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 27. 선고 2020노366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8. 7.경 성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의 점 및 각 신체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성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의 각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거나 있더라도 그 발언의 경위가 과장되어 조사된 것이므로 설사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같은 발언이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신체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의 경우 피고인이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 가볍게 벌을 세우고 경미하게 체벌을 가한 사실은 있으나, 그와 같은 체벌이 이루어진 경위, 피고인이 가한 물리력의 정도, 피고인이 가한 체벌행위의 횟수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행위에 해당하여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성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죄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1>

피고인은 부산 B에 있는 공립학교인 C중학교에서 3학년 4반 담임이자 사회과목 교사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가)

피고인은 2018. 3. 5. 09:00경 위 학교 복도에서 피해자 D(여, 15세)이 화장을 한 것을 보고 피해자에게 “너 화장 왜 하냐. 술집여자냐.”라고 말하였다

나)

피고인은 2018. 4. 하순경 위 학교 3학년 6반 교실에서 수업 중 피해자 E(여, 14세) 등 위 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에스라인 몸매가 좋은데 너네는 에스라인 몸매가 아니다. 에스라인은 가슴이 크고 엉덩이가 나온 몸매를 말하는데 너네는 배가 나오고 엉덩이가 나와서 에스라인이다.”라고 말하였다.

다)

피고인은 2018. 7.경 위 학교 3학년 4반 교실에서 수업 중 피해자 D(여, 15세) 등 위 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모노는 한겹 밖에 없어서 끈만 풀면 되는데 그 이유를 알제.”라고 말하였다.

라)

피고인은 2018. 8. 하순경 위 학교 3학년 6반 교실에서 수업 중 피해자 E(여, 14세) 등 위 반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네가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올라갈 때속옷이 보인다. 그런 거 보면서 남학생들이 침 질질 흘린다. 그런데 나도 남자다.”라고 말하였다.

마)

피고인은 2018. 8. 하순 오후경 이전 수업시간에 졸고 있는 피해자 E(여, 14세)을 교무실로 부른 뒤, 피해자에게 “너는 화장 안해도 되는데 왜 화장을 해서너 이미지를 망치느냐. 남자들한테 시선 받고 싶냐. 수업시간에 졸면 미래에 남자들한테 술 따라주는 일 밖에 못한다. 넌 몸매가 좋아서 그런 직업 가지면 잘 될거다.”라고 말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총 5회에 걸쳐 아동인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관련 법리

아동복지법의 입법목적과 기본이념,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와 ‘성적 학대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의 개정 경과 등을 종합하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성적 학대행위’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행위로서 아동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성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를 의미하고, 이는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행위’와는 별개의 행위로서, 성폭행의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 성적 행위도 그것이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면 이에 포함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7도3448 판결,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1도5328 판결 등 참조).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와 같은 언행은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해 아동들이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뚜렷한 동기나 이유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피해 아동들의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

나)

피해 아동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피해 아동들을 비롯하여 해당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각 설문조사지에서도 이 사건 각 범죄사실과 동일·유사한 맥 락으로(‘여학생 치마가 짧으면 뒤에서 남학생들이 침을 질질 흘린다’, ‘화장하면 술집여자 같다’, ‘기모노는 끈만 풀면 되는데 왜 그런지는 알지’, 그 밖에 여성의 몸매에 관한 언급, 학생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루어진 체벌 등) 피고인이 행한 평소의 부적절한 언행과 태도가 다수 확인되는 점 역시 피해 아동들의 진술에 신빙성을 더 높게 한다.

다)

교사로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피고인이 행한 성적인 발언들은 언어적 성희롱으로서 아직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운 중학생인 피해 아동들에게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내용이고, 이러한 성적 발언에 대하여 실제 피해 학생들은 수치심과 불쾌감(기분이 더러웠다)을 표현하고 있다.

4)

당심의 판단

가)

위 공소사실 가), 나), 라), 마)항의 경우

(1)

우선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말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증인 D, E은 당심에서 피고인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그와 같은 각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될 뿐만 아니라 그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자료도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2)

다음으로 피고인이 그와 같은 말을 한 것이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의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증인 D, E은 당심에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언행으로 인하여 굴욕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교사인 피고인이 한 말은 일반적인 중학교 여학생이 성적 굴욕감을 느낄만한 것으로 보이므로, 설사 피고인이 피해자 등에 대한 훈계 등의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는 위에서 살펴 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해자들은 중학교 3학년의 여학생들로서 아직 성적 가치관의 형성이 온전히 이루어지기 이전의 아동인 점,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유사한 언행을 자주 하여 온 정황이 나타나는 점, 따라서 이와 같은 언행이 반복되는 경우 아동들이 건전한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나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피해자들에게 한 것은 성희롱으로서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고 아동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의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위 공소사실 다)항의 경우

(1)

살피건대, 증인 D은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피고인이 2018년 여름 경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왔으나, 당심에서는 ‘피고인이 기모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신이 직접 들었는지 다른 학생들에게 들었는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취지의 말을 수업시간에 하였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녹취서 6~7쪽).

