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2. 7. 6.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받아 2022. 7. 1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동구 B에 있는 ㈜C을 실제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D는 위 회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E 명의 어음 관련
피고인은 2020. 2.경 거래처인 영농조합법인 F(이하 ‘F’이라 한다)으로부터 자금융통을 부탁받게 되자 2020. 2. 25.경 위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G 소재 택지조성 공사와 관련하여 F과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노무비 지급 등 사업상 돈이 필요하니, 어음을 할인해 주면 지급기일에 틀림없이 결제될 것이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발행인 ㈜E, 배서인 ㈜H의 재정상태 등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았으며 배서인 F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전자어음 할인을 부탁받았으므로 발행인 및 배서인이 피해자에게 어음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알고 있었고, 피고인도 직원의 월급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어음할인을 받더라도 피고인도 피해자에게 어음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에게 ㈜E 명의의 전자어음(전자어음번호 I, 발행일자 2020. 2. 24., 지급일자 2020. 6. 26. 액면금 395,000,000원권) 중 120,000,000원 상당을 제공한 후 2020. 2. 26.경 피해자로부터 어음할인금 114,200,000원을 ㈜C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J 명의 어음 관련
피고인은 2020. 4.경 전항의 거래처 F로부터 재차 어음할인을 부탁받게 되자, 2020. 4. 21.경 위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진해에 있는 다세대 주택의 계약금으로 전자어음을 받았는데, 그 공사 관련 자재대금을 결제할 돈이 필요하니 전자어음을 할인해 달라. 지급기일에 틀림없이 결제될 것이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장성군 소재 타운하우스 공사대금이 부족한 F으로부터 어음할인을 부탁받은 것이라 어음할인금의 상당 부분을 F에 전달할 계획이었고, 발행인 ㈜J 및 배서인 ㈜K의 재정상태 등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았으며 F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전자어음 할인을 부탁받았으므로 발행인 및 배서인이 피해자에게 어음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알고 있었고, 피고인도 직원의 월급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어음할인을 받더라도 어음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에게 ㈜J 명의의 전자어음(전자어음번호 L, 발행일자 2020. 4. 8., 지급일자 2020. 8. 18., 액면금 350,000,000원 권) 중 100,000,000원 상당을 제공한 후 피해자로부터 어음할인금 95,200,000원을 ㈜C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변소의 요지
피고인은 F의 대표 M이 문제없는 어음이라고 하여 그 말을 믿고 피해자에게 어음할인을 부탁한 것이고, 피해자에게 공사대금 등 사업상 돈이 필요하여 어음 유통을 하는 것이라고 사실대로 설명하였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고, 사기의 고의도 없었다. 3. 판단
유죄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할 때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6659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어음(이하 ‘이 사건 각 어음’이라 한다)을 피해자로부터 할인받을 당시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는 등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어음의 발행인이 아닌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어음을 피해자로부터 할인받을 당시 발행인 및 배서인이 피해자에게 어음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알고 있는 등으로 이 사건 각 어음이 그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각 어음 중 하나는 ㈜E이발행하고 ㈜H, F, ㈜C이 순차로 배서한 어음이고, 나머지 하나는 ㈜J가 발행하고 ㈜K, ㈜C이 순차로 배서한 어음이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어음이 부도처리 된 경위나 이유, 발행인인 ㈜E, ㈜J의 각 어음금지급능력 및 F과 ㈜C(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을 제외한 나머지 배서인인 ㈜H, ㈜K의 소구책임부담능력을 알 수 있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믿어도 되는 전자어음이다’라는 취지의 M(F 대표)의 말만 믿고 이 사건 각 어음을 할인하여 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M은 경찰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 각 어음이 부도 난 이유는 잘 모르나, 어음을 발행한 회사가 사기를 당하여, 소송을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지급기일에 결제가 되지 않아 어음이 부도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였을 뿐, M이 피고인에게 어떤 말을 하면서 어음할인을 부탁하였는지, M이 이 사건 각 어음의 발행인, 배서인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어떤 정보를 주었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어음할인 이전에 피해자에게 대여섯 번 정도 어음할인을 요청하여 피해자가 이에 응해 준 적이 있었고, 그 어음들은 지급기일에 모두 정상적으로 결제되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어음의 할인 당시 자신이 운영하는 ㈜C을 배서인으로 하고 피해자를 피배서인으로 하여 피해자에게 이 사건 각 어음을 교부하였고, 피고인은 F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각 어음을 할인받은 후 그 할인금의 3/4 정도를 F에게 교부하거나 F을 위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어음이 지급기일에 결제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기일에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이 사건 각 어음의 발행인 또는 이 사건 각 어음할인의 최대 수혜자인 F을 대신하여 거액의 소구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는 위와 같은 배서행위를 하였을지 의문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순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