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판결에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고쳐쓰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제1심판결 이유 중 제3의 가항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3. 피고1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장해보상책임 발생 여부에 대한 판단
구 선원법(2011. 8. 4. 법률 제110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선원법은 선박소유자가 선원에 대한 각 재해보상의무자임을 명시하고 있다(구 선원법 제85 내지 93조, 선원법 제94 내지 102조). 나아가 선박소유자에 대하여, 구 선원법 제2조 제3항은 ‘선주․선박차용인․선박관리인․용선인 등의 명칭에 불구하고 선원을 고용하고 그 선원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자에게 이 법 중 선박소유자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선원법 제2조 제2호는 ‘선박소유자’를 ‘선주, 선주로부터 선박의 운항에 대한 책임을 위탁받고 이 법에 따른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인수하기로 동의한 선박관리업자, 대리인, 선체용선자 등’이라 정의하고 있다.
선원법 제112조 제3항은 ‘선원관리사업을 운영하는 자(선원관리사업자)는 선박 소유자의 인력관리업무 담당자로서 수탁한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며, 수탁한 업무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 관하여는 이 법을 적용할 때 선박소유자로 본다’라고 규정(구 선원법 제103조 제2항도 위와 같은 취지의 규정을 하고 있다)하고 있으나, 이 위임입법에 근거한 선원법시행령 제38조 제1항은 그 업무의 범위를 선원근로계약서의 작성 및 신고, 선원 명부의 작성·비치 및 공인신청, 승선·하선의 공인 신청, 승무경력증명서 발급, 임금대장의 비치와 임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항의 기재, 건강진단에 관한 사항, 구인등록, 교육훈련에 필요한 경비의 부담, 수수료 납부, 선원급여명세서 제공의 단순 업무에 한정하고 있을 뿐이다[구 선원법시행령(2012. 2. 3. 대통령령 제236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은, 위 현행 선원법시행령상 규정된 업무 중 선원근로계약서의 작성 및 신고, 임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항의 기재, 선원급여명세서 제공 외의 업무를 선원관리사업자의 업무로 정하고 있다].
위 각 법령의 규정에 비추어, 선원관리사업자에게 선원의 재해보상에 관하여 선박소유자의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선원관리업자가 선박을 지배하고 있다거나, 선원을 고용하고 그 선원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거나 또는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업무명령을 하는 등으로 선박의 선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실질적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7, 23호증, 을 제2, 18, 19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K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선원관리사업자인 피고1 회사가 선원을 고용하고 그 선원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자이거나, 선주, 선주로부터 선박의 운항에 대한 책임을 위탁받고 선원법에 따른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인수하기로 동의한 선박관리업자, 대리인, 선체용선자 등으로서 선원법상 재해보상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는 선박소유자와 동일한 지위에 있는 자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다51696 판결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1 회사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1 회사는 ‘관리자’의 지위에서 ‘선주’의 지위에 있는 피고2, 3, 4 회사와 사이에 각 선박관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각 계약 제3조는, 관리자가 선주를 대리하는 대리인으로서 선원의 인사 관련 업무, 선원재해보상에 관한 업무 등 선원관리업무를 포함한 선박관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각 계약의 제6조는 선주로 하여금 관리자에게 선박관리수수료, 선원관리비용 등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계약에 따르면, 위 선원관리업무에는 선원의 선발, 배선, 교육/훈련 및 지휘/감독 등 인사 관련 일체의 업무, 선원급여, 상여금, 퇴직금, 제수당 등 관련 업무, 선원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및 선원재해보상에 관한 업무, 선원과의 근로계약 체결 등이 포함된다. 또 선주가 관리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선박관리수수료와 선원관리비용에는 선원급여, 제수당, 상여금, 퇴직금 등 선원업무와 관련한 일체의 비용, 선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국민연금 등이 포함된다.
피고1 회사와 피고4 회사 사이의 선박관리계약에 따라 피고1 회사는 피고4 회사를 대리하여 원고와 사이에 선원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선원고용계약은, 선주는 해외취업선원재해보상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병, 장애 보상 등을 선원에게 제공하고, 국민연금법, 국민건강보험법, 고용보험법에 따른 부담금은 선주와 선원이 지불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제6조 제1, 2항).
피고1 회사가 원고에게 급여를 이체하고,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납부하기도 하였으나, 피고 1 회사는 위 각 선박관리계약에 따라 피고2, 3, 4 회사로부터 원고에 대한 급여를 지급받아 원고에게 급여 등을 이체하고, 선원관리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1 회사는 원고에게 재고용 격려금, 퇴직금을 지급하고, 원고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납부하기도 하였으나, 재고용격려금은 차기 선박 승선시에 지급되고, 퇴직금은 하선시마다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위 각 선박관리계약, 선원고용계약에 따라 피고 2, 3, 4가 이행할 채무를 피고1 회사가 대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제1심판결 이유 중 제4항을 아래와 같이 고쳐 쓴다.
