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2. 7. 선고 2019노295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7. 12. 31. 이 사건 사업장에서 기존에 적용되는 상여금 연 300%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 동의를 받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강서구 B 소재 ㈜C의 대표자로서 상시 4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금속가공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12. 31. 위 사업장에서 기존에 적용되는 상여금 연 300%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 동의서를 받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가 2017. 12. 15.경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전체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받기로 결의하였고, 이에 사용자 측이 2017. 12. 31. 이 사건 회사 내 탈의장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설명을 하고 근로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근로자 전체로부터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를 받았는데, 근로자들로부터 위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을 이해하고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위 취업규칙 변경에 반대하는 근로자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전체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30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판시한 위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2017. 12. 15.자 노사협의회에 근로자 대표위원으로 참석하였던 D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당시 노사협의회에서는 취업규칙을 변경하기 위해 전체 사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동의를 얻기로 하였습니다.", "2017. 12. 31. 회사 내 탈의장(남자휴게실)에서 근로자들을 상대로 상여금 규정의 변경에 대한 설명회가 개최되었고, 당시 증인도 참석했으며,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 위원인) L이 취업규칙 변경에 대해 설명한 후 질의응답시간을 가졌습니다.", "L이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근로자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진 후 그 자리를 떠나 밖으로 나갔고,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 여부 확인은 M 계장의 안내로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했으며, 당시 근로자들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에 대해서 서로 의논하고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서는 (설명회 자리에서) 전원이 같이 단체로 작성한 것이고, 근로자 개개인과의 임금 협상 합의서가 개별 면담 후 개별적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증거기록 제87쪽의) 근로자위원 D 확인서는 근로감독관이 위 (전체) 동의서와 (개별)합의서를 확실하게 (구분해서) 설명도 안 해준 상태에서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내용에서명을 하라고 해서 서명만 한 것입니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다(원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D의 진술기재).

2)

이 사건 회사 근로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명의 근로자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 시 회사에서 "설명회 등 변경내용을 알리고 전체 근로자들끼리 의 논하여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응답하고, 17명의 근로자는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시 회사에서 "설명회 등 변경내용을 알리고 개별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각 응답하였으나, 위 1)항의 증인 D의 증언에 비추어 볼 때 위 17명의 근로자가 "개별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응답한 것은 2012. 12. 31.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설명회에서 작성된 전체 근로자들 명의의 동의서 연명부(증거기록 제40, 41쪽)와 같은 날 사용자와의 개별 면담에 따라 근로자들이 각기 작성한 '취업규칙 변경 및 근로조정에 대한 합의서(증거기록 제57 내지 65쪽)'를 혼동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준(재판장) 이명선 정승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