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12. 15. 선고 2023나4861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9. 9. 5.부터 2014. 9. 30.까지 C이 운영하는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조세에 대한 신고, 신청, 청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세무법인으로서 2014. 9. 26.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C은 위 법인설립등기시부터 현재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다.

원고는 2014. 10. 1.부터 피고의 사무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12. 31. 퇴직하였다.

라.

이후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을 상대로 연차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을 제기하여 C은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었다. 위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은 2021. 8. 18. C 회계사무소와 피고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이고,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에는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함을 전제로, C에 대하여 원고에게 연차수당 9,986,958원을 그 지급기일 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벌금 2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0고정1165호).

마.

이에 대하여 검사와 C이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에서 검사는 죄명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를 추가하고, 'C이 원고에게 연차수당 9,986,958원 이외에 2019년 연말정산환급금 324,660원 및 퇴직금 1,074,99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하였다. 이후 항소심 법원은 2022. 11. 18. 원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면서 변경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C에 대하여 벌금 25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1노2733호). 이에 대하여 C이 다시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23. 6. 1. 상고가 기각됨으로써(대법원 2022도15441호), 위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일련의 형사사건을 '관련 형사사건'이라 하고, 확정된 위 항소심 판결을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7, 10, 1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연차수당 9,986,958원, 2019년 연말정산환급금 324,660원 및 퇴직금 1,074,990원을 미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1,386,608원(= 연차수당 9,986,958원 + 2019년 연말정산환급금 324,660원 + 퇴직금 1,074,99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2019. 12. 3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미지급된 연차수당, 퇴직금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1)

피고는, 관련 형사판결에서 확정된 연차수당 9,986,958원은 원고가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까지 합하여 산정된 것인데, C 회계사무소는 피고와 별개이므로 C 회계사무소에서의 근무기간까지 합산하여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며, 원고가 피고에 근무한 기간만을 기초로 계산하면 매년 15 ~ 17일의 연차가 발생하는데, 원고는 본인의 연차를 모두 사용하였으므로 미지급된 연차수당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지급된 연차수당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위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추가 퇴직금 1,074,990원의 지급의무도 없다고 주장한다.

2)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관련 형사사건의 1심 및 항소심 법원이 'C 회계사무소와 피고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이므로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에는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C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여 항소심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인이 사건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어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바,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C 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자료들만으로는 관련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의 증명력을 번복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은 피고에서 근무한 기간뿐만 아니라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2019년 연말정산환급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2019년 연말정산환급금은 담당 직원이 신청을 누락하여 국고에 귀속되었으므로 원고가 직접 세무서에서 환급을 받으면 되고, 피고에게는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연말정산환급금은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청산대상금품으로서 피고는 원고의 퇴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바(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도3015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그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태식(재판장) 한혜진 전유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