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 D이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근무한 기간인 2008. 8.경부터 2014. 10.경까지 매월 135,00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하였고, 지급한 금액을 모두 합하면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액수인 8,052,290원을 초과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D에게 이미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원심판결의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 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동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건대, 피고인이 D과 사이의 퇴직금분할약정에 따라 매월 135,000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위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퇴직급여제도가 시행된 2010. 12. 1. 이후에 피고인이 D에 대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한 금원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여전히 D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등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를 직권으로 살펴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D은 퇴사(2014. 10. 17.)한 후 그 무렵에 피고인에게 퇴직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2014. 11. 17.)한 점, 이 사건 회사에 퇴직급여제도가 시행된 후에 피고인이 분할하여 지급한 퇴직금(621만 원 상당)이 D이 법률상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8,052,290원)에 미치지도 못하는 점, 피고인은 D이 제기한 진정 사건에 관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시정 지시를 받았고 피고인 스스로도 부족액에 대하여는 지급할 의사가 있다고 인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위반죄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비록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전력이 있으나,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하여 지급한 금액에 관하여 갖게 되는 부당이득반환 채권으로 D의 퇴직금 채권과 일부 상계가 가능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지급하지 못한 퇴직금의 액수가 크지 않은 점, 피고인은 D이 입사한 때부터 이 사건 회사에 퇴직급여제도가 법률상 시행되기 전까지도 매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해오는 등이 사건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관례적으로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나누어 지급해 온 동종 업계의 관행을 고려하는 점, 기타 피고인의 경제적 형편, 이 사건 범행의 경위,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에 관한 모든 사항을 종합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