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1. 17. 선고 2019가단4935 판결

주문

1.

피고(선정당사자) F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원고들에게 각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4. 5.부터 2020. 1.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선정당사자) F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선정자 F노동조합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선정당사자) F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9/1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선정당사자) F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가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선정자 F노동조합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들은 각 회사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고, 선정자 F노동조합(이하 'F노조'라고 한다)은 G노동조합연맹을 상급연합단체로 하여 전국의 택시운송사업과 이에 관련되는 부대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며, 피고(선정당사자) F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이하 'F노조 부산지역본부'라고 한다)는 F노조의 산하기구다.

나.

H조합과 F노조 부산지역본부는 2015. 6. 17. '2015년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노동위원회 심판사건의 경과

(1)

원고 C주식회사 노동조합, D주식회사 노동조합 등은 2015. 7. 20.부터 2015. 7. 31.까지 사이에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단체협약 제9조 제2항, 제10조,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52조 제2항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정신청을 하였다(I, J 내지 K 병합).

(2)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9. 17. '이 사건 단체협약 제9조 제2항, 제10조,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52조 제2항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F 노조와 회사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9조 제2항, 제10조,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1항, 제16조, 제52조 제2항에 대하여 재교섭하라'는 취지로 판정하였다.

(3)

이에 F노조와 회사들은 2015. 10. 22. 또는 2015. 10.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다(L 내지 M 병합).

(4)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 5. 다음과 같은 취지로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관련 소송의 경과

(1)

제1심 판결

원고 C주식회사 노동조합, D주식회사 노동조합 등은 2016. 2. 16. 대전지방법원에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단체협약 제13조 제2항, 제14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대전지방법원 2016구합270 교섭대표노동조합 공정대표의무위반시정 재심신청 판정취소)을 제기하였고, 2016. 10. 13. 위 법원으로부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2)

항소심 판결

이에 원고 C주식회사 노동조합, D주식회사 노동조합 등은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대전고등법원 2016누13005)를 제기하였고, 2017. 3. 23. 위 법원으로부터 '회사들이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만 회사시설 내 노동조합사무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4조 제1항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들과 F노조를 차별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들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3)

대법원 판결

이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항소심판결에 불복하여 상고(대법원 2017두40655)를 제기하였으나, 2018. 9. 13. 대법원으로부터 상고기각판결을 선고받아 항소심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을 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2013년부터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각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3.

피고 F노조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살피건대, 위에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각 임금협정서 및 단체협약서의 당사자가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인 점, F노조 부산지역본부장이 각 임금협정서 및 단체협약서에 서명, 날인한 점,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가 독립된 단체로서 사용자단체와 실질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 F노조에게 공정대표의무 위반의 점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F노조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4.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 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하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은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노동조합법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9조의4 제1항). 공정대표의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미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차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그 주장·증명책임이 있다.

한편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는 물리적 한계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회사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하여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나.

불법행위 성립 여부

살피건대, 위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의 위법한 공정 대표의무 위반 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은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보다 불리한 처우를 받아 조합 활동이 위축되고 그에 따라 조합의 단결력이나 교섭력이 약화되는 무형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보이고, 단체협약은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와 사업자단체의 협의로 마련되었으므로,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는 원고들이 입은 무형의 손해에 대하여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위자료 금액

앞에서 인정한 공정 대표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이로 인한 원고들의 노조활동 침해 정도, 회사에서 위반사항을 일부 시정한 점 등을 감안하여 위자료 금액은 각 3,000,000원으로 정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는 원고들에게 각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4. 5.부터 위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F노조 부산지역본부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원고의 선정자 F노조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