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6. 15.부터 2022. 9. 21.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1호증, 제2호증(형사판결문)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09. 6. 1.부터 2018. 5. 31.까지 부산 동래구 C에 있는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인 원고의 퇴직금 8,268,448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퇴직금 8,268,44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상시 근무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지휘‧감독을 받지도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소멸시효완성 부분
피고 주장 요지
원고는 2009. 6. 1.부터 2015. 12. 3.까지 계속 근무한 후 결근하다가 2015. 12. 19. 하루만 출근하고 퇴사한 다음 2016. 1. 11. 다시 출근하여 피고와 근로관계를 맺었던바, 원고는 2015. 12. 3. 중간퇴직 하였다고 볼 것이어서 원고의 퇴직금 중 2009. 6.1.부터 2015. 12. 3.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부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되었다.
판단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 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 또는 반복된 계약 기간을 합산하여 계속근로 여부와 계속근로 연수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 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다만, 중간퇴직이 유효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중간퇴직으로 인한 퇴직금청구권과 그 후 재입사 일부터 최종퇴직시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은 당사자만 동일할 뿐 계속근로의 기간과 퇴직의 시점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별개의 퇴직금청구권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이에 대한 소멸시효는 그 각 청구권별로 진행된다(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17754 판결).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5. 12. 23. 피고에게 당분간 집안 사정으로 출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고용된 2009. 6. 1.부터 퇴사한 2018. 5. 31.까지 중간퇴직 없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계속근로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은 2018. 5. 31. 퇴직에 따라 발생한다. 원고가 위 퇴직일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인 2019. 8. 30.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다. 원고가 2015. 12. 3. 중간퇴직 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2015. 12. 3. 무렵 피고에게 퇴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또한 위 2015. 12. 23. 자 원고의 문자메시지 내용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종국적인 퇴직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위 문자메시지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출근을 독려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하였다.
피고의 근무내역서(을 제1호증)에는 원고가 2015. 12. 5. 결혼 및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2015. 12. 19. 출근하였다가 2015. 12. 20.부터 2016. 1. 10.까지 결근한 다음 2016. 1. 11. 출근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결혼 및 신혼여행 등을 제외한 원고의 공백기간은 약 22일이다.
위 공백 기간 전후로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한 노무의 내용, 급여, 근무 장소 등의 근로조건이 변경되었다고 볼 만한 근거도 찾기 어렵다.
미지급 퇴직금 수액에 관한 합의 부분
살피건대,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8. 12. 21.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입사하여 근로하던 중 2018. 5. 31.까지 근로하다 퇴사하였음에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진정서를 제기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와 4,200,000원에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하였고, 2019. 1. 15. 1,400,000원, 2019. 2. 15. 1,400,000원, 2019. 3. 15. 1,40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므로 동 진정에 대한 종결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진정사건 종결요청서를 작성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위 진정사건 종결요청서에 이 사건 합의금 4,200,000원이 2018. 5. 31. 자 퇴직에 따른 퇴직금 명목임을 명시하였던 점, 원고는 재진정 및 재고소 여부와 달리 이 사건 합의 부분에 관하여는 조건 내지 그 실효 사유 등을 부가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로써 원고와 피고는 원고의 계속근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4,200,000원으로 정하는데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이 사건 합의는 이미 위 퇴직금채무가 이행지체에 빠진 2018. 12. 21. 이루어졌으므로 앞서 본 형사판결문(갑 제2호증)의 결론에 저촉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합의의 내용과 그 경위까지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로써 위 퇴직금채무의 지체책임까지 면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4,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지난 다음날인 2018. 6.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9. 21.까지는 상법상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상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피고가 원고 명의 계좌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고자 하였음에도 원고가 자신 명의의 계좌로 입금이 되지 않도록 하였는바, 원고의 위 행위는 채권자지체에 해당하여 원고는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서 퇴직금 지급계좌 등의 퇴직금 지급방법을 정해 두지 않았던 점, 원고의 2019. 1. 15. 자 1,400,000원 이체가 오류 처리된 구체적인 원인을 알 수 없는 점, 피고의 이체금액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에게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 제공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우종(재판장) 강태규 이순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