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9. 10. 30. C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D' 공사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 계약금액 : 120,000,000원(부가세별도)
· 계약기간 : 2019. 10. 30. ~ 공사완료시까지
· 설치장소 : 당사지정장소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2020. 1. 8.경부터 2020. 2. 22.경까지 전기공사를 진행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가소7305호), 위 법원은 2020. 5. 6. '피고는 원고에게 4,17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하였으며, 위 이행권고결정은 2020. 7. 23.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0. 8. 19. 원고를 상대로 위 이행권고결정에 대하여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가단219494호, 이하 '관련 선행소송'이라 한다), 위 법원은 '피고가 C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공사를 진행한 사실은 인정되나, C가 아닌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2021. 3. 24. 피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1. 4. 14. 확정되었다.
원고는 2021. 5. 17. 피고와 C를 상대로, C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에 따른 사용자로서 임금의 지급을, 피고를 상대로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른 건설사업자인 직상수급인으로서 하수급인인 C와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제1심 법원은 2021. 5. 21. C에 대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이행권고결정을 하였으며, 위 이행권고결정은 2021. 6. 29.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기판력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련 선행소송의 기판력에 반한다고 주장하므로,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에 앞서 살펴본다.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판결의 주문에 포함된 것, 즉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 그 자체에만 생기는 것이고, 판결이유에 설시된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데(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58889 판결 등 참조), 관련 선행소송인 청구이의의 소는 형성의 소로서 그 소송물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0가소7305호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에 한하고, 그 판단의 전제가 되는 사실, 즉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의 유무까지 기판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게다가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다는 주장 외에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을 기초로 한 별도의 청구원인이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이는 직상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로서, 건설하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임금지급방식을 개선하여 건설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입법 취지를 두고 있다(대법원 2021. 6. 10. 선고 2021다217370 판결). 한편,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2항은 위 직상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때에는 그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같은 호에 따른 건설사업자를 직상 수급인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서 말하는 "건설사업자"란 건설산업기본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이에 따라 건설업을 하려는 자는 기술능력, 자본금, 시설·장비 그 밖에 필요한 사항과 관련하여 대통령령이 정한 등록기준을 갖추어 업종별로 국토교통부장관에게 등록을 하여야 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 및 제10조 참조).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C와 이 사건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인정되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이 2021. 1. 29. 발급한 체불임금등 · 사업주 확인서에 C의 적법한 직상 건설사업자로 피고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의 건설업에서의 임금 지급의 연대책임을 지는 직상수급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는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건설사업자로 규정하고 있고,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은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설업의 등록대장을 건설산업종합정보망을 이용하여 작성 ·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운영하는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서 등록된 건설업체의 조회가 가능한데, 피고는 위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서 건설업체로 조회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1>
갑 제1호증에 기재된 피고의 사업 종류는 '배전반 및 전기 자동제어반 제조업'이고,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은 C의 사업 종류는 '그 외 기타 일반 목적용 기계 제조업'으로 건설업과는 관련이 없고, 이 사건 공사계약서의 문언 중 일부, 즉 ① 제2조 대금지급 중 "설비납품계약", "공장 내에 판넬 제작입고", ② 제5조 하자보증 중 "시운전 완료 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공사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2>에 따른 건설공사에 해당하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그러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영(재판장) 김덕교 장윤실
각주1) 한편 증거로 제출되지는 않았으나 소장에 첨부되어 제출된 피고의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는 피고의목적으로 건설업이 2019. 12. 17. 추가 기입등기되어 있으나, 건설산업기본법 및 시행령에 따른 건설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같은 법 제10조에 따른 '기술능력, 자본금, 시설 및 장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갖추어야 하는 반면, 법인등기부의 사업목적란 변경등기에는특별한 기준이나 자격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법인등기부 기재만으로 피고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라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
각주2)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정의) 제4조는 본문에서 "건설공사란 토목공사, 건축공사, 산업설비공사, 조경공사, 환경시설공사, 그 밖에 명칭과 관계없이 시설물을 설치 ·유지 ·보수하는 공사(시설물을 설치하기위한 부지조성공사를 포함한다) 및 기계설비나 그 밖의 구조물의 설치 및 해체공사 등을 말한다."고규정하면서 그 단서에서 전기공사업법에 따른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른 정보통신공사 등을제외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