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합자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와 별개로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 판매업을 영위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당국으로부터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고, 2016. 6.부터 2017. 2.까지 부산 강서구 B 소재 C로부터 주류 366,465,716원 상당을 공급받아 피고인이 관리하는 거래처 D 등 33곳의 거래업체에 주류를 공급하는 방법으로 무면허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C와 별개로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C로부터 주류를 공급받아 거래처에 판매하였음을 전제로 하는데, 기록에 의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이 C로 소속 회사를 변경하면서 직전 회사인 (유)E(이하 'E'라고만 한다)에서 근무할 당시의 거래처들을 C의 거래처로 이전하였고, C에서 퇴사하여 ㈜F로 소속 회사를 변경하면서도 기존 거래처들을 새 회사로 이전할 사실 및 피고인이 C와 사이에 피고인이 판매한 총 매출원가의 9%를 C에 배분하고, 나머지 금액에서 C에서 부담한 4대 보험료와 배달 및 영업 관련 각종 비용 및 법인카드 사용액 등을 공제한 금액을 피고인에게 배분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거래처는 판매회사보다는 영업사원을 신뢰하여 주류 공급처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고, 피고인과 C 사이에 임금이나 성과급의 지급 방식에 관하여 위와 같은 내용으로 약정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피고인은 C로부터 기본급 200만원의 임금을 보장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과 C 사이에 주류 판매로 인한 수익 외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피고인이 그 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거래처별 일일 판매일보를 작성하여 C에 제출하고, C의 회계담당 직원은 이를 기초로 매출처별 원장을 작성하여 전산에 입력하며, C의 출고 담당 직원은 매출처별 원장에 따라 피고인에게 주문량만큼의 주류를 출고해 주어 피고인이 거래처에 배달하였고, 거래처에서는 대부분 주류대금을 주류전용카드로 결재하여 C의 법인 계좌로 대금이 입금되었고, 피고인이 일부 현금으로 지급받는 경우에도 그 수금액을 C에 지급하였으며, C는 거래처별 채권대장을 작성하여 판매대금과 수금내역 등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미수금을 관리하였는바, 이와 같이 C는 거래처별 주류의 출고 현황이나 수금내역 등을 관리하고 그 판매대금을 회수하였다.
피고인이 독립적 지위에서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피고인과 C 사이의 내부적 계약관계 외에 대외적인 거래관계에서도 독립적인 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거래처의 주류 공급상대방이 C가 아닌 피고인 개인이라는 점을 입증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앞서 본 주류의 주문 및 납품 과정이나 주류대금의 수금 방식 등을 비롯하여 C가 거래처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점 및 C와 영업사원 사이에서 영업사원이 미수금의 부담을 종국적으로 책임지는 것으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미수금채권의 채권자가 영업사원 개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거래처에 대한 주류공급의 상대방, 즉미수금채권의 채권자는 피고인 개인이 아닌 C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
주세법에서 주류 판매업에 대한 면허 제도를 둔 취지는 주세 수입을 효과적으로 확보하여 국가의 재정수요에 충당하고 국민보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류의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한 것인데, 주류 판매업 면허를 가진 C가 피고인과 같은 영업사원에게 거래처 관리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주류 판매 영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세를 탈루하거나 주류 유통과정을 불투명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상 주류 판매업 면허제도에 관한 주세법 관련 규정을 잠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C와 별개로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C에서 주류를 공급받아 거래처에 판매함으로써 관할 세무서장의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를 판매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C에서 공급받아 판매한 주류 중 총 매출금액에서 매출원가를 공제한 나머지 돈 중 매출원가의 9%를 제외한 돈에서 4대 보험료, 배달 및 영업 관련 각종 비용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액, 피고인이 관리하는 거래처들에 지급한 지원품, 위 거래처들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미수금을 공제한 돈 전액을 C로부터 수령하였다.
