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릴 무렵인 2013년경에는 피고인에게 변제능력이 충분히 있었는데, 2014년경부터 피고인에게 예상치 못한 사업상 어려움이 발생하여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고, 피해자들도 당시 피고인의 사업 내용과 재정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하고,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함에 있어서 그 차용한 금전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총 합계 6억 2천만 원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직접 제출한 자료를 통해 계산해봤을 때, 피고인이 2013년 전까지 부담하고 있던 채무 총액은 78억 8,900만 원이며, 2013년에 추가로 발생한 채무 총액은 38억 7,000만 원이다. 여기에는 피고인이 피해자 F와 AE에 대해서 부담하는 채무액은 제외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의 부산은행 계좌의 거래 내역을 통해서 추산한 바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이 매달 부담하는 이자만 해도 이미 1억 원을 초과하고 있다. 이처럼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피고인에게는 이미 거액의 채무가 있었으며 그 채무액이 증가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당시 피고인의 채무액 및 매달 부담하는 이자의 규모를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만한 충분한 자력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당시 운영하던 사업장의 가치의 합계가 76억 7,000만 원에 달하고, 이 사업장들에서 발생하는 순수익 합계가 매월 1억 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채무를 변제할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업장의 가치는 단순히 피고인이 주장하는 투자금액과 임대차보증금을 합산한 것에 불과하여 객관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당시 피고인은 일부 사업장에서 임대료 등을 체납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임대차보증금이 전부 피고인이 운영하던 사업장의 가치에 포함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매달 부담하는 이자가 1억 원을 초과하고 있었고, 2013년에만 수십억 원의 채무가 증가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인이 벌어들이는 영업수익이나 가지고 있던 자산만으로는 당시 부담하고 있던 채무를 비롯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빌린 채무를 변제할 충분한 자력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차용 용도에 관하여 사업자금 등으로 필요하다고 하면서 돈을 빌렸는데, 실제로는 피해자들로부터 차용한 금원의 대부분을 속칭 '돌려막기'식으로 피고인이 다른 채권자들로부터 차용한 채무의 원리금을 변제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차용금의 용도에 관해서도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
피고인은 2013. 8. 13.경 피해자 Y에 대해서 2억 원을 차용할 당시 J에 있는 'K'의 영업권, 임대차보증금 및 집기류 일체를 담보로 제공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그 임대료 및 관리비를 체납하는 상황이었고, 위 영업권 등은 2013. 2. 25. 이미 피고인의 다른 채권자인 AF에게 담보로 제공된 상태였다. 또한 2013. 10. 14.경 Y에게서 추가로 1억 원을 빌리면서 P에 있는 'Q나이트클럽'의 영업권, 임대차보증금 및 집기류 일체를 담보로 제공하였는데, 임대료 등이 체납되어 그 임대차보증금 등은 담보가치가 전혀 없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사업 내용과 재정 상태를 잘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정확한 채무 규모나 매월 부담하는 이자 규모를 잘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피해자들이 당시 피고인이 80억 원 상당에 달하는 채무를 지고 있고, 이자로만 매월 1억 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수차례에 걸쳐 거액을 빌려주었을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솔브레인저축은행에서 대출을 확약 받아서 일부 사채를 변제하였는데 솔브레인저축은행이 약속과 달리 대출을 해주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솔브레인저축은행은 2013. 6.경 피고인에게 5억 원을 대출해주었고, 피고인이 2013. 12.경 추가 대출을 신청하였으나 여신심사위원회에서 이를 거절하였을 뿐 피고인이 주장하는 규모의 대출을 확약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이유로 변제한 것이라면서 제시하고 있는 거래내역도 2013년 1월경부터 12월경까지 채권자들에게 원금 변제 혹은 이자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의 내역을 모두 합산한 것으로 보일 뿐이어서 솔브레인저축은행의 대출 확약 때문에 사채를 변제하였고 이로 인하여 사업상 어려움이 발생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소는 믿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사기 범행의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합계 6억 원을 상회하는 거액임에도 아직까지 이를 전혀 변제하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사기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임금 및 퇴직금은 대부분 지급되었기는 하나, 일부 근로자의 경우 아직 이를 지급받았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원심 판결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 중『2015고단1837』사건의 범죄사실에서 '피해자 R'은 '피해자 Y'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경정하기로 한다).
판사 신안재(재판장) 이경호 윤소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