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하수급인 D에게 2017. 6. 기성금 20,000,000원, 2017. 7. 기성금 3,294,500원을 그 지급기일인 2017. 8. 20.까지 지급하지 않았고, 위 D는 이로 인해 피고용인 2명의 임금 합계 6,826,25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못하였다.
한편 D가 2017. 6. 20.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선박수리 중 화재사고를 일으킨 바 있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화재사고에 따른 수리비용을 2017. 8. 31. 수리업자에게 지급하였고, 2018. 5. 4.에 이르러서야 D에게 이 사건 화재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채권을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는바, 위 2017. 8. 20.경에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C 주식회사는 E의 수리공사를 그 선주로부터 도급받아 그 중 일부 공사를 D에게 하도급하였는데, D가 2017. 6. 20. 10:00경 F 조선소에 계류 중이던 위 선박의 모터실에서 용접기를 사용하여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주변의 물질에 착화하여 화재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작동기계류, 선박 기계실의 벽면과 바닥 등이 소실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점, ② C 주식회사는 그 무렵부터 2017. 8. 31.까지 107,900,000원 상당의 수리비를 들여 위 피해를 원상복구한 다음 2017. 9. 20. D를 상대로 위 원상복구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부산지방법원 2017가단329425호), 위 소송 진행 중 D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D의 위 회사에 대한 수리대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점, ③ 부산지방법원은 2018. 12. 6. 'D는 위 회사에게 원상회복비용 107,900,000원에서 미지급 수리대금의 원리금 25,670,283원을 공제한 82,229,71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의 과실로 위 선박에 화재가 발생하여 C 주식회사에게 원상복구비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이상 피고인이 D에게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인 2017. 8. 20.까지 도급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위 사정들에다가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그로 인한 현실적인 원상회복비용의 지출이 언제 발생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위법행위 시에 성립하므로 D는 이 사건 화재발생일인 2017. 6. 20. C 주식회사에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점, ② 상계에는 소급효가 있어 상계의 의사표시가 이루어진 경우 각 채무는 상계할 수 있는 때에 소급하여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는 점(민법 제493조 제2항), ③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원상복구비가 C 주식회사의 D에 대한 2017. 8. 20.까지의 도급 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상황에서 도급인 측 피고인으로서는 위 2017. 8. 20.에 D에게 지급할 도급 금액을 향후 상계할 예정으로 보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례적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바, 피고인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금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점에 관한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준(재판장) 이명선 정승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