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부산 부산진구 B에서 C 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요양기관’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2019. 9. 5.경 이 사건 요양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적정 청구여부에 관한 방문 조사(확인대상 기간 : 2016. 1.부터 2018. 12.까지, 이하 ‘이 사건 방문조사’이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2019. 10. 2. 원고에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이 사건 요양기관을 이용한 수급자들이 실제 납부한 본인일부부담금이 상한액 기준액(2016년 연 509만 원, 2017년 연 514만 원, 2018년 연 523만 원)을 초과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에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327,281,420원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 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절차적 하자
이 사건 방문조사의 법적근거의 부존재
이 사건 방문조사는 정당한 법적근거 없이 실시되었다.
이 사건 방문조사의 사전 통지 절차의 하자
피고는 이 사건 방문조사를 실시함에 앞서 행정조사기본법 제10조 제2항,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5항에 따른 자료제공요청서나 행정조사기본법 제11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현장출입조사서를 발송하지 않았고, 원고가 이 사건 방문조사 이전에 한 동의를 자발적 동의로 볼 수도 없으므로, 위 방문조사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
중복조사금지 원칙 위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지원은 이 사건 방문조사 전 이 사건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기관 의료자원 운영현황에 대한 현지 확인을 완료하였는바, 피고가 이 사건 방문조사 대상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인력운영현황을 포함시킨 것은 동일 사안에 대하여 중복하여 행정조사를 한 것으로서, 행정조사기본법 제15조에서 정하는 중복조사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실체적 하자
사전급여제도의 제도적 취지와 관련 법령의 합리적 해석상 원고는 ‘환자들로부터 실제 징수한 본인일부부담금’이 아닌 ‘당해 연도에 발생한 본인일부부담금’이 사전급여 기준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 피고로부터 초과된 본인일부부담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가 요양급여비용청구로 실질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겼는지, 원고의 요양급여비용청구가 피고의 재정에 실질적인 손실을 입혔는지, 본인일부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쟁점별 판단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방문조사의 법적근거 존부 판단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 제1항은 피고의 업무로서 ‘보험급여의 관리(제3호)’, ‘보험급여 비용의 지급(제5호)’을 들고 있고, 같은 법 제96조 제1항은 ‘공단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요양기관 등에 대하여 가입자 및 부양자의 자격관리, 보험료의 부과·징수, 보험급여의 관리 등 건강보험사업의 수행, 법 제14조 제11호에 따른 업무(국민연금법,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임금채권보장법 및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라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주민등록ㆍ가족관계등록ㆍ국세ㆍ지방세ㆍ토지ㆍ건물ㆍ출입국관리 등의 자료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를 제공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96조 제3항은 ‘위와 같은 자료제공을 요청받은 자는 성실히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방문조사는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 제1항, 제96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 정당한 근거가 존재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 제1항 제3호, 제5호에 의하면, 요양기관이 보험급여 비용을 적법하게 청구하는지를 관리ㆍ감독하는 업무는 국민건강보험법이 규정한 피고의 기본 사무에 해당하고,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담당 행정청의 실효적인 관리ㆍ감독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 행정청의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피고로서는 행정조사의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고,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전제할 뿐 조사 거부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없는 임의적 행정조사라면 법령상 명확한 위임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가능하고,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자료제출을 요청하거나 담당자를 상대로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임의적 행정조사의 한 방법으로 허용된다.
