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15.부터 2023. 5. 18.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을 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D’라는 상호로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19. 6. 4.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위 계약 당시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직원이 지각, 조퇴할 경우 회사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 급여지급 시 공제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복무규정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에 자필서명하였다.
원고는 2019. 6. 3.경부터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피고는 2019. 8. 16. 원고에게 2019년 7월분 급여 3,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0년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피고를 임금미지급을 이유로 진정하였고, 이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어 피고는 ‘2019년 6월, 8월 내지 12월 임금 합계 1,662만 원을 미지급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2021. 12. 7. 피고를 벌금 2,500,000원에 처하는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나(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고정145), 피고가 이에 대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부산지방법원 2021노4136)이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2 내지 4,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2019. 6. 4.부터 2019. 12. 31.까지 근무하였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7월분 임금 3,000,000원만을 지급하였을 뿐 나머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합계 16,620,000원[= 2019년 6월분 1,620,000원 + 8월 내지 12월분 합계 15,000,000원(= 3,000,000원 × 5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확인서에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도 근로시간이 ‘평일 9시부터 18시까지’로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임금은 원고가 실제 사무실로 출근하여 근무한 일수 및 시간에 해당하는 부분에 한정하여 인정되어야 한다.
판단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범위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로시간이 ‘평일 9시부터 18시까지’로 명시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확인서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직원이 지각, 조퇴할 경우 회사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 급여지급시 공제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호증, 을 제14, 2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무렵 스스로 ‘D’라는 상호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고, 피고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② 원고의 급여는 직위상 원고보다 하위인 직원의 것보다 적은 액수인데, 이는 앞서 본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원고에게는 출퇴근·기록카드를 사용하여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도록 하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와 같이 근무하였던 E에게 ‘원고가 매일 출근하기 어려우니 메신저 등으로 연락해서 업무를 수행하라’는 말을 하였으며, E도 피고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원고는 피고가 입원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주 2~3일 정도 근무하였고, 일이 있는 경우에만 출근했다’고 진술하였던 점, ④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7월분 급여 3,000,000원을 지급할 때 따로 7월의 출근일자나 시간을 확인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있어 ‘원고의 출근 여부나 출근하여 근무한 시간과 관계없이 근로기간 중 원고에게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해당 임금을 지급하되,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는 피고 사무실로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한다’는 약정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갑 제6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3, 18, 19,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9. 6. 4.부터 업무를 시작하였고, 그 무렵부터 2019. 11. 27.경까지 피고의 연구소장으로서 사업계획서, 보고서 작성 및 제출, 채용업무, 전시회 및 박람회 준비·참석, 직원들과의 스터디 진행 등 연구·개발·관리업무를 수행한 사실, 2019. 6.경부터 2019. 10.경까지는 1주일에 2~3일 정도의 빈도로 피고 사무실 건물에 출입한 주차기록도 존재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2019. 6. 4.부터 2019. 11. 30.경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2019. 7월분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6월, 8월 내지 11월분 임금 합계 13,620,000원[= 2019년 6월분 1,620,000원<1> + 8월 내지 11월분 합계 12,000,000원(= 3,000,000원 × 4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원고는 2019. 12.경에도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2019년 12월분 임금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0, 11호증, 을 제7, 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2019. 12. 4.경 이루어진 피고 및 세무대리인의 통화에서, 세무대리인이 ‘원고가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냐’는 말을 하자 피고는 “다른 곳의 일이 아니라 저희 쪽 일은 맞는데, 개인 볼 일을 본다고 12월 달에 좀 양해 구해달라고 해서 출근을 안했거든요”라고 답하였던 점, ② 같은 날 이루어진 원고 및 피고의 통화에서도, 피고가 ‘만나고 싶다’, ‘뭐 때문에 바쁜지 알고 싶다’는 말을 하자 원고는 ‘요새 바쁘다’, ‘나도 먹고살려고 한다’, ‘나중에 시간이 날 때 보자’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던 점, ③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와 임금에 관한 정산합의를 끝마치지 못한 후 2020. 1. 16. 남은 임금의 지급을 독촉하면서도 2019년 12월분 임금의 지급은 주장하지 않았고, 주차출입기록에 관하여도 2019년 11월분까지의 주차출입기록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을 뿐인 점, ④ 원고가 2019. 12. 6.경 피고에게 성과요약표 파일을 보내거나 사업수행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서 보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으나, 앞서 본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업무를 인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늦어도 2019. 12. 1.경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에 기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여 피고가 이를 수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설령 2019년 12월 분 임금의 일부가 실제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③의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사후적으로 이 부분 임금을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사후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는 2020. 1. 10.경 ‘2019년 9월, 10월분 임금 합계 6,000,000원만을 지급하면 나머지 임금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기로 한다’는 합의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은 2019년 9월, 10월분 임금 합계 6,000,000원에 한정되어야 한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이후 2019년 7월 급여에 2019년 6월 급여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1차 합의하였다가 다시 2019년 8월 급여도 포함하는 2차 합의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2019. 8. 16. 원고에게 지급한 3,000,000원은, 절차상 단순히 2019년 7월 급여 명목으로 지급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위 합의에 따라 2019년 6월 내지 8월분 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2019년 6월, 8월분 임금지급의무는 소멸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12. 4.경 통화로 2019년 11월 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의 2019년 11월분 임금지급의무는 소멸하였다.