피고인은 C에 소속된 영업사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통상적인 근로관계라면 당연히 고용주인 C가 부담하여야 할 각종 영업활동 비용을 자신이 부담함은 물론, 미수금 회수에 관한 책임까지 떠않는다는 것은, 영업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위와 같은 계약조건에 관하여, "보험료는 절반씩 부담하여야 하고 나머지 비용은 C가 전액 부담하여야 하는데, C가 위 각 비용을 피고인으로 하여금 일단 부담하도록 한 후 나중에 전부 돌려주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C가 위와 같은 각 비용을 추후 보전해주었음을 인정한 아무런 객관적 자료를 찾을 수 없고, C 입장에서도 추후 피고인에게 다시 보전하여 줄 비용을 미리 공제하여 갈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바,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는 믿기 어렵다(피고인은 부산지방국세청 범칙혐의자 심문 당시에는 "C에 귀속되는 정산마진 9%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책임지는 것이다"라고 진술함은 물론, '차량을 운행하는데 필요한 수리비, 유류비, 보험료, 자동차세 등 차량유지비는 누가 부담합니까?'라는 질문에 "관련 금액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급여정산 시 해당 결제금액을 차감한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피고인에 대하여 2016. 6.부터 2017. 2.까지 매월 작성된 급여명세서 중 2016. 6.분 명세서에는 월급 200만 원에 대한 언급 없이 피고인이 수령할 정산금922,866원만 기재되어 있고, 2017. 7.분 명세서에도 월급에 대한 언급 없어 오히려 피고인이 정산금 179,726원을 반납해야 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까지 하다(정산 후 C가 피고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돈은 5,783,708원이나, 명세서 하단에 피고인이 반납하여야 하는 돈은 이를 초과하는 5,963,434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16. 6. 및 7.경에는 E에서 근무하였다. 피고인이 E에서 C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피고인이 담당하던 거래처를 C에 소개하여 주었고, C 직원이 2016. 6.경부터 7.경까지 위 거래처에 주류를 배송하였다. 피고인에 대하여 작성된 2016. 6.분 및 7.분 급여명세서는 C가 위와 같이 실제 주류배송 업무를 담당한 직원에게 지급할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하여 편의상 피고인 명의로 작성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E가 피고인에 대하여 작성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근무기간이 2016. 7. 31.까지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E 소속 근로자로서 근로관계가 종료되기 이전이었음에도 자신이 담당하는 거래처를 C로 이전해주었다는 것인 바, 이는 피고인이 E 또는 C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점, ㉡ C의 거래처 확장에 기여한 피고인이 아니라 단순히 주류배송업무만을 담당한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였다거나 그 직원에 대한 성과급을 산정하기 위해 피고인 명의를 빌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주장은 신빙하기 어렵다.
오히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2016. 6. 및 7.경에는 대외적 소속을 E에 두었을 뿐, 실제로는 C로 소속을 이전하여 C 이름으로 영업활동을 한 후 내부정산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일뿐이다.
피고인과 C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위와 같은 정산 방식에 관하여 별도의 서면을 작성하지도 않았다(피고인 역시 부산지방국세청 및 경찰에서 위와 같은 C와의 계약 조건은 구두로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C는 피고인을 비롯한 영업사원들이 확보한 각 거래처에 대하여 공급단가를 전부 달리 책정하였다. 즉, C 차원에서 거래처에 납품하는 주류의 매출 단가에 관한 기준이 없고, 사실상 개별 영업사원들이 책정한 단가를 C가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G은 원심 법정에서 "공급단가는 영업사원과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라고 진술한 바 있으나, 이는 "피고인 같은 경우 신규업소에 소주 얼마라고 쓰면(공급단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맞춰 경리가 입력하게 된다.", "영업사원별로 공급단가가 다르다."라는 G의 같은 법정에서의 진술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C가 거래처별 장부를 작성하여 거래내역과 미수금 채권을 관리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어디까지나 C가 대외적으로는 거래의 당사자 지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C에서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세법이 주류의 제조 및 판매업에 관하여 면허제도를 채용한 취지는 주세수입을 효과적으로 확보하여 국가의 재정수요에 충당하는 한편 주류의 유통과정을 담당하면서 사실상 주세를 징수하는 중간징수기관의 역할도 하게 되는 주류판매업자의 난립을 방지하여 거래의 혼란을 막고 주세의 징수에 관하여 불안이 없도록 감독을 하려는데 있는데(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누21668 판결, 2001. 7. 27. 선고 2000두3849 판결 참조), 공소사실과 같이 면허를 받은 주류도매업체가 영업사원에게 거래처 관리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부담시키면서 사업 수익의 일정 부분을 분배받고 그로 하여금 주류 유통과정을 담당하게 하는 것은 거래가 사실상 귀속되는 영업사원에 대한 과세를 누락하게 함으로써 주세를 탈루하고 주류 유통과정을 불투명하게 하여 주류판매업 면허제도에 관한 주세법 관련 규정을 잠탈하는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