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9. 4. 3. 선고 2018가단31713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이다. 원고들은 그렇다고 주장하고, 피고들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2.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가.

일반적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4, 6~12호증, 을 제1~3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1)

원고들은 자기 소유의 차량으로 자기 이름으로 개인 사업자등록을 하고 피고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다음 피고를 위하여 배송업무를 하였는데,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다.

2)

원고들은 피고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위탁받을 권역, 코스, 업무량 등을 직접 확인한 후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서 피고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피고로부터 채용된 후 피고의 일방적인 지정 및 지시에 따라서 위탁받을 권역, 코스, 업무량 등 그 업무 내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3)

원고들이 맡은 배송업무의 특성상 기본적인 업무 내용, 업무시간 및 장소, 배송일정 및 배송경로 등이 일정하게 특정되기는 하지만, 이는 해당 배송업무의 속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이고, 피고의 일방적인 지정 및 지시가 있었고 그에 구속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위수탁계약 체결에 따라 위탁받을 권역 및 코스가 정해지면, 피고가 별도로 업무 내용 등을 지정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수탁계약서에도 근무시간이나 출퇴근시간이 따로 기재되어 있지는 않다.

4)

원고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배송업무를 마친 후 소화물일일보고서(을 제4호증)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나,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그날그날의 업무 수행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달리 피고가 거래처별 도착 시간을 확인하거나, GPS 장치를 설치하여 차량 위치를 파악하지는 않았고, 업무 도중에 전화 등으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5)

원고들은 자기 소유의 차량으로 자기 이름으로 개인 사업자등록을 하고 운송업을 하는 사람들로서, 그에 관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유류비, 수리비, 보험료, 주차비, 과태료 등도 원고들이 부담하였다(위탁계약서 제7조에도 그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한편, 원고들은 자신들이 유류비 등을 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유니폼을 공급한 적이 있었으나, 이를 원고들에게 직접 공급하였는지 여부는 불분명하고, 위 유니폼의 착용이 강제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6)

원고들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배송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원고들이 자신들의 비용으로 타인을 대체고용하여 배송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도 있었다(위탁계약서 제9조).

7)

원고들이 피고의 배송업무에 종사하는 외에 독립적인 지위에서 다른 업무를 하거나 운송을 위탁받는 일이 금지되어 있지 않았고, 실제로 자기 차량을 이용하여 추가로 다른 운송업무를 하는 배송기사도 있었다(을 제9호증).

8)

원고들이 처리건수에 단가를 곱하여 수수료를 지급받는 형식이 아니라 매월 고정된 액수의 보수를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개인택배와는 달리 기업물류 배송업무의 특성상 권역 및 코스가 정해지면 그에 따라 물량이나 업무량이 대체로 일정하여 개인의 역량이나 노력 여하에 따른 증감의 폭이 작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원고들과 같은 배송기사들에 피고가 지급한 월 보수액은 각자가 맡은 권역 및 코스의 난이도나 업무량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결정되었고, 만일 배송기사가 개인적 사정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 경우 월 보수액을 일할로 계산한 일당 액만큼 차감하고 지급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받은 매월 고정된 액수의 보수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라기보다는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로 볼 여지가 더 크다.

9)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거나 4대보험 등 사회보장제도 관련 혜택이 부여된 사실이 없다.

10)

원고들이 비교대상 판결로 제시한 주식회사 D 관련 사안은 이 사건과는 그 위 수탁계약의 내용, 업무 형태 및 내용,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감독 내용 등 여러 요소들이 상이하므로, 위 비교대상 판결을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금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이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