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D 주식회사는 원고 A에게 314,158,931원, 원고 B, C에게 각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9. 9. 23.부터 2024. 11. 21.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 D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E 주식회사, F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D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의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D 주식회사가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E 주식회사, F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E 주식회사(이하 ‘피고 E’이라 한다)는 광주시 G 소재 H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수급인이고,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이라 한다)와 ‘I’를 운영하는 피고 F은 이 사건 공사 중 구조물 공사 부분을 하도급받은 하수급인이다. 원고 A은 피고 D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자이고, 원고 B, C은 원고 A의 부모이다.
원고 A은 2019. 9. 23. 13:35경 피고 F의 직원인 J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철근하차를 위한 고임목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철근다발에 걸려 넘어져 전도되었고, 곧바로 J에게 수신호를 하였으나 J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재차 철근다발을 하차하여 원고 A의 왼쪽 다리가 협착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 A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관절(낭)의 외상성 열상, 무릎의 열린 상처, 비골 몸통의 골절·폐쇄성, 전·후 십자인대 파열, 내측측부인대 파열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 A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휴업급여 73,534,710원, 장해급여 58,267,28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가 제5호증, 을다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원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이 사건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책임자로서 작업 장소 지형 및 지반상태 사전조사, 건설기계 작업계획서 작성 및 지게차에 대한 안전교육 실시, 작업지휘자 지정 및 운행경로 유도(신호수) 배치, 전도위험이나 협착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설치 등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
피고 E은 피고 D의 직원인 원고 A과 피고 F의 직원인 J을 지휘, 감독하였고, 피고 D은 원고 A의 사용자이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E 및 피고 F에 대한 청구
피고 E, 피고 F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위반 여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대법원 2020. 4. 9. 선고 2016도14559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의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나,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하여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근로의 실질에 있어 원고 A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E과 피고 F에게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위 피고들과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 E, 피고 F이 원고 A과 실질적 고용관계에 있는 사업주 내지 사용자로서 원고 A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E의 민법 제756조에 기한 책임 인정 여부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으나(민법 제757조),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 또는 그 피용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이치는 하도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바, 사용자 및 피용자 관계 인정의 기초가 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감독은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는 것이고, 단순히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데에 불과한 이른바 감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2615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E은 피고 D에게 이 사건 공사 중 구조물공사에 대하여 도급금액 4,221,800,000원, 공사기간 2019. 2. 27.부터 2019. 11. 29.로 정하여 하도급한 점, ② 원고 B의 이름으로 피고 E의 공사부장인 K에게 ‘일정표’, ‘변경도’, ‘구조도’ 등이 첨부된 메일이 발송되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피고 E이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재료의 수량과 규격 등을 검토하기 위한 용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 E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를 지시, 지도하였음을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③ 그 밖에 피고 E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직원을 파견하여 원고 A을 포함한 피고 D의 근로자들의 업무 방법이나 진행에 관하여 직접 지휘, 감독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④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관련하여 원고 A의 소속사업장이 피고 E로 기재된 것은 건설업 등의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 그 원수급인을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보는 위 법률 제9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A이 피고 E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특정한 행위나 작업 등을 노무도급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 E이 원고 A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D에 대한 청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관련된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앞서 든 증거 및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D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지게차 이용 작업에 따른 협착 등의 위험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이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으나, 피고 D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은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L이 작성한 목격자 진술서(을가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이 L과 함께 작업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재해자(원고 A)가 하던 일 : 철근 하차 작업’, ‘목격자(L)가 하던 일 : 동일’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L 역시 신호수가 아닌 작업자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외 별도로 수신호를 하는 작업지휘자 내지 신호수의 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 D은 원고 A의 사용자로서 소속 근로자들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정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주위를 잘 살피지 아니한 원고 A의 부주의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된 점,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그 지도 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 등에 비추어 피고 D의 손해배상책임을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을가 제7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M병원장, 경북대학교병원장, 경상국립대학교병원장, N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의 전취지]
일실수입
기초사항
소득 및 가동일수 : 철근공, 가동일수 월 20일(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등 참조)
원고 A의 근로계약서(을가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의 업무내용은 ‘철근’으로, 그에 따른 임금은 2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 A이 철근공으로서의 기술이 부족하다거나 향후 건설 분야에 종사함에 있어 철근공으로 근무할 가능성이 없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자료가 나타나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철근공 노임단가의 통계소득을 적용한다.
노동능력상실률
입원기간(2019. 9. 25.부터 2021. 6. 4.까지) : 100%
퇴원 이후: 중복장해율 39.04%
정형외과(슬관절) : 맥브라이드 슬관절항 IV-1 29% × 2/3 인정 19.3% - 직업계수 6 적용
정형외과(족관절) : 맥브라이드 말초신경 II. 하지 B-b 준용 17%
정형외과(족지관절) : 맥브라이드 말초신경 II. 하지 L-a 준용 9%
일실수입 계산 결과: 534,521,203원(아래 표 기재와 같다)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사업주나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에,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에 의하면, ① 원고 A의 입원기간인 2019. 9. 25.부터 2021. 6. 4.까지의 일실수입은 86,207,326원으로 위 금액에서 원고 A이 지급받은 휴업급여 73,534,710원을 공제하면 12,672,616원이 남고, ② 2021. 6. 5.부터의 일실수입은 448,313,877원으로 위 금액에서 원고 A이 지급받은 장해급여 58,267,280원을 공제하면 390,046,597원이 남는다.
총 일실수입 합계: 402,719,213원(= 12,672,616원 + 390,046,597원)
보조구 비용
원고에게 짧은 다리 플라스틱형 보조기(단가 31만 원, 내구기간 3년)와 무릎관절 보조기(단가 16만 원, 내구기간 3년)가 필요하였거나 장래에 필요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를 호프만계수를 적용하여 계산하면 그 비용은 3,222,118원이 된다.
책임제한 후 재산상 손해
적극적 손해: 3,222,118원 × 70% = 2,255,482원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402,719,213원 × 70% = 281,903,449원
위자료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원고 A의 나이와 원고들 간의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 A의 위자료 액수를 3,000만 원으로 정하고, 원고 B, C의 위자료 액수를 각 2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 D은 원고 A에게 314,158,931원(= 보조구비 2,255,482원 + 일실수입 281,903,449원 + 위자료 30,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200만 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9. 9. 23.부터 피고 D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1. 21.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E, 피고 F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