(2)

위와 같이 증인 D의 진술이 당심에서 다소 변경된 점, 증인 D과 같이 3학년 4반이었던 학생들이 피고인이 수업시간에 그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있는 점, 2018학년도 사회과 연간 수업계획표에 비추어 피고인이 일본 문화에 관하여 다룰 것이 예정된 시기가 D이 수사기관에서부터 피고인이 그와 같은 말을 한 시기로 특정하고 있는 7월보다 상당히 이전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기록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3학년 4반의 수업시간에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말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나아가 가사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진행한 한국문화와 일본문화를 비교하는 과정 중 어떠한 맥락에서 그와 같은 진술이 이루어진 것인지가 기록상 분명하게 나타나지 아니하므로, 중학교의 교사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중학교 3학년 학생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4)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성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아동복지법상의 성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신체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죄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

가)

피고인은 2018. 4. 중순경 위 학교 1학년 6반 교실에서 피해자 F(여, 13세) 등 3명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음에도 교실 뒤쪽에 서 있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에게 “이 새끼들아, 싸가지 없는 것들이 수행평가 10점 감점시킨다.”라고 욕설을 하며 약 3분간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나)

피고인은 2018. 8. 중순 08:40경 위 학교 3학년 4반 교실에서 피해자 G(14세)이 교실 앞문으로 들어오고 뒷문으로 다시 들어오라는 지시에 말대꾸를 하였다는 이유로 손으로 피해자의 뺨을 1회 때렸다.

다)

피고인은 2018. 8. 하순 아침경 피해자 H(여, 14세)이 지각을 해서 교무 실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그게 교복이가, 다음 주에도 입으면 찢어버리겠다.”라고 말하며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때렸다.

이로써 피고인은 총 3회에 걸쳐 아동인 피해자들에게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관련 법리

아동복지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입법 목적을 밝히면서, 제2조 제3항에서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기본이념을 밝히고 있다. 한편, 제3조 제7호에서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7조 제3호에서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같은 조 제5호에서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각각 금지하고 있다. 위와 같은 신체적 학대행위 또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자는 제71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그리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10조 제2항은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 등 직무상 아동학대를 신고할 의무가 있는 자가 자신이 보호하는 아동에 대하여 위와 같은 학대행위를 한 경우에는 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 아동복지법(2014. 1. 28. 법률 제12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 제3호는 처벌대상인 신체적 학대행위를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라고 규정하였다. 구 아동복지법하에서 대법원은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는 아동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초래하는 ‘상해’의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에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았는데(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6781 판결 참조), 개정된 현행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에는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 외에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가 구성요건에 추가되었다. 아동복지법상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라나도록 복지를 보장하기 위한 아동복지법의 목적에 비추어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에 이른 동기와 경위, 행위의 정도와 태양, 아동의 반응 등 구체적인 행위 전후의 사정과 더불어 아동의 연령 및 건강 상태, 행위자의 평소 성향이나 유사 행위의 반복성 여부 및 기간까지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 6. 선고 2017도12742 판결 참조).

또한, 아동복지법의 입법 목적, 기본이념 및 관련 조항들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참조),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아동의 상 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참조).

나아가, 아동복지법상의 신체적 학대행위 또는 정서적 학대행위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아동복지법에서 위와 같은 각 학대행위를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방임행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제17조 제3, 5, 6호, 제71조 제1항 제2호 참조)을 고려하여,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의 피해를 아동에게 주는 행위여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15. 10. 21. 선고 2014헌바26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성적 학대행위에 대한 부분에서 든 사정들을 근거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및 C중학교의 생활지도규정에서 학생에 대한 신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4)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아동복지법상의 신체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해자들은 13세 또는 14세의 중학교 학생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학칙 또는 규범을 준수하지 아니한 경우 이를 훈육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F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반 친구들이 다 있는 곳에서 욕설을 하고 엎드려뻗쳐를 시켜서 굉장히 기분이 안 좋고, 짜증나고, 무안하고, 화가 났다. 그래서집에 귀가하여 울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22쪽). G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그냥 툭 치듯이(밀치듯이) 뺨을 때렸고 자신이 맞았을 때 소리가 난 것 같지는 않다. 그로 인하여 뺨이 부어오르지 않았으며 병원을 갈 정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93, 194쪽). H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화장을 지우고 오라면서 자신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한 대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증거기록 140쪽).

다)

이와 같은 피해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다소간에 기분이 상하는 정도를 넘어서 피해자들의 신체적 건강 및 발달상태를 불량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여지는 없어 보이고, 피고인의 그와 같은 행위가 위 피해자들을 상대로 악의적으로 반복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라)

이와 같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동기와 경위, 행위의 정도와 태양에 관한 피해자들의 진술 및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의 횟수가 피해자별로 1회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가 폭행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를 두고 아동의 신체에 상해에 준할 정도로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아동의 신체 건강 및 정상적인 발달을 해칠 정도 또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일부 이유 있으므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