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하거나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아래 제2항 기재와 같은 판단을 추가 내지 보충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 보충 판단
법인격 부인 주장에 대한 보충 판단(임금 등 청구와 관련하여)
주장의 요지
피고 B은 D, F, I의 1인 또는 과점 주주이거나 실질 대표자이고, 피고 C은 피고 B의 배우자이다. 이러한 D, F, I의 조직과 지배구조 등에 의하면 위 법인들은 실질적으로 법인격이 형해화된 상태에서 피고들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체에 불과하므로, 설령 이 사건에서 원고와 위 법인들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법인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피고들은 연대하여 위 법인들이 원고에게 부담하는 미지급 임금 내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아니하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아니하였는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이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이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제도를 남용하였는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 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0다3178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D, F 등에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피고 B은 제1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자신이 주식회사 E의 실제 운영자인 것은 맞다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은 지배구조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과 위 법인들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다거나, 위 법인들이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는 등 위 법인들이 단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아가 피고들이 위 법인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법인제도를 남용하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증거나 사정도 없다.
따라서 피고들이 D, E, F의 원고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에 대하여도 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당심 추가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당심에서, 피고들이 제1심판결 선고 이후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었고, 한편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송금한 돈이 차용금이 아님을 입증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대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들이 이 사건 임금 등 채무 미지급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들과 원고 사이에 원고 주장과 같은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고, 한편 원고가 피고들에게 송금한 돈이 차용금이라는 사실은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당심 주장들도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규(재판장) 박혜민 허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