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B과 사이에 시공이 중단된 나머지 형틀공사를 수행하기로 약정한 후 이 사건 근로자들로 하여금 위 나머지 형틀공사를 수행하도록 지시하고 공사현장을 관리하였으므로, 직상수급인으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B로부터 부산 남구 C 오피스텔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도급받아 그 중 형틀공사를 D에게 하도급 주었다. 그런데 사용자 D은 2014. 9. 3.부터 2016. 3. 1.까지 현장관리직으로 근무한 근로자 E의 2016. 1 내지 3.분 임금 합계 10,161,290원을 미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근로자 12명에 대한 임금 합계 39,266,451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데, 피고인은 직상수급인의 지위에서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위와 같은 미지급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전제로 하여, 주식회사 B(이하 'B'이라고만 한다)과 주식회사 G(이하 'G'이라고만 한다) 사이에 '2016. 1.말경부터 G이 이 사건 공사를 계속 맡아 진행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다거나, D이 G과의 도급관계에 의하여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진행하였다거나, G이 D 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계약서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데다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한 양사의 실무자들 역시 계약 성립 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피고인의 변소, 즉 'B이 D에게 하도급을 주거나 직접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마무리한 것'이라는 주장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보았다.
본래 B은 이 사건 오피스텔 신축의 토목, 골조공사를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만 한다)에 도급주고, F은 그 중 골조공사를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G에 하도급 주었으며, G은 그 중 형틀공사를 다시 D에게 재하도급 주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D이 이 사건 형틀공사를 위해 고용한 인부들이다.
그런데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2015. 12.말경 B과 F 사이에 위 도급계약을 해지(타절)하고 그동안의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정산하기로 협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2016. 1. 1.경부터 공사가 중단되었다. 피고인은 그 무렵 D에게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청하였고, 더 이상 이 사건 공사현장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B은 피고인에게 F을 대신하여 이 사건 공사를 G이 계속 맡아 마무리하여 줄 것을 제안하였고 실제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B은 당시 G이 이를 수락하여 계약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G은 계약 성립에까지 이르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다툰다. 다만, 실제 G이 이 사건 공사를 계속 맡아 진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한 일이 없다는 것에 대하여는 쌍방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D은 2016. 1.말경부터 2016. 3.경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을 데리고 옥탑형틀 공사를 마무리하였는데 B과 G이 서로 임금지급책임을 쌍방에게 미루면서 돈을 지급하지 않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당 기간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에 대하여, B 측은 '실제 2016. 1.말경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계속 맡기로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G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직상수급인으로서 임금지급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피고인을 비롯한 G 측은 '당시 그러한 논의만 있었을 뿐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B이 D 등을 직접 지휘·감독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것이어서 B에 임금지급의무가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다투고 있다.
또한, 원심은 B과 G 중 누가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민사소송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설령 G이 민사상 지급책임이 있다고 최종적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자신에게 대급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청구를 거절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이 자세히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B의 L 차장은 원심에서 '2016년 1월경 공사가 재개될 당시 B에서 직접 직영으로 E이 속한 목공팀을 포함한 현장인부들로 하여금 작업을 시작하도록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51쪽).
B의 현장관리자였던 T 대리도 2016. 5. 13.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특별사법경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2015년 12월경 F과 공사가 타절되고, 2016년 1월부터는 B에서 직영으로 일을 시켰다. E의 임금이 맞지 않아 아직 지급을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7쪽 참조).
위 L 차장이 작성한 2016년 1월부터 3월까지의 각 비교분석자료 및 출력일수문서(증거기록 143~148쪽)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속한 목공팀을 "목공(직영)"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위 L 차장은 원심에서 'E 등이 일당이 아닌 월급 방식으로 산출한 임금을 요구하기에 회사 차원에서 월급 방식에 의한 임금액과 일당에 의한 정당한 임금액을 비교·분석하기 위하여 위 각 비교분석자료를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52, 155쪽).
위 L 차장이 2016. 9. 26. 작성한 확인서(증거기록 153쪽)에는 'F과 타절하게 되어 B의 C현장은 2016년 1월부터 직영처리로 작업을 하였다'는 내용과 함께 '목공팀이 제출한 노무대장과 당 현장의 출력자료가 일치하지 않아 노무대장의 수정을 요청하였으나 아직 제출되지 않은 상태이고, 1월부터 직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목공팀에게 기존에 받은 임금과는 별개로 출력일수대로 노무대장을 수정하여 제출하면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E은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되었을 때도 피고인이 일을 시작하라고 지시하였으며, G의 I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1) 이 사건 공사가 타절되기 전까지 현장을 관리하고 있었던 G 소속 I는 당심 법정에서 '본인은 2016. 1.경부터는 G의 다른 현장을 관리하였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몇 차례 점검차 들렸을 뿐이지 상주하면서 현장을 관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2) E은 I와 협의하여 2016. 1.경부터 2016. 3.경까지 노임지불조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노임지불조서에는 명의자나 결재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전혀 없어 그 서류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이 드는 점에 앞서 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E의 위 진술 내용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재국(재판장) 김진원 이순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