비록 국민건강보험법 제97조 제2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의 행정조사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법 제98조 제1항 제2호, 제116조가 위와 같은 보건복지부장관의 행정조사에 협조하지 아니한 행위 등에 대하여 업무정지와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는 피고의 임의적 행정조사와는 법적 성격을 달리하는 강제적 행정조사를 규율하는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피고의 독자적인 임의적 행정조사 권까지 배제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1항에서 정하는 자료제공 요청의 경우 이를 거부할 경우 아무런 제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이 역시 요양기관의 임의적인 협력을 전제로 한 행정조사의 방법 중 하나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된다(따라서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3항은 단지 요양기관 등의 협조를 독려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임의적 행정조사는 성질상 그 방법에 특별한 제한이 없고,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5항에서 정하는 자료제공요청서 발송의 방법에는 우편, 팩스 등을 통한 원격 발송뿐만 아니라 요양기관에 직접 교부하는 방법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위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요양기관에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직접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여 이를 제출 받을 수는 없고, 오직 우편, 팩스, 이메일 등 원격으로만 자료를 요구하여 이를 제출받을 수 있다고 한정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즉 피고가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허용된다. 다만 피고가 요양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그 협력 하에 자료를 제출받는 경우에도, 임의적인 협력이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지는 피고의 무분별한 자료수집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5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방문현장에서 자료 제공 요청 근거 및 사유, 자료 제공 대상자, 대상기간, 자료 제공 기한, 제출 자료 등이 기재된 자료제공요청서를 교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방문조사의 사전 통지 절차하자 여부
관계 규정
행정조사기본법 제10조 제2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조사대상자에게 장부․서류나 그 밖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때에는 제출기간, 제출요청사유 등이 기재된 자료제출요구서를 발송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은 조사원이 가택ㆍ사무실 또는 사업장 등에 출입하여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행정기관의 장은 조사목적, 조사기간과 장소 등이 기재된 현장출입조사서를 발송하여야 하며,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은 본문에서 행정조사를 실시하고자 하는 행정기관의 장은 위와 같은 자료제출요구서, 현장출입조사서를 조사개시 7일 전까지 조사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단서에서는 행정조사의 개시와 동시에 출석요구서등을 조사대상자에게 제시하거나 행정조사의 목적 등을 조사대상자에게 구두로 통지할 수 있는 사전 통지 절차의 예외사유를 각호에 두고 있고, 그 중 제3호는 ‘제5조 단서에 따라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를 들고 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5항은 ‘공단 또는 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 보험업법에 따른 보험회사 및 보험료율 산출 기관에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자료의 제공을 요청하는 경우 자료 제공 요청 근거 및 사유, 자료 제공 대상자, 대상기간, 자료 제공 기한, 제출 자료 등이 기재된 자료제공요청서를 발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피고는 이 사건 방문조사 이전에 원고에게 자료제공요청서와 현장출입조사서를 문서로 발송하지 아니한 사실은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을 2, 9 내지 11호 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방문조사 당일 원고에게 ‘요양기관 방문확인 및 자료제출 협조요청’을 통해 요양급여비용 청구의 적법․타당 여부 등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방문확인을 실시할 것임과 확인 대상은 인력운영현황 및 입원료 적정 청구여부이나, 확인과정에서 새로운 부적정 청구 사례가 확인되는 경우 추가될 수 있고, 확인 대상기간은 2016. 1.부터 2018. 12.까지 36개월이며, 자료제출 대상자 및 제출자료는 자료제출 요청서로 별도로 안내함을 통지하였고, ‘요양기관 방문확인 업무안내’를 통해 요양기관 방문확인은 요양기관의 임의적 협력 하에 실시하는 공단의 업무로 대상 요양기관에서는 방문확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안내하고, ‘권리구제 절차 안내’를 통해 방문확인 결과 확인된 사실에 대해 공단의 각종 처분에 대한 권리구제절차를 안내한 사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방문조사 현장에서 원고에게 제출대상이 되는 서류와 대상 기간 등을 기재한 ‘방문확인 관계서류 제출 및 확인 요청서’를 교부하였고 원고의 직원인 D은 위 요청서의 자료제출자 란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고 서명한 사실, 원고는 ‘방문조사의 개요, 목적, 사유, 방문조사 동의 또는 거부를 선택할 수 있음과 방문조사 거부·기피·방해 시 조치사항, 조사결과에 다른 사후진행절차, 권리구제절차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으며, 이에 대한 협조함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이 사건 방문조사나 자료제출을 거부한 바가 전혀 없는 사실,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로부터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방문조사는 원고의 자발적인 협력에 기한 것으로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제1항 단서 제3호에 따른 사전통지 예외 사유에 해당하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민건강보험법 제96조 제5항에서 정하는 자료제공요청서는 반드시 우편, 팩스 등 원격으로 발송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현장을 방문하여 즉석에서 교부하는 것도 가능한데, 피고는 위 방문조사 당시 원고에게 자료제공 요청 근거 및 사유, 대상기간, 제출 자료 등이 기재된 문서들을 교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방문조사 전에 자료제공요청서와 현장출입조사서를 사전 발송하지 아니한 것에 어떠한 흠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방문조사가 피고와 E협회 사이에 협의에 따라 제정된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지침에서 정하는 사전자료제출 요청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이를 생략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지침에 의하더라도 인력확인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전자료제출 요청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앞서 본바와 같이 이 사건 방문조사에는 인력조사 확인도 그 목적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 방문조사가 위 지침에 명시적으로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중복조사금지 원칙 위배 여부
행정조사기본법 제15조 제1항은 제7조에 따라 정기조사 또는 수시조사를 실시한 행정기관의 장은 동일한 사인에 대하여 동일한 조사대상자를 재조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지원은 이 사건 방문조사 전인 2019. 4. 30. 이 사건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기관 의료자원 운영현황에 대한 현지확인을 실시한 사실, 이 사건 방문조사 대상에는 이 사건 요양기관의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인력운영현황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행정조사기본법 제15조가 규정하고 있는 중복조사는 동일한 행정기관이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동일한 조사대상자를 재조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피고는 설립 근거법률, 관장 업무를 달리하는 별개의 행정기관이므로, 설령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미 실시한 현지확인 대상과 이 사건 방문조사의 대상이 일부 중복된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행정조사기본법 제15조에서 금지하는 중복조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본인부담상한제의 관련 법률 개관
구 국민건강보험법(2016. 3. 22. 법률 제140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에서는 요양급여를 받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비용의 일부(이하 ‘본인 일부부담금’이라 한다)를 본인이 부담한다고 규정하여, 가입자가 요양급여로 발생하는 요양급여비용의 일부를 부담케 하면서,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2017. 3. 20. 대통령령 제279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 전 시행령’이라 한다) 제19조에서는 가입자 본인이 부담할 본인일부부담금의 부담률과 부담액을 별표2와 같이 규정하였고(제1항), 다만 위 가입자 본인이 부담한 비용의 연간 총액이 별표 3에 따른 금액을 넘는 경우에는 공단이 그 넘는 금액을 부담하고(제2항), 공단은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제2항에 따라 공단이 부담하여야 하는 금액을 요양기관에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제4항)고 규정하여 가입자 본인이 지출한 본인일 부부담금이 일정한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고 공단이 그 상한액 초과분을 부담하는 이른바, ‘본인부담금 상한제도’를 시행하여 오고 있었다.
