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2. 14.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 중 제3-4 요추간 추간판탈출증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원고(1961년생)는 2010. 8.경부터 2022. 10.경까지 B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범용선반기계 조작업무를 수행해 온 근로자인데, 2022. 10. 5. C병원에서 '제3-4 요추간 추간판탈출증, 제3-4 요추간 척추전방전위증, 제3-4 요추간 척추관협착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을 진단받고, 2022. 11. 7.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3. 2. 14. 원고에 대하여,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23. 2. 9.자 판정결과에 기하여, 이 사건 상병의 경우 업무로 인해 발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① 이 사건 상병 중 '제3-4 요추간 척추전방전위증, 제3-4 요추간 척추관협착증'은 상병 인지되나, 제3-4 요추간 추간판탈출증은 상병 인지되지 않는다는 의학적 소견이다.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과 이전 사업장을 포함하여 선반기계 조작업무를 약 32년간 수행한 것이 확인되나, 선반작업 대부분은 선자세로 이루어지고 허리굽힘 자세의 작업시간은 매우 짧아 허리에 부담이 되는 업무라 볼 수 없는 점, 무게 4.15kg~4.55kg의 소재를 10여 분 간격으로 하루 대략 41회 정도 올리고 내리는 작업이 중량물 취급작업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상병과 업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상병의 경우 원고가 그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서 하루에 무게 15~20kg의 공작물을 수십회 올리고 내리는 등으로 허리에 부담이 가는 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특히 2022. 9. 28. 20kg 가량의 공작물을 선반에 물려서 올리고 내리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가공하다가 허리에 무리가 가는 등으로 이러한 신체부담업무의 수행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으로서, 원고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달리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125 판결 등 참조).
먼저, 이 사건 상병 중 '제3-4 요추간 척추전방전위증, 제3-4 요추간 척추관협착증'(이하 '제1 상병'이라 한다)에 관하여 본다.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따르면, 감정의사(정형외과)는 제1 상병에 관하여 요추 전반의 퇴행성 변화와 연관되어 장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병변으로 MRI영상 소견상 해당 병변들이 특정 시점의 업무 수행이나 단기간의 외력에 의해 새롭게 발생하거나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소견이 확인되지 않고, 원고의 해당 업무의 경우 그 신체부담업무의 정도가 전반적으로 경한 수준으로 판단되어 업무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고, 원고도 위 감정의사의 제1 상병에 관한 위와 같은 감정의견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과 앞서 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내용을 종합하면, 제1 상병의 경우 원고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상병 중 '제3-4 요추간 추간판탈출증'(이하 '제2 상병'이라 한다)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각 증거와 위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서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감정의사는 제2 상병에 관하여 영상 소견상 상병 인지되고, 비교적 급성병변의 성격을 가지는 소견으로 일정 시점의 외력 또는 요추부 부담과 연관되어 발생하거나 증상이 발현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특히 기존의 요추부 퇴행성 변화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비교적 경미한 외력이나 일시적인 허리 부담에 의해서도 추간판탈출이 발생할 수 있으며, 원고의 업무 수행과정에서의 일시적인 요추부 부담이 증상 발현을 촉발하였을 가능성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인정할 수 있고, 업무 관련성이 25% 정도라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처분절차에서의 D병원의 특별진찰결과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이유에서도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 및 이전 사업장에서 30년 이상 동종의 선반기계 조작업무를 수행하였음을 확인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하루 근무시간 동안 4.1~4.5kg 가량의 공작물을 허리를 굽혀 선반에 41회 가량 올리고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였다는 것이므로, 보통 평균인에 비하여 큰 키(181cm)에 평소 허리가 좋지 않던 원고로서는 이러한 작업 수행으로 인하여 원고의 허리에 상당한 부담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에서는 제2 상병이 인지되지 않는다는 의학적 소견을 전제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2 상병의 경우 의학적으로 인지될 뿐만 아니라 원고의 위와 같은 신체부담업무의 계속적, 반복적 수행으로 인하여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발병, 악화된 것으로 그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 중 제1 상병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지 않지만, 제2 상병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제1 상병에 대한 부분은 적법하고, 제2 상병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 중 제2 상병에 대한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