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법무법인 D 작성 증서 2017년 제194호 채무변제(준소비대차) 계약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18,492,87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9.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한다.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 중 제2항 기재 금액에 대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부분을 각 기각한다.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제2항 기재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제2항 기재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하여 이를 정지한다.
소송총비용 중 7/1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4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B은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피고는 원고 회사의 직원으로 각 재직하던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 회사를 퇴사한 2017. 2. 15.경 임금 및 퇴직금 합계 33,00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이에 원고들과 피고는 2017. 2. 21. 원고 회사를 채무자, 피고를 채권자, 원고 B을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공정증서 작성 이후인 2018. 4. 9.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으로 11,671,300원을, 2018. 9. 10. 원고 B으로부터 3,80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0, 11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 B, 피고, 소외 F, G 등이 소외 주식회사 E(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를 공동으로 설립하는 과정에서, 원고들과 피고는, 원고 B이 광고영업을 하여 소외 회사에 수익이 발생하면 원고 B이 소외 회사로부터 영업대행수수료를 지급받아 이 사건 공정증서 상의 채무를 변제하기로 약정하여(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그 내용 중 일부인 ‘원고 B의 광고영업을 통한 소외 회사의 수익금 발생 및 소외 회사의 원고 B에 대한 영업대행수수료 지급‘(이하 ’이 사건 영업대행수수료 지급’이라 한다)을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 변제의 조건으로 정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소외 회사의 명의상 대표이던 소외 H 등과 함께 원고 B을 소외 회사의 경영에서 배제하고, 경영권을 장악한 후 원고 B이 소외 회사와 맺은 영업대행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였으며, 현재는 소외 회사의 주식을 모두 처분하기에 이르렀는바, 이는 피고가 신의칙에 반하는 방법으로 채무의 변제에 관한 조건의 성취를 불가능하게 만든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법률행위의 해석에 있어 당사자가 표시한 문언에 의하여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형식과 내용,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한편 조건은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고, 법률행위에서 효과의사와 일체적인 내용을 이루는 의사표시 그 자체이다.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는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외부에 표시되어야 하고,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었다고 인정하려면,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률행위 효력의 발생 또는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의 발생 여부에 따라 좌우되게 하려는 의사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다20282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소외 회사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이 불허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위적 주장은, 이 사건 영업대행수수료 지급이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 이행의 정지조건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8,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약정이 이 사건 공정증서와 일체를 이루는 부관이라거나, 이 사건 영업대행수수료 지급을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 이행의 조건으로 하겠다는 당사자들의 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이를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 이행의 조건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약정은 이 사건 공정증서와는 별도로 채무의 변제방법을 정하면서 변제기한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합의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과 피고 등은 함께 소외 회사를 설립하면서, 2017. 8. 2. 원고들은 피고 등에게 소외 회사의 주식을 교부하고, 소외 회사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되면 원고들에게 수수료 등을 지급하며, 원고들은 그 돈으로 피고 등에 대한 미지급 임금, 퇴직금을 변제하기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을 하였는데,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1> 및 형사사건<2>에서 법원은 이 사건 약정에 관하여 ‘소외 회사의 설립과정에서 원고 B이 피고 등에게 소외 회사의 주식을 분배해 주는 대신 기존 미지급 급여에 대하여 변제기간 유예를 받겠다는 제안을 하였고, 피고 등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약정에는 이 사건 공정증서에 관한 아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 약정은 이 사건 공정증서와는 별도로 온전한 효력을 갖는 독립적인 법률행위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약정의 성립과 동시에 이 사건 공정증서의 효력을 소멸시키기로 별도로 합의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이 사건 공정증서 상의 채무 변제가 이 사건 약정의 이행으로써만 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원고는 2018. 9. 10. 이 사건 영업대행수수료 지급과 무관하게 피고에게 3,80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들의 주장은 소외 회사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원고들은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없다는 것인데, 원고들의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는 피고에게 2015. 10경부터 2017. 2.경까지 지급하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 채무인 점, 원고들은 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즉시 강제집행을 받겠다고 인낙하기까지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은 의사로 이 사건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공정증서 작성 이후 피고는 체당금 및 변제금으로 합계 15,471,300원을 지급받았다. 