2020. 1. 10.자 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20. 1. 10.경 임금에 관한 포괄적인 정산합의가 확정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는 2020. 1. 10. 14시경 만나 임금정산에 관한 합의를 시도하였다. 원고가 같은 날 15:12경 피고에게 “확인해 보니 7월 급여 딱 한 번 받았고요. 8, 9, 10월 급여 주셔야 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피고가 “왜 그러세요.”라고 답하였고, 다시 원고가 “그래요. 두 달만 주고 끝냅시다. 더 이상 신경 안 쓰게 가능하면 빨리 처리해주세요.”라고 대답하였으나, 이후 피고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0. 1. 16. 피고에게 “11월에 근무 안했다고 하니 작년 10월 이전에 퇴사한 것으로 퇴사 처리해주시고, 얼른 입금해주시고 끝냅시다.”, “이번 주까지 기다려 보고 안 되면 다음 주에 임금체불로 노동청에 진정서 접수하고 밀린 임금 다 받아낼 겁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 원고와 피고는 서로 임금에 관한 언쟁을 주고받았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근무증빙 원하시면 6월 4일부터 11월까지 주차출입 내역이 남아 있으면 떼 드리겠습니다. 단 이렇게 할 때는 주차 출입 내역에 따라 정산해주셔야 돼요.”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2019년 6월, 8월분 임금에 관한 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2019년 6월분 임금 부분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의 형사재판(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1고정145)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에게 2019. 6.부터 2019. 7.경까지 사이에 2019년 6월분 임금은 받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던 점, ② 이후 피고는 2019. 8. 16. 2019년 7월분 급여 명목으로 3,000,000원만을 지급하였던 점, ③ 원고가 2020. 1. 10. 피고와 임금에 관한 정산합의를 최종적으로 끝마치지 못하였을 때 2019년 8월 내지 10월분 임금의 지급만을 요구하였을 뿐 2019년 6월분 임금의 지급은 요구하지 않은 점, ④ 원고는 이후 2020. 1. 16.에 남은 임금을 전부 지급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2019년 6월분 임금의 지급은 주장하지 않았던 점(반면 원고는 피고에게 업무수행 및 출근의 증빙으로 2019년 6월분부터의 주차출입기록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사후적으로 2019년 6월분 임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음으로 2019년 8월분 임금 부분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그 합의 시점을 명확하게 주장하지 않고 있다. 만약 원고와 피고가 이 부분 임금을 2019. 8. 16.에 지급된 3,000,000원에 미리 포함시켰다는 주장이라면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이고(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다209039 판결 등 참조), 사후적으로 이 부분 임금을 2019. 8. 16.에 지급된 3,000,000원에 포함시키는 주장(사실상 임금청구권의 사후 포기에 해당한다)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합의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중 2019년 6월분 임금에 대한 부분은 이유 있으나, 2019년 8월분 임금에 대한 부분은 이유 없다.
2019년 11월분 임금에 관한 합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을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9. 12. 4. 원고와 통화하면서 ‘2019년 11월 급여는 따로 책정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원고가 ‘예..’라고 대답한 사실, 피고가 같은 날 세무대리인과 통화하면서 2019년 11월분 임금은 없는 것으로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에 갑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가 2019. 12. 4. 피고와 통화하면서 피고가 ‘사정이 어려워 돈이 없다’는 말을 하자 “나도 먹고살아야 되는데”라고 대답하였던 점을 고려할 때, 2019년 11월 급여를 책정하지 않았다는 피고의 말에 대해 원고가 ‘예..’라고만 대답한 것은 통화 중에 상대방인 피고의 말을 들었다는 의미로 호응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2020. 1. 10. 임금정산에 관한 합의가 결렬되자 원고가 피고에게 ‘2019년 8월, 9월, 10월분 임금’의 지급만을 요구하기는 하였으나, 다시 2020. 1. 16. “(피고가) 11월에 근무 안했다고 하니 작년 10월 이전에 퇴사한 것로 퇴사 처리해 주시고, 얼른 입금해주시고 끝냅시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이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19년 11월분 임금을 사후적으로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6월분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2019년 8월 내지 11월분 임금 합계 12,000,000원(= 3,000,000원 × 4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8월 내지 11월분 임금 합계 1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5. 1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20. 1. 15.부터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가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미지급 임금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한 경우(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해당하므로 위 기간에는 위 지연이자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5다54219 판결 등 참조)].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성(재판장) 김아름 이순혁
각주1) = 1,800,000원 × 27일/30일(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1,800,000원의 급여를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