이후 개정 전 시행령에서 규정하였던 본인부담금 상한제도에 대하여 법에 그 근거를 두어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6. 3. 22. 법률 제14084호로 개정되어 2017. 3. 23.부터 시행된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이하 ‘개정 법’이라 한다)은 제44조에서는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하, 이 조에서 ‘본인부담상한액’이라 한다)을 초과한 경우에는 공단이 그 초과금액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직접 규정하게 되었으며(제2항), 제2항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액은 가입자의 소득수준 등에 따라 정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제3항), 제2항에 따른 본인일부부담금 총액 산정 방법,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금액의 지급 방법 및 제3항에 따른 가입자의 소득수준 등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액 설정 등에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도록 규정하였다(제4항). 그에 따라 2017. 3. 20. 대통령령 제27943호로 개정되어 2017. 3. 23.부터 시행된 개정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이하 ‘개정 시행령’이라 한다)은 제19조에서 법 제44조 제2항에 따른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은 요양급여를 받는 사람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을 모두 더한 금액으로 하고(제3항), 법 제44조 제2항에 따른 본인부담상한액은 별표 3의 산정방법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말하며(제4항), 법 제44조 제2항에 따라 공단이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요양급여를 받은 사람이 지정하는 예금계좌(「우체국 예금·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체신관서 및 「은행법」에 따른 은행에서 개설된 예금계좌 등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예금계좌를 말한다)로 지급하여야 하고(제5항), 제2항 및 제5항에서 정한 사항 외에 본인일부부담금의 납부방법이나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금액의 지급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제6항)고 새롭게 규정되었다.
종전 시행령 제19조 제2항의 ‘본인이 부담한 비용’ 및 개정 법 제44조 제2항의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의 의미
본인부담금 상한제와 관련하여, 원고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지급받은 요양급여 비용 중 2016년부터 개정법이 시행된 2017. 3. 23.전까지 부분은 개정 전 시행령 제19조가 근거법령이 되고, 그 이후부터 2018년까지는 개정 법 제44조가 근거법률이 된다.
위 각 규정의 ‘본인이 부담한 비용’ 및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은 ‘당해 연도의 본인일부부담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수급자가 요양기관에 실제로 지급한 본인일부부담금의 합산액’으로 해석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가 1년간 지불한 의료비(비급여치료비 제외) 중 본인부담액이 소득분위에 따른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되돌려주는 제도이다. 따라서 본인부담상한제는 제도 운용과정에 수급자가 요양기관에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를 기초로 한다는 점이 전제로 되어 있고, 본인부담상한액은 요양기관이 일정 연도에 수급자로부터 일정액 이상의 본인일부부담금을 수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제한일 뿐, 요양기관의 수급자에 대한 채권액이 일정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을 공단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개정 전 시행령 제19조 제4항에 따르면 피고는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제2항에 따라 공단이 부담하여야 하는 금액을 요양기관에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지급하여야 하고, 개정 시행령 제19조 제5항에 따르면 피고는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금액을 요양급여를 받은 사람이 지정하는 예금계좌로 지급하여야 하므로, 국민건강보험법령이 정한 지급방법은 피고가 수급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사전급여와 사후환급의 방식으로 운영되는바, 사전급여 방식은 ‘요양급여비용 청구방법, 심사청구서·명세서서식 및 작성요령’에 근거하여 같은 요양기관의 1년간 본인일부부담금액이 해당 연도의 본인일부부담금 최고상한액을 넘을 경우 그 초과액을 요양기관이 피고에 직접 청구하는 방법이고, 사후환급 방식은 수급자가 사전급여가 이루어진 다음 해에 구체적으로 산정된 전년도의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여 부담한 본인일부부담금액을 피고에 청구하는 방법이다. 사전급여의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본인부담상한액의 결정이 본인일부부담금을 부담한 당해 연도에는 바로 이루어질 수 없고,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경우는 수급자가 요양기관으로부터 장기간, 계속적으로 요양급여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급자와 요양기관에게 이 제도의 운영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후환급은 수급자가 당해 연도에 납부한 본인일부부담금이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라야만 그 초과부분에 대해 환급을 받을 수 있고, 당해 연도에 발생하였지만 미납된 본인일부부담금 부분은 당해 연도 본인일부부담금 총액에서 제외되며 실제 납입된 연도의 본인일부부담금 총액에 합산된다. 