, C에게 선고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A, D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있고, 검사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D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D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또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