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1. 11. 26. 선고 2021나52631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관광호텔업 등을 하는 법인으로 ’C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이라 한다)이라는 상호의 관광호텔을 운영해왔고, 원고는 2019. 5. 6.부터 2019. 7. 17.까지 이 사건 호텔에서 야간 관리주임으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호텔 지배인 D은 2019. 7. 18. 원고에게 본사인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로 출근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원고는 이에 불응하여 그 후 출근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2019. 8. 28.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F, 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가 본사 발령에 응하지 않고 출근을 거부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아 이 사건 구체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위 판정에 불복하여 2019. 11.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G),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이하 ’이 사건 재심신청‘이라 한다)을 기각하였다.

라.

원고는 2019. 7. 18. ’부당전보 인사발령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E의 대표이사인 H을 고소하였으나, 위 동부지청은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20. 5. 29. H에 대하여 불기소결정(혐의없음)을 하였다.

마.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2020. 2. 13. ’H이 2019. 5. 6.부터 2019. 7. 17.까지의 임금 225,514원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기소유예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선택적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E과 피고는 별개의 법인이므로 피고가 2019. 7. 18. 원고에게 E로 출근하도록 명령한 것은 부당전출명령에 해당하고, 이러한 부당전출명령이 없었더라면 원고는 피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2019. 7. 18.부터 2020. 5. 5.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호텔에 근로하여 15,468,496원의 급여 및 계속근로기간 1년 동안의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응하는 1,618,229원의 퇴직금을 받았을 것이므로 위 금원 합계 17,086,725원(=15,468,496원 + 1,618,229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부당전출명령을 오랜 기간 다투느라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인한 소극적 손해 17,086,725원과 위자료 3,000,000원의 합계 20,086,72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계약 기간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피고가 원고에게 부당전출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므로, 이는 쌍무계약에서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채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하고, 민법 제538조 제1항 전문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전출명령시부터 근로계약 종료시까지의 급여 15,468,496원 및 근로계약 종료시 지급받을 수 있었던 퇴직금 1,618,229원의 합계 17,086,72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이유로 17,086,72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법률상 원인 없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그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돈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원고가 계속하여 근로하였더라면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 1,618,229원을 지급할 의무도 있다.

3.

판단

원고가 선택적으로 하고 있는 주장들은 결국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E에 근무하도록 한 것이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전출명령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그 명령이 부당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E과 피고는 실질적으로 업무지휘권 주체가 H으로 동일하여 원고로 하여금 E에 근무를 명한 것은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재량권이 인정되는 전보 내지 전직에 해당하고, 이에 대하여는 원고의 동의도 있었으므로, 위 명령은 정당하고 그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

①

원고는 2019. 5. 6.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H과 면접을 보았고, 같은 날 작성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의 고용자 ’갑‘란에는 ’주식회사 B, 회장 H‘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②

이 사건 호텔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H을 ’회장‘, H이 대표이사로 있는 E을 ’본사‘로 지칭하였고, 원고의 E(본사) 대기발령을 명한 사람은 H이다.

③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구제신청과 재심신청 사건에서 이 사건 호텔의 실소유주를 H이라 판단하고 사용자 H에 대한 심문절차를 진행하였다.

④

피고의 대표이사가 아니라 H이 원고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 피의사실로 수사를 받았다.

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피고가 원고의 근무지를 변경할 수 있으며 원고는 피고의 발령에 따른 근무를 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⑥

원고의 주거지에서 E의 본점 소재지까지 거리가 이 사건 호텔에 비하여 멀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를 E에 근무하도록 하는 명령이 부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고, 원고의 선택적 청구들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선택적으로 추가한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및 퇴직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현영(재판장) 조윤정 홍준서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9개월 17일간의 임금을 청구한다고 하나 15,468,496원은 9개월간의 임금에 해당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