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D'라는 상호로 전자기기, 세라믹제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다.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8. 3. 2.부터 'F'이라는 상호로 정밀기계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던 개인사업자이다.
망인은 2021. 10. 1. 배우자 C, 자녀 G를 남기고 사망하였고. 피고는 2021. 11. 8. C과 함께 F의 공동사업자로 등록되었다.
원고는 F(C 외 1명) 앞으로 2021. 12. 31. 48,400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 같다), 2022. 1. 28. 110,000원, 2022. 1. 28. 16,060,000원 합계 16,218,400원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C, G는 2022. 3. 25. 망 E의 상속재산에 관한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하여(부산가정법원 2022느단200583호) 2022. 4. 8. 위 신고가 수리되었고, C은 2022. 4. 29. 위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을 신청하여(부산지방법원<1> 2022하단100421호) 2022. 6. 16. 파산선고가 내려졌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F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피고 및 C과의 사이에서 2021. 12. 31.부터 2022. 1. 28.까지 3차례에 걸쳐 합계 16,218,400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 물품을 공급하였다. 피고는 F의 공동사업자이므로 원고에게 위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사 피고를 F의 공동사업자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가 명의를 대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를 F의 영업주로 오인하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상법 제24조에 의하여 명의대여자 책임을 부담한다.
피고
F은 C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사업체이고, 피고는 C과 동업한 사실이 없다. 피고는 F의 근로자로서 단지 망인에 대한 채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F의 공동사업자로 등록 하였을 뿐이므로, 위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면서 C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를 영업주로 오인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명의대여자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판단
공동사업자 책임 성립 여부
민법상의 조합계약은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이고(민법 제703조), 특정한 사업을 공동 경영하는 약정에 한하여 조합계약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공동의 목적 달성을 도모한다는 것만으로는 조합의 성립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다8000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망인이 사망한 이후인 2021. 11. 8. C과 함께 F의 공동사업자로 등록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C과 F을 동업으로 공동 운영하였다고 볼 수 있으려면 단순히 공동사업자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고가 C과 체결한 동업계약 또는 공동운영약정에 따라 노무 또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을 제공 또는 출자하고, F의 운영 또는 위 업체를 폐업할 때 이익 분배, 잔여재산분배 등에 관하여 조합원 또는 공동운영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70832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C과 F의 운영 및 자금관리에 관하여 공동사업자로서의 역할을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명의대여자 책임 성립 여부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명의를 대여한 자를 영업의 주체로 오인하고 거래한 상대방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명의대여자로 하여금 명의차용자가 영업거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채무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부담하도록 한 것이므로, 명의대여자는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한 것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427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F의 사업자등록증에 피고가 공동사업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3, 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를 F의 실제 영업주로 오인하여 이 사건 거래에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에게 명의대여자 책임이 성립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를 포함한 F의 근로자들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C을 고발한 사건에서 고용노동청이 작성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에 C이 F의 대표자로 기재되어 있고, C은 F의 사업주로서 위와 같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범죄사실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고단543호) 2023. 6. 8.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인 이 사건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어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바(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다438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F의 실제 대표자는 C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원고가 피고를 영업주로 오인하였다면 적어도 이 사건 계약 체결 및 이행을 위하여 피고와 연락을 하였다거나 피고에게 물품대금을 독촉한 사실이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소 제기에 이르기까지 원고가 피고에게 연락을 하였다거나 물품대금을 독촉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및 그 이행에 있어 거래상대방을 C으로 인식하였을 뿐, 피고(또는 피고와 C 공동으로)로 오인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태식(재판장) 한혜진 전유상
각주1) 이후 부산회생법원이 개원함에 따라 관할법원이 부산회생법원으로 변경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