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B는 C에게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해 필요한 조사나 서류제출 등의 행위만을 위임하였을 뿐,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할 권한까지 위임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설령 B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할 권한을 포함할 일체의 권한을 C에게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미지급된 임금 전액을 지급받았을 경우에 한한다.
그런데 B는 2018. 9. 28.경 미지급 임금 중 일부인 1,899,480원만을 체당금으로 수령하였을 뿐이고 C 역시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C이 2018. 11. 20. B를 대리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당시 C에게 B를 대리하여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B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사상구 E에 있는 주식회사 F의 실제 경영자이자 상시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신발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로서 위 사업장에서 2017. 11. 1.부터 2018. 6. 15.까지 생산직으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B의 2018년 2월 임금 453,450원, 2018년 3월 임금 1,747,410원, 2018년 5월 임금 777,100원, 2018년 6월 임금 220,500의 합계 3,198,46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B가 C에게 위임장을 작성하여 주면서 '임금, 퇴직금, 수당 지급요구(진정, 고소) 사건에 대한 진술, 서류제출 취소 등 일체의 권한을 위임한다.'라고 기재한 사실, C이 2018. 11. 20.경 B의 대리인으로서 수사기관에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상 처벌을 원하지 아니 한다.'라는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C이 2018. 11. 20.경 B를 대리하여 수사기관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되고,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 이후에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합의할 수 없다.'라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 사건 합의서 중 B 이름 기재 부분에 수기로 '제외'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위 수기 부분에 B C의 정정인 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수기 부분은 합의서의 작성 및 제출 이후에 추가 기재된 것으로 판단되고,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이후에는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였다.
당심의 판단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5208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우선 B가 C에게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할 권한을 위임한 사실이 없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 B를 비롯한 주식회사 F의 근로자들은 C에게 임금 등 지급요구(진정, 고소) 사건에 대하여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고 그러한 취지가 기재된 처분문서인 위임장에 서명·날인한 사실, ㉡ B는 당심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C이 자신을 대신해서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은 있었다. C에게 합의를 취소하라고 따진 것은 돈을 다 못 받았기 때문이고, C이 대신 합의했기 때문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C은 B를 비롯한 근로자들로부터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표시를 할 권한도 적법하게 위임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B가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할 권한을 포함할 일체의 권한을 C에게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미지급된 임금 전액을 지급받았을 경우로 제한되는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B는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C이 자산을 대신하여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은 있었으나, 이는 미지급 임금을 전부 수령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 B의 같은 법정에서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B가 C에게 위임장을 작성하여 줄 당시 "돈 다 받아올 것 아니면 합의해주지 마라"고 언급하는 등 대리권에 제한을 둔 사실은 없다는 것인 점, ㉡ B는 같은 법정에서 "C이 미지급 임금 중 전액이 아니더라도 260~270만 원 정도에 합의하였다면 이의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고 증언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는 당초 C에게 위임달 당시 기대하였던 것과 달리 미지급 임금 전액을 수령하지 못하게 되자 비로소 C이 자신을 대리하여 진행한 형사조정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B가 C에게 미지급된 임금 전액을 지급받았을 경우에만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할 것을 전제로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홍준(재판장) 손태원 박병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