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E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E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C의 각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G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사실오인)
피고인 E, G에 대하여, 피고인 C, F 및 O의 각 진술 등에 따르면 피고인 E, G에게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피고인 A, C(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6개월, 피고인 C :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E의 출입국관리법위반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E은 2018. 7. 25.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8. 8. 2.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H는 지인인 A와 함께 대한민국에 있는 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는 베트남인들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지급받고 마치 ‘물품 수출 상담 및 계약’ 등 대한민국에 사업상 단기 방문하는 자격으로 입국하는 것처럼 사증 신청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베트남인들을 초청하기로 마음먹고, H는 베트남에서 허위 초청 대상 베트남인들을 모집하고 허위 사실이 기재된 서류 등을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 제출하는 역할을, A, B, C 및 피고인 E은 순차적으로 국내 기업을 섭외하고 외국인 초청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마련하여 H에게 전달한 다음 베트남인들을 허위 초청하는 역할을 각각 담당하기로 공모하였다.
H는 위 공모내용에 따라 2017. 8.경 A에게 사실은 대한민국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목적인 베트남인 ‘I’을 초청해줄 것을 부탁하고, A는 지인인 B에게, B는 지인인 C에게, C은 주식회사 J를 운영하는 지인인 피고인 E에게 순차적으로 부탁하여 주식회사 J의 사업자등록증명, 납부내역증명, 납세사실증명, 법인인감증명 등 관련 서류를 받아 그 무렵 H에게 전달하고, H는 2017. 9. 22.경 베트남인 ‘K’, ‘L’을 통해「초청목적 : 수산물 가공과 냉동수출 상담 및 계약」이라는 취지의 허위 초청장,「주식회사 J는 베트남인들의 체류 중 제반 법규를 준수하고 출국여비 및 이와 관련된 비용에 대한 지불 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조건으로 초청한다.」는 내용의 허위 귀국보장각서를 각각 작성하여 J 관련 서류들을 첨부한 다음, 베트남 하노이시에 있는 주 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사실은 베트남인 ‘I’의 입국 목적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활동을 하는 것임에도 마치 사업상 단기방문을 하려는 것인 것처럼 입국목적을 ‘무역 / 투자 / 주재’라고 허위 기재한 사증발급신청서(C-3-4)를 작성한 후 성명불상의 사증 발급 담당자에게 제출하고 그 무렵 사증을 발급받아 ‘I’을 대한민국으로 입국하게 함으로써 허위 초청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번 내지 순번 3번 기재와 같이 동일한 수법으로 베트남인 3명을 주식회사 J 명의로 허위 초청하였다.
이로써 A, B, C 및 피고인 E은 H와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외국인을 입국시키기 위해 거짓된 사실의 기재나 거짓된 신원보증 등 부정한 방법으로 외국인을 초청하고, 거짓으로 사증 또는 사증발급인정서를 신청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E이 C에게 주식회사 J(이하 ‘J’라고만 한다) 명의의 외국인 초청 관련 서류를 교부할 당시 J와의 수출 상담 및 계약을 위한 초청이라는 거짓의 초청사유를 기재한 초청장의 제출을 통하여 베트남인들을 대한민국에 입국시키는 허위 초청 범행에 가담한다는 취지의 공동 가공의 의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지고, 피고인이 공모의 점과 함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E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거짓의 초청사유를 기재한 초청장 등의 제출을 통하여 베트남인들을 대한민국에 입국시키는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정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이 운영하는 J 명의의 외국인 초청 관련 서류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H 등의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C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2017. 8.경 B로부터 법인 1개당 베트남인 3명을 초청할 수 있고, 베트남인 1명당 180만 원의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들었고, 피고인 E에게 베트남인을 초청하면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피고인 E이 속초에 공장을 지으면 사람이 필요하니 J 명의로 베트남인들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C의 위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진술내용 자체로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C 자신에게 불리한 정황을 포함하고 있고, 특별히 피고인 E에게 불리하게 허위진술을 할 동기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바,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E은 속초에 수산물공장을 신축하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필요하므로 베트남인들을 초청한 후 Y 주식회사(이하 ‘Y’이라 한다)에서 견습 과정을 거쳐 약 3개월 후 J에 고용할 예정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J는 대표를 포함하여 직원이 4명인 소규모의 수산물 유통회사로서 이 사건 당시 당장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수산물공장 신축과 관련하여 피고인 E 등이 속초에 몇 차례 방문한 외에 구체적으로 진행된 내역이 없는 점, ③ J는 투자제안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BO 주식회사로부터 투자금을 수취하지 못한 점, ④ J의 사내이사 C 또한 당심 법정에서 “2017.