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다손 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행위는 E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믿고서 한 행위이고, 이는 형법 제16조의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로서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책임이 조각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E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의 근무장소와 근무시간, 시업시각과 종업시각, 근무일은 E 본인이 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헬스장에서 정한 것을 E이 따른 것인바, E은 이 사건 헬스장에 입사하여 처음에는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근무하다가 헬스장 측과 협의하여 근무시간을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변경하고 주 5일 근무하면서 매일 4시간씩 크로스핏 강습을 하였던 점(공판기록 33, 37, 52쪽, 증거기록 5, 6, 41, 132쪽), ② E은 이 사건 헬스장이 수강생들을 모집하면 해당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강습하였을 뿐 스스로 수강생을 모집하지는 않았던 점(증거기록 130쪽), ③ E은 피고인 등으로부터 수강생 수를 늘리라는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7, 29쪽), ④ E은 월 160만 원의 보수를 고정적으로 지급 받았을 뿐 수강생 수와 이에 따른 이 사건 헬스장의 수입 증감이 E의 보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점(증거기록 7, 29, 42, 127, 133쪽), ⑤ E은 피고인 등의 지시에 따라 크로스핏 강습 외에 청소 및 관리업무, 상담 업무, 트레이너 교육 업무 등 부수적인 업무도 일부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공판기록 33, 34쪽, 증거기록 7, 8쪽), ⑥ E은 피고인이 제공하는 공간에서 크로스핏 강습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인에게 별도의 임대료나 사용료 등을 지급하지 않았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E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헬스장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 중 E과 같이 강사로 분류되는 근로자들 가운데 I, J, K, L 등이 이미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적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이 사건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한 K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고지받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형법 제16조는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만 자신의 특수한 사정에 비추어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러한 인식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이때 정당한 이유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 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도4592 판결,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7205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도1277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은 E과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도 고용노동부 등에 E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하여 질의하여 회신을 받거나 법률전문가에게 자문하는 등의 조처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은 스포츠센터에서 개인강습을 주로 수행하는 헬스트레이너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정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판정요지(2014부해1638, 증거기록 139쪽)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면서 위 판정요지에 의해서도 E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판정요지는 피고인이 E의 경우를 밝히면서 그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받은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근무 및 급여형태 등에 있어서 E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는바, 위 판정요지를 참고하였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은 이미 이 사건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한 K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전력도 있어 피고인의 근로관계 법령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지위 및 경험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강주혜 하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