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1. 15. 선고 2019가합4533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피고의 2017년도 환경미화원 채용절차에서 채용되어 2017. 1. 1.부터 무기계약 근로자인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여 오던 사람이다.

나.

원고의 부 C는 2018. 9. 28. 부산지방법원에서 '2016. 11. 초순경 B구청 청소행정과 소속 환경미화원의 복무관리 및 신규 체용 업무를 담당하는 D으로부터 아들인 원고가 B구청의 환경미화원으로 채용된 데에 도움을 준 대가를 달라는 요구를 받고, 2016. 11. 8.경 부산 금정구 부곡동 소재 상호 불상의 삼겹살 식당에서 D에게 자기 앞 수표 500만 원권 2장, 100만 원권 15장, 10만 원권 50장 합계 3,000만 원을 공여하였다'는 뇌물공여죄의 범죄사실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부산지방법원 2018고합80호),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고 한다).

다.

피고는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자 2018. 11. 12. 공무직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인사위원회에서는 피고의 환경미화원 운영규정 제22조 제5호,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 제1항에 근거하여 원고를 해고할 것을 의결하였다.

라.

이에 피고는 2018. 11. 19. 원고에게 '2018. 11. 21.자로 해고를 통지한다'는 내용의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고 한다).

마.

한편 피고의 환경미화원 운영규정, 공무직 관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5,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①

환경미화원인 원고의 해고에 관하여는 환경미화원 운영규정만이 적용될 뿐이고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없으며, 달리 원고에게 환경미화원 윤영규정에서 정하는 해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②

설령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가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은 원고의 채용 관련 부정행위에만 적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가 아닌 C의 채용 관련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것으로서, 이는 헌법 제13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이른바 연좌제에 해당한다.

③

피고는 원고와 동일한 사유로 해고된 E에 대하여는 이를 번복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하였는데, 직접 뇌물을 공여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E에 대한 징계와 비교할 때 이 사건 해고처분은 형평의 원칙에도 반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2)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100760 판결 등 참조).

3)

또한 정관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이 사건 해고처분이 잘못된 근거 규정에 의한 것으로 무효인지 여부

우선 피고가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 제1항 제4호를 근거로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한 것이 적법한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는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함에 있어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 제1항 제4호를 적용한 것에는 위법이 없다.

①

이 사건 해고처분의 근거가 된 환경미화원 운영규정, 공무직 관리규정은 모두 피고의 내부규정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②

환경미화원 운영규정 제3조에서 '환경미화원 운영규정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공무직 관리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공무직 관리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고 사유 역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적용될 수 있다.

③

달리 원고 주장과 같이 환경미화원 운영규정에서 환경미화원의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고 하여 공무직 관리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음은 물론,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공무직 관리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원고의 채용과정에서 발생한 비위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는 환경미화원 운영규정 제22조 제5호의 '그 밖에 미화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른바 연좌제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다음으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연좌제에 해당하여 무효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처분이 헌법 제13조에서 금지하는 연좌제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①

피고는 지방자치단체로서 그 설립목적, 업무의 공공성 등에 비추어 채용절차 등에 관한 직무집행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엄정한 대응을 통하여 채용비리를 근절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크다. 이에 따라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 제1항 제4호에서도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적발되었을 경우'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②

공무직 관리규정 제47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채용대상자가 아닌 제3자에 의한 채용비리 행위가 존재할 경우에도 이를 해당 채용대상자에 대한 해고사유로 삼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규정은 채용대상자가 아닌 제3자의 행위와 채용대상자 간에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아무런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음에도 채용비리 등 사유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비리 등 사유가 종국적으로는 채용 대상자에 대한 이익으로 귀속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채용대상자에게도 책임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될 뿐, 이를 헌법 제13조 제3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연좌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③

더욱이 C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적시된 범죄사실과 같이 피고 소속 환경미화원의 복무관리 및 신규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D으로부터 피고의 2017년도 환경미화원 채용 면접심사절차의 주요 질문 요지를 전달받아 이를 원고에게 전달해주었고, 원고 역시 이러한 사실을 다투고 있지는 않다.

④

그렇다면 원고 역시 C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방법으로 면접 예상 질문을 전달하여 준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피고의 환경미화원 채용과정에 임한 것인 점, 원고는 피고의 2017년도 환경미화원 채용과정에서의 면접심사 대상자 총 23명 중 5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어 7인의 최종합격자에 포함되었는바 위와 같은 결과에 C의 면접 예상 질문 전달이 충분히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채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용비리가 전적으로 C의 단독 행위로서 원고가 이와는 무관하게 채용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 사건 해고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마지막으로 이 사건 해고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①

E은 피고의 2018년도 환경미화원 채용절차에서 채용되어 2017. 1. 1.부터 피고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여 오던 사람이다.

②

그런데 E은 2018. 9. 28. 부산지방법원에서 '자신의 환경미화원 채용에 대한 사례와 원하는 근무지에 배치해달라는 명목으로 담당공무원인 D에게 1,000만 원을 공여하였다'는 뇌물공여죄의 범죄사실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E의 항소가 받아들여져 2019. 1. 24. 부산고등법원에서 벌금 1,000만 원의 유죄 판결(2018노603호)을 선고받았으며, 위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③

피고의 공무직 인사위원회는 2018. 11. 12. E에 대하여도 해고를 의결하였으나, 이후 2019. 5. 23. 종전의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이를 원직복직 및 정직 3개월로 변경하는 내용의 재의결을 하였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처분이 사회통념상 그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히 형평성을 잃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①

E에 대한 확정된 위 형사판결에 의하면, E은 채용 후 합격에 대한 사례 등 명목으로 D에게 금품을 교부한 것이다. 따라서 E이 채용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채용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거나 그 채용과 관련하여 담당 공무원인 D의 부정한 처사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E의 위와 같은 뇌물공여 행위는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된 C의 뇌물공여 행위와는 금품제공의 시기, 제공의 목적 등 그 주요 부분에서 사안을 달리한다.

②

E은 자신에 대한 피고의 해고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2. 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4. 3. E이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입사하기 위해 뇌물공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뇌물공여는 D의 요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처음부터 뇌물공여를 의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해고처분은 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

③

이에 따라 피고의 공무직 인사위원회는 공무직 관리규정 제53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E이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음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인바, 이 사건 해고처분과 그 처분의 근거가 된 규정 역시 차이가 존재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무효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바, 원고의 위 각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두(재판장) 김진원 박병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