경 J의 매출은 별로 없었고, 투자금이 제대로 안 들어와 공장 신축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Y 대표 BP는 Y을 운영하면서 2017. 8.부터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처벌받았는바(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8고약2914호), 이 사건 당시 Y이 추가로 베트남인들을 근로자로 고용할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초청한 베트남인들이 Y에서 약 3개월의 견습 과정을 거치는 동안 수산물공장을 설립하여 해당 베트남인들을 고용할 예정이었다는 피고인 E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피고인 E은 검찰 조사에서 “저는 그 사람들이 입국했는지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입국한 3명 중 1명은 불법체류로 추방되었고, 2명은 아직 불법 체류를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E이 앞서 주장한 바와 같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베트남인들을 초청한 것이라면 응당 관심을 가지고 베트남인들에 대한 초청상황, 입국 여부, 실제로 Y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인한 적이 없고, 또한 피고인 E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에 관한 조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초청한 베트남인들의 입국여부 등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E은 C로부터 받은 돈에 관하여 경찰 조사에서 “100만 원이 전부입니다. 허위초청 대가금이라는 것은 몰랐고, 제가 서류 건네주고 받은 금액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C이 서류대금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C에게 ‘이거 조선족들 불법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나서 C이 주는 100만 원을 책상에 집어던졌고... C이 서류대금이라고만 말하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아서 무슨 돈인지 몰랐는데 직감으로 베트남인들을 초청하고 브로커와 연관된 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E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하여 베트남인들을 초청한 것이라면 C로부터 서류대금 명목으로 돈을 받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C 등에게 고용 알선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 경험칙에 부합할 것이다.
피고인 G의 출입국관리법위반의 점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G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C에게 N 명의의 외국인 초청 관련 서류를 교부할 당시 N와의 수출 상담 및 계약을 위한 초청이라는 거짓의 초청사유를 기재한 초청장의 제출을 통하여 베트남인들을 대한민국에 입국시키는 허위 초청 범행에 가담한다는 취지의 공동 가공의 의사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실 및 사정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O는 검찰 조사에서 “Y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J라는 회사에 김치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자는 내용으로 J 사장인 E씨와 이야기를 했고, 베트남에 김치도 납품하고 노동자로 외국인을 소개하기로 한 부분은 J 이사인 C과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G 상무가 연락이 안 되고 괘씸해서 Y에 납품하기로 했다고 진술을 했습니다.”라고 하여 경찰 조사 시의 진술내용을 번복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 점, ② O는 원심 법정에서 “저는 외국인을 소개받고 싶어서 J 사장님한테 부탁을 했거든요. 예, 필요해서. 그런데 안 됐거든요.”라고 진술하였고, 당심 법정에서 “그때는 한국 사람들이 일이 힘들면 인건비를 많이 달라고 해요. 그런데 외국인은 숙소 제공해주면 인건비가 굉장히 싸요. 그래서 거의 그쪽 공장들에서 외국인을 많이 써요. 그래서 제가 아는 지인들도 없고 해서 G씨한테 외국인 부탁을 했어요. 그랬더니 J 사장님이 이래 이래 해가지고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있다.’ 해서 서류가 필요하다고 해서 다 해서 제가 줬어요.”라고 진술하여 구체적인 행위 전후의 사정을 설명하고 있는바, O가 외국인 초청 관련 서류를 제공할 당시 베트남인들을 고용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O는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자신이 팩스 전송 방법을 몰라 피고인 G가 Y 사무실에서 J 사무실로 팩스를 보내주었을 뿐’이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G의 진술 또한 이에 부합하는바, 피고인 G가 O를 대신하여 외국인 초청 관련 서류를 팩스로 전송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 G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까지 함께 고려하여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 A, C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판결 선고 후 피고인 A, C의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피고인 A, C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원심판결의 양형이유와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 E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E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피고인 A, C의 각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G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 제3면 제10행 중 “2020. 5. 26.”을 “2020. 5. 30.”로, 제5면 제5행, 제6면 제17행 중 “초청하였다.”를 “초청하였고, 거짓으로 사증 또는 사증발급인정서를 신청하였다.”로, 제8면 제9, 10행 중 “위와 같이 외국인을 허위 초청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를 “초청하려다가 미수에 그쳤고, 거짓으로 사증 또는 사증발급인정서를 신청하였다.”로 각 고치고, 제5면 제6행 중 “피고인 G”를 삭제하는 것으로 각 경정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 E에 대하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