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 기재와 같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 업무대행 계약(이하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의 각 지점에서, 원고 A, C는 추심팀 직원으로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맡아 이를 처리하는 업무를, 피고 B은 영업팀 직원으로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을 수임하는 영업업무를 각 담당하였다. 원고들의 근무기간 및 퇴직일 등은 각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호증, 을 제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계약의 명목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아가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급여가 피고가 퇴직 처리를 늦게 해주었기 때문에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 1년간 지급받은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청구취지 기재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 A, C는 신용정보법 제27조 제2항 제2호에 정한 위임직 채권추심인(채권추심회사가 위임 또는 그에 준하는 방법으로 채권추심업무를 하도록 한 자)으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임의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원고 B은 채권 수임업무를 담당하는 영업팀 직원으로 근무내용이나 근무 시간 등에 관계없이 채권의 수임 실적으로 영업수수료를 지급받으며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액수는 원고들의 퇴직 전 3개월을 기준으로 한 평균임금을 전제로 계산되어야 한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 A, C는 추심팀 직원으로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맡아 이를 처리하는 업무를, 피고 B은 영업팀 직원으로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을 수임하는 영업업무를 각 수행하였는데, 위 법리에 따르면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각 업무형태별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원고들이 부담한다.
갑 제9 내지 38호증, 갑 제42 내지 45호증, 을 제2, 3, 9 내지 19호증, 을 제22,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E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근무기간 동안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각 계약의 계약서상 명칭은 ‘위임 업무대행 계약’이다. 이 사건 각 계약서 제2조 제2항은 원고들의 신분에 관하여 ‘본 위임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련 법령이 정하는 근로계약 관계에 있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에게는 근로기준법이나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인들의 겸직을 제한하지 않았고, 실제로 겸직한 채권추심인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채권추심인들이 자유롭게 겸직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근무시간을 일률적으로 규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를 사용하여 피고의 전산망인 ‘F’에 수임한 채권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도록 하고, ‘F’ 입력 활동에 관하여 실적을 비교하는 자료를 만들고, 추심팀 직원들이 ‘F’에 불성실하게 입력할 경우 시말서를 징구하겠다고 지시사항을 전달하기는 한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피고가 위 ‘F’ 입력활동에 관한 실적자료를 만들고, 불성실하게 입력한 직원에 대한 시말서 징구 등을 경고한 시기가 2006년 내지 2007년경으로 원고 A, B이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인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기간 중 그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위임의 경우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 현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는 점(민법 제683조)을 고려하면, 피고가 수임인인 원고들 외에는 추심진행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위 민법 규정에 따라 위임 사무의 진행 상황을 최소한으로나마 파악하기 위해 원고들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현황을 보고하도록 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보건대, 신용정보법 제20조 제2항이 채권추심회사는 의뢰인의 주소와 성명 또는 정보제공 등에 관한 정보를 보존하도록 되어 있고,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제2호증)에는 위 법률 규정 등에 근거하여 채권추심회사는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로그인이 필요한 시스템에서만 볼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채권추심업 종사자에 대해서는 본인 담당 채권에 대해서만 관련 정보를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신용조사업무 과정에서 피고의 컴퓨터를 사용하여 내부전산망인 ‘F’에 접속해 관련 자료를 입력하도록 한 것은 피고가 신용정보법 등 관계 법령상의 제한을 준수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원고들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채권추심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F’에 접속하여 기록할 것을 요구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위 ‘F’을 통해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 감독 등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증인 E의 증언에 따르면 피고 측에서 2003년부터 약 5년 정도 팀장에게 출근하면 보고하게 하는 등으로 출근 여부를 확인하려고 하는 등 일시적으로 출근 시간을 관리하려고 시도한 사실은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이후로 원고들이 퇴직할 무렵까지 지속적으로 출퇴근 관리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나 사정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고,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에 따라 원고들이 지급받는 급여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피고의 워크샵 교육 자료에서는 주의사항으로 출퇴근 확인 및 외출 보고 요청 금지, 불필요한 보고서 및 확인서 작성 요청 금지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에 대한 행해질 수 있는 지휘․감독을 하지 못하도록 나름의 조치를 취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들은, 피고가 채권을 채권추심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임의로 재배정함으로써 원고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하나, 미활동 채권에 대한 추심담당자 변경에 관한 공문(갑 제18호증)은 그 작성일자가 2008. 9. 22.이고, 피고가 2008년 이후에도 퇴직할 무렵까지 지속적으로 미활동 채권 추심담당자를 임의로 변경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위임관계에서도 수임인인 채권추심원들이 추심활동을 제대로 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원활한 채권추심을 위하여 추심인을 변경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므로, 설령 피고가 미활동 채권 추심담당자를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가 채권추심인들을 상대로 업무와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고, 피고가 2009년경 매분기 3개월간 평균 수수료 실적을 기준으로 실적부진자를 선정하여 1회 주의, 2회 경고, 3회 계약 해지 등의 상벌을 부과하였으며, 피고의 부산지사에서도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비교하는 자료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교육은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가 위임관계라 하더라도 위임사무 처리를 위한 정보 전달 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실적에 따른 상벌 부과에 관한 자료는 2009년경 작성된 자료이며, 그 이후로도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조치를 계속 취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또한 실적에 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적에 따라 수수료 지급을 달리하거나 회수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추심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과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것이 위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피고가 회수실적을 집계․제출한 것은 채권추심인 등에게 지급할 수수료 액수가 정확한지를 정산․확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에 해당하고, 일반 회사의 매출확인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위에서 인정된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근로자들과 달리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는데, 이러한 수수료는 오로지 추심결과물인 추심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실적에 따라 원고들은 15배 이상 차이나는 급여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은 급격한 급여의 차이는 통상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 및 감독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들이 대부분 그 작성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것이거나(갑 제9, 34호증의 각 사진은 촬영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 2010년 또는 그 이전의 자료이거나(갑 제10 내지 19, 24, 25, 27 내지 31, 33, 35 내지 37호증은 2010년 또는 그 이전에 작성된 자료들이다) 원고들이 근무한 적이 없는 대전지사 등 다른 지사에 관한 자료(갑 제20, 24 내지 26호증은 모두 피고의 대전지사에 관한 자료들이다)들이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와 감독을 받으며 근로자로서 근무하였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원고들이 피고가 2010년 이전에 원고들의 근무시간, 장소, 업무수당에 대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관한 증거들을 제출하였으나, 그 이후 기간에 관한 자료는 제출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의 근무기간, 퇴직일자 등을 고려하면, 위 증거들만으로 원고들에게 근무기간 동안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병준(재판장) 목명균 이순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