『4. 피고2, 3, 4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장해보상책임 발생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가 피고4 회사 소유 선박에서의 근무를 종료한 이후 장해등급 제9급에 해당하는 이 사건 청력장해 판정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1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피고2, 3, 4 소유 각 선박 또는 그와 유사한 선박의 기관실에서 약 70~100dB의 소음이 발생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5, 14, 24호증, 을 제8 내지 11, 15, 16, 21,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당심 증인 K의 증언, 제1심법원의 J병원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청력장해와 원고의 피고 2, 3, 4 회사 소유 각 선박에서의 근무기간 중 기관실에서 발생한 소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2018. 5. 3. I대학교에서 청력 검사를 받을 당시 의무기록에는 원고의 진술로 “5년 전 양쪽 청력저하, 우측 보청기 4년전, 청력재활 및 장애진단 위해 내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 스스로 2010년경 이미 이명현상이 발생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원고에 대한 정기 건강검진에서 작성된 2014. 5. 9.자 및 2016. 5. 3.자 각 진료소견서에도 “양쪽 청력이상 의심, 청력(좌우 모두 난청)”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원고가 피고2, 3, 4 회사 소유 각 선박에 승선하기 전 이미 청력 이상 현상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고에 대한 신체감정결과에 따르면, 원고의 난청은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이 혼재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다만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이 원고의 난청에 기여하는 비율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순음청력검사상 소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형태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원고의 경우 소음력이 인정된다면 소음이 난청의 진행을 촉발하였을 가능성도 있으나 아래 ③, ④항에서 보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2, 3, 4 회사에서의 승선을 통해 원고의 난청 진행이 촉발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100dB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노인성 난청의 유무와 관계없이 장해에 해당하는 난청이 유발될 가능성은 있다 할 것인데, 다른 원인이 없는 경우 원고 수준의 난청에 이르기 위해서는 100dB의 소음에 하루 8시간씩 10년가량 노출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가 2015. 7. 9.부터 2018. 4. 13.까지 사이에 피고2, 3, 4 회사 소유 각 선박에서 근무한 기간은 약 2년 4개월이고, 위 각 선박에서 발생한 소음의 정도가 불분명하다. 설령 피고2, 3, 4 회사 소유 각 선박의 기관실에서 100dB 전후의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피고2, 3, 4 회사 소유 각 선박에는 기관 무인화설비(UMA)가 각 설치되어 있어 기관실에서의 당직 근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가사 원고가 데이워크(daywork, 매일 근무시간 중 기관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업무) 수행시 소음 확인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데이워크에는 소음 확인 업무 외에도 다양한 업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소음 확인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은 데이워크 시간 중 일부 시간에 한할 것으로 보이며, 원고가 소음 확인 이외의 외의 다른 업무를 수행할 때는 기관실에 비치된 귀마개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위 보호장구를 착용하였을 경우 실제 전달되는 소음은 대략 65~80dB 정도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에 대한 ‘소음 작업’을 ‘1일 8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85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으로 정의하면서 위 소음의 정도를 근로자의 머리를 기준으로 60㎝내에서 측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직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소음이 위 기준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으나 일응의 기준은 될 수 있다 할 것인데,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2, 3, 4 회사 각 선박의 기관실에서 100dB 전후의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다른 요인들 및 원고의 근무 형태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소음의 정도가 위 기준에 미치지 아니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2, 3, 4 회사에 대한 장해보상금 지급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 발생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2, 3, 4 회사가 원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소음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선원들과 함께 근무하도록 하여 원고의 업무 수행 환경을 악화시킴으로서 사용자로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 제7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의하면 피고2, 3, 4 회사 소유 각 선박의 기관실 출입문에는 출입을 제한하고 출입시 귀마개 등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고, 각 기관실 내에는 귀마개 등의 보호장비가 비치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선박의 기관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 발생이 불가피한 공간이라는 점, 위 각 선박에 기관 무인화 설비(UMA)가 설치되어 기관장 등의 당직 업무 수행이 불필요했던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2014년 및 2016년 정기 건강검진에서 양쪽 청력이상(난청)의 진단을 받기는 하였으나 선박에 승선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2, 3, 4 회사가 위의 각 조치 외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이를 보호조치 및 안전배려의무 위반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피고2, 3, 4 회사가 원고를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선원들과 함께 근무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사용자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 및 안전배려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2, 3, 4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상현(재판장) 이은명 오영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