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12. 7. 선고 2020고정78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부산 부산진구 B 소재 노인요양시설 C의 원장으로 상시 6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인사, 노무 등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5. 3.자로 D노동조합 E지부 C분회 결성을 통보받자, 2019. 5. 8.경 위 C 직원회의실에 요양보호사 F, G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 10여명을 소집한 후 “이제는 노조까지 가입해서 한번 뒤집어, 자 죽읍시다 같이. 같이 공멸합시다”, “이제 노조까지 끌어들어 한번 해 봅시다 이거 아니에요”, “지금 부부싸움 하는데 제3자를 끌어들입니까? 같이 공멸하자고? 저도 학생운동했고, 우리 삼촌들 다 H에 전부 다 위원회까지 했던 사람들이에요. 내 따라다니면서 그 운동하는 거 다 봤어요. 그 사람들 어떻게 됐어요 지금? 폐인 돼가지고. 우리 삼촌 한명은 아직도 폐인이에요. 같이 죽자면 같이 죽어요. 그 사람들은 상관없어요. 선생님들한테 회비 받아가지고 시끄럽게 만들어가지고 없어지면 선생님들 뭐 다른데 다 갈수 있을 것 같아요? 천만에 내가 막지. 원장들도 지금 이제는 안 받아준다고 선언할꺼에요, 아마”, “왜 제3자를 끌어들여요? 내가 이 자리에서 만약 그만두고 나가면 나 이 C 없앨 거에요. 분명히 문닫게 만들 거에요. 그럴 수 있어요. 쌤들 같이 공멸합시다.”, “같이 공멸하자 하면 같이 공멸할거고, 같이 상생하자 하면 상생할거고. 협박이 아니라 어떻게 자기한테 조금 유리하자고 다른 선생님들 다 불이익을 받게 만들어요? 결국 부부싸움하는데 시누이가 개입하면 어떻게 됩니까? 깨지는 거에요”, “우리끼리 해결하지 못하고 옆에서 누가 들어오고 제3자가 개입하면 같이 공멸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수없이 봐 왔습니다. 그걸 우리 삼촌들이 다 노조위원장이라서 다 회사 말아먹고 나가는 거 내가 다 봤으니까.”라는 등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할 경우 C을 폐지할 수 있고 다른 시설에 재취업도 못하게 할 수 있다 등의 취지로 발언하여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하였다.

2.

판단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C의 근로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위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한 사실, 그 내용이 C의 근로자들이 상급단체의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을 비난하는 것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인의 위 행위는 의견의 표명이므로 그것이 범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위에서 본 법리에 따라, 위 행위 당시 피고인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음도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에 관하여 보건대, 녹취서의 기재 등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당시 피고인이 C의 근로자들에게 이야기한 것의 주된 내용은 근로자들이 기본적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위 공소사실과 같은 말은 피고인이 한 이야기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점, ②위 공소사실과 같은 말은 피고인이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자신이 근로자들의 요구를 받아주어 왔음에도 근로자들이 제3자를 끌어들이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고, 그 주된 내용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활동의 위험성, 제3자가 개입되었을 때의 위험성에 대한 피고인의 생각을 표현한 것인 점, ③피고인이 한 말 중에 ‘선생님들한테 회비 받아가지고 시끄럽게 만들어가지고 없어지면 선생님들 뭐 다른데 다 갈수 있을 것 같아요? 천만에 내가 막지. 원장들도 지금 이제는 안 받아준다고 선언할꺼에요, 아마, 왜 제3자를 끌어들여요? 내가 이 자리에서 만약 그만두고 나가면 나 이 C 없앨 거에요. 분명히 문 닫게 만들 거에요. 그럴 수 있어요.’라는 부분은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을 하면, 피고인이 C을 폐지할 수 있고 근로자들의 재취업도 막을 수 있다는 위협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피고인이 그와 같이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고, 피고인이 C의 존폐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개입되었을 때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을 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④피고인이 위 말과 같은 불이익을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가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이성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