한편 이 사건 약정은 원고 B이 소외 회사를 직접 경영함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원고 B이 빼앗긴 경영권을 회복하지 아니하는 한 변제기한이 도래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원고 B이 소외 회사의 경영권을 회복할 때까지 17,528,700원(= 33,000,000원 – 15,471,30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하여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약정으로써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의 변제기한을 기존 약정하였던 2018. 2. 1.로부터 일시적으로 유예하였음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피고는, 변제기한의 유예는 소외 회사가 원고 회사의 채무를 인수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와 같이 해석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원고들은 소외 회사로부터 받은 영업대행수수료로 피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기로 한 이상 원고 B이 소외 회사의 경영권을 회복하여 소외 회사의 광고영업을 할 수 있을 때에 변제기한이 도래한다고 하여 이 사건 영업대행수수료 지급이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의 기한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약정을 이 사건 공정증서의 부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약정의 체결 당시 이 사건 공정증서 상채무의 변제기한을 유예하면서도 별도로 변제기한을 정한 바는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정증서 상의 채무는 변제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전환되었고,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의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피고가 2018. 4. 26.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하여 원고 B이 소외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주식을 압류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공정증서 상의 채권을 행사하였고, 그에 따른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타채102444 압류명령이 2018. 5. 23. 원고 B에 송달된 사실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므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위 압류명령을 송달받은 다음 날인 2018. 5. 24.부터 지체책임을 진다.
2018. 4. 9.자 체당금 11,671,300원, 2018. 9. 10.자 변제금 3,800,000원을 이 사건 공정증서 상 33,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8. 5.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약정이율인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채무에 아래와 같이 변제충당하면, 잔존채무는 18,492,874원 및 이에 대한 최종변제일 다음 날인 2018. 9.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된다.
소결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위 잔존채무를 초과하는 부분에 관하여 불허되어야 하는바, 원고의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상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2019년경 소외 회사의 기업가치는 200억 원에 달하였는데, 피고 등이 원고 B을 소외 회사의 경영에서 배제하기 위해 업무방해 등 범죄를 저지르고 실질적 대주주인 위 원고의 의사에 반해 불법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함으로써 위 원고의 지분율이 53%(106억 원)에서 5.89%(11억 7,800만 원)로 감소한바, 원고 B은 피고에 대하여 최소 9억 4,220만 원(= 위 차액 94억 2,200만 원 × 10%)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갖는다. 또한 원고 B은 지급기일연장 합의가 없었다는 피고의 모해위증 등 범행으로 인하여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고단709, 1076(병합)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에서 74일 동안 구금되어 있었던바, 위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37,698,963원[= 일실수입 7,698,963원{= 5,315,850원(= 2018. 11. 17.부터 2018. 12. 31.까지 45일 × 도시일용노임 118,130원) + 2,383,113원(= 2019. 1. 1.부터 2019. 1. 29.까지 19일<3> × 도시일용노임 125,427원)} + 위자료 30,000,000원]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갖는다. 원고 B의 위 각 채권과 피고의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권을 상계하면 원고들의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무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게 되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고(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이 피고의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권은 피고가 지급받지 못한 급여 및 퇴직금 채권인 점, 임금채권의 상계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었고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은 경우 또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금원을 초과지급하여 그 초과지급분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경우 등에 한하여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예외적인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점(피고가 원고들의 상계권 행사에 동의하였다는 사정은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는 원고들의 상계권의 행사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불허되어야 한다거나 원고들 주장의 각 채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다투고 있으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 각 채권은 초과지급분의 부당이득반환과 무관한 것이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B은 그 주장과 같은 채권으로 피고의 이 사건 공정증서 상 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위에서 인정한 것과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성(재판장) 김아름 이순혁
각주1)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가합104206호, 부산고등법원 2019나56169호 및 대법원 2021다223689호
각주2)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8고단709, 1076(병합)호, 부산지방법원 2018노4192호 및 대법원 2019도10325호
각주3) 계산상 오류임이 명백하나 별도로 정리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