사전급여의 경우에도 수급자가 본인일부부담금 지급 채무를 당해 연도에 요양기관에 모두 변제하지 못하고 그 중 일부를 해를 넘겨 변제하는 경우, 요양기관은 채무발생 시점과 무관하게 실제로 납부된 연도를 기준으로 본인일부부담금을 합산하여 본인부담상한액을 넘는 금액을 공단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사후환급 방식과의 균형상 타당하고, 위와 같이 실제 납부된 연도를 기준으로 본인일부부담금을 산정한다 하더라도 요양기관과 수급자 모두에게 불합리한 경우는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요양기관이 해당 연도의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하여 사전급여 방법으로 피고에 직접 청구할 것인지, 사후환급 방법으로 수급자에게 청구하고 수급자로 하여금 피고에 청구하게 할 것인지는 요양기관의 선택의 문제이다. 만일 수급자가 본인일부부담금을 미납하여 실제 납부한 본인일부부담금 합계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지 않는다면 요양기관은 원칙으로 돌아가 수급자에게 본인일부부담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마땅히 부담해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부담이 요양기관으로 전가된다고 볼 수도 없다.
본인부담상한액을 산정함에 있어 실제 납부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미납금을 포함하거나 채무액의 총액으로 그 기준을 삼는다면, 이를 악용하여 실제로 수급자가 본인일부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음에도 요양기관이 일률적으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진료비를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되므로 보험재정이 악화되는 등 본인부담상한제의 제도 취지가 몰각되고,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본인부담금의 면제 또는 할인행위 등 환자유인, 알선행위를 막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이와 같은 악용 사례가 빈발하자 보건복지부는 2019. 12. 4. 「요양급여비용 청구 방법, 심사청구서 · 명세서서식 및 작성요령」을 개정하여(고시 제2019-268호) 요양병원에 대하여 사전급여 방식을 폐지하고 원칙 규정에 따라 환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만 운영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종전 시행령 제19조 제2항에서는 ‘본인이 부담한’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가 개정 법 제44조 제2항이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으로 개정되었으나, 개정이유에 따르면 개정 법은 요양급여비용 본인부담상한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시행령으로 규정하던 것을 상위 규범인 법률에서 규정하기 위해 개정된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바와 같이 당해 연도에 발생한 본인일부부담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수급자가 요양기관에 실제로 지급한 본인일부부담금의 합산액으로 해석하는 것이 ‘부담하는’의 문언적 의미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환수대상 해당 여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라 함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받기 위하여 허위의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실을 적극적으로 은폐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며(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3975 판결 등 참조),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은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요양병원의 일부 수진자들이 실제 납부한 연간 본인일부부담금의 합계액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해당 연도의 본인일부부담금 최고상한액(2016년 509만 원, 2017년 514만 원, 2018년 523만 원)을 초과하지 않은 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명세서상 발생한 본인부담금(미납금 포함) 기준으로 위 최고상한액을 초과한 금액의 지급을 청구하여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요양병원의 수급자들이 2016~2018년도의 본인일부부담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이 사건 요양병원에 실제로 지급한 본인일부부담금의 연도별 합산액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지 않았음에도 원고는 피고로부터 그 초과금 상당액을 지급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은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하여 그 보험급여나 보험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의 내용 및 취 지 등에 비추어 피고에게 보험급여비용의 징수 범위에 관하여 재량권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5두3999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①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란 관련 법령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이를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를 포함하고, 요양급여비용의 징수는 위와 같이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원상회복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전액을 징수함이 타당한 점, ② 원고의 행위는 본인 부담상한 제도의 취지를 잠탈하여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 비용을 수급한 것으로서 이를 통한 요양기관 운영으로 상당한 부당이득을 누린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고 그 운영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요양급여비용을 엄격하게 통제․관리하여야 할 공익적 필요가 큰 점, ④ 원고가 지급받은 이 사건 요양급여 비용의 규모 및 그 기간 등에 비추어 그 위법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재판장) 목명균 배준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