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4. 3. 16.부터 2007. 12. 31.까지 피고 회사의 일용근로자로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08. 1. 1.부터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되어 2017. 1. 1.까지 근무한 뒤 퇴사한 사람이다.
원고는 퇴사 후 2004. 3. 16.부터 2007. 12. 31.까지(이하 '해당기간'이라 한다)의 퇴직금 중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장은 2017. 6. 5.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에 해당하는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이 4,307,875원이라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작성·교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2017. 1. 1. 피고 회사를 퇴직하였으나,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 중 4,307,875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4,307,87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7. 1.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는 회사 내규에 따라 원고에게 이미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였고,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하는 과정에서 한달치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하면서 원고로부터 퇴직금 수령확인증도 교부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② 가사 원고에 대하여 해당기간 동안의 미지급 퇴직금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 회사의 변경된 규정에 따라 2009. 1. 31.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는데, 미지급 중간퇴직금 채권은 그 퇴직금 중간정산일로부터 3년의 시효가 완성되면 소멸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은 위 중간정산일로부터 3년이 지난 2012. 1. 31.경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③ 피고가 월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 것이 위법하여 무효라면 원고가 해당기간 동안 지급받은 퇴직금은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금원에 해당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위 채권을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지급채권과 상계한다. ④ 원고가 피고로부터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는 퇴직금 수령확인증을 피고에게 작성·교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부제소특약에 반하는 행위이다.
판단
퇴직금 분할약정의 존부 등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는, 원고가 2009. 1. 31.경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음을 전제로 원고의 퇴직금 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 가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에 대하여 2009. 1. 31.경 중간정산하여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상계 주장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나,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해당기간 동안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나아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도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금반언의 원칙 또는 부제소특약에 위반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8. 3. 31.경 피고로부터 해당기간 동안의 퇴직금으로 1,215,900원을 수령하였다는 취지의 퇴직금 수령확인증을 피고에게 작성·교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인데, 원고가 2017. 1. 1.경 비로소 퇴직하였고, 원·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비록 원고가 피고의 요구에 따라 재직 중에 위와 같은 퇴직금 수령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퇴직금 지급 청구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제소 특약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정진화 박종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