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은 종전에 그에 관한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바 있으나, 그 후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고소인 및 참고인들(K, E, I, J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관련 민사사건에서의 준비서면 자료 등 중요한 증거가 위 결정의 확정 이후 새로 발견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에 의해 소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이 위 결정의 확정 이후 다른 중요한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 데에는 사실오인 또는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 소정의 소추요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은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사건에 대하여는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추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란 재정신청 기각결정 당시에 제출된 증거에 새로 발견된 증거를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단순히 재정신청 기각결정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거나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형사재판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12. 28. 선고 2014도17182 판결 참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약 400명을 사용하여 인력공급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부산 남구 D아파트에서 2011. 1. 1.부터 2015. 12. 31.까지 경비원으로 근무한 E의 임금(휴게시간 근로) 12,829,500원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임금내역서 기재와 같이 6명의 임금 합계 41,991,158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하고,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부산 남구 D아파트에서 2011. 1. 1.부터 2015. 12. 31.까지 경비원으로 근로한 E에게 2013. 1. 1.부터 2015. 9. 30.까지 휴게시간을 근로 시간 도중에 주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임금내역서 기재와 같이 6명에게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인정사실
증거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고소인들은 2015. 12. 28.경 '피고인이 고소인들에게 해당 기간 동안 휴게시간을 주지 않았고, 휴게시간 근로에 따른 임금에 대한 금품청산의무를 위반하였다'는 피의사실로 피고인을 고소(이하 '종전 고소사건'이라고 한다)하였다.
위 종전 고소사건에 관하여, 검찰은 2016. 10. 21. 고소인들이 휴게시간 중에도 피고인의 지휘·감독 아래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이후 고소인들이 제기한 항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고소인들은 부산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부산고등법원은 2017. 6. 14. '고소인들이 임금지급 청구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휴게시간 근로 및 그에 대한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은 고의를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으므로,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는 취지로 재정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그 후 고소인들은 2017. 11. 1. 피고인을 위 가)항 기재 피의사실을 포함한 내용으로 다시 고소하였고, 검사는 피고인을 위 가)항 기재 피의사실을 공소사실로 삼아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종전 고소사건은 동일한 사건이고,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후 검사가 새로 제출한 증거들은 기존의 증거들과 종합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라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공소제기는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4항 후문에서 말하는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확정된 후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하여, 위 인정사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검사가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있은 이후 새로 제출한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이어서 이를 유죄의 증거로 보기 어려운 점, ② 고소인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다른 참고인들과의 대질신문 부분 포함) 역시 고소인 E가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이 있기 전에 제출한 고소장의 기재 내용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주식회사 C의 직원인 I,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었던 J의 경찰 진술조서도 대체적으로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행위가 있었음을 부인하는 내용일 뿐 아니라, 검사 주장과 같이 I, J 이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I, J이 피고인의 지시 내지 요청에 따라 이같은 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이를 보고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어,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행위를 인식하고 실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④ K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나 그 밖에 검사가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 제출한 증거들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행위를 인식하고 실행하였다는 사실을 추단할 만한 별다른 내용이 드러나 있지 않은 점, ⑤ 한편 고소인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고소인들에게 휴게시간에도 업무를 할 것을 직접 지시한 사람은 피고인이나 주식회사 C의 직원이 아니라,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고용한 아파트 관리소장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주식회사 C이 민사적으로 피용자인 고소인들에게 민사적으로 휴게시간 미부여에 따른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그 직원 등을 통해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⑥ 고소인 E가 다른 고소인들을 대표하여 주식회사 C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등 청구소송(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6고단16919호)에서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을 대표하여 주식회사 C의 고소인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 및 범위를 적극적으로 다투었는바, 비록 주식회사 C이 위 소송에서 대부분 패소하였으나, 그 판결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는 고소인들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 및 범위에 관하여 다탁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위 민사소송의 항소심에서는 주식회사 C의 일부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도 하였다),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이 사건 재정신청 기각결정 이후 제출한 증거들을 종전 고소사건에서 제출한 증거에 추가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확신을 충분히 가지게 될 정 도가 된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준(재판장) 이명선 정승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