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2023나4862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2. 2. 6.부터 2014. 9. 30.까지 C이 운영하는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조세에 대한 신고, 신청, 청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세무법인으로서 2014. 9. 26. 법인설립등기를 마쳤다. C은 위 법인설립등기시부터 현재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다.

원고는 2014. 10. 1.부터 2020. 2. 5.까지 피고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라.

부산지방법원은 2023. 2. 15. C이 원고의 퇴직금 3,291,405원과 연차수당 5,458,792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등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C 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이므로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 및 퇴직금을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은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C에게 벌금 4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0고정1445호). 이에 C이 항소하였는데, 위 항소심 법원은 2022. 11. 18.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항소사건이 병합되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위 제1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C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배척하고 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C에게 벌금 1,0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3노820호). 위 항소심 판결은 2024. 4. 12. C의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23도16851호)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확정된 위 항소심 판결을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0, 11,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 등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2020. 5. 8. 피고와 사이에 근로관계 종료에 관하여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 등으로 화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거나 그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판단

을 제1호증의 49에 의하면, 원·피고는 2020. 5. 8. 부산지방노동위원회 D 피고 부당징계 구제신청 사건에 관하여 ‘1. 원고와 피고는 2020. 2. 6.자로 합의해지(대표이사와의 불화에 의한 퇴직)에 의해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으로 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법정퇴직금 12,929,649원과 2020년 2월분 급여 431,000원 합계 13,360,649원을 2020. 5. 11.까지 원고의 기존 급여계좌로 지급한다. (이하 생략) 3. 이 사건 당사자는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화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화해는 법원의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갑 제5호증의 기재와 영상을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화해의 주요 내용은 원·피고 사이에 근로관계 종료의 사유를 합의해지로 정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금액의 법정퇴직금과 2020년 2월분 급여를 지급하기로 한 것인 점, 위 화해조항 제3항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 범위로 ‘근로관계 종료’만을 명시하고 있는 점, 위 화해조서가 작성될 당시 원고는 연차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근로관계 종료라고만 되어있는데, 그 외의 것은 상관없다는 기재를 부가해달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위 화해조서 작성에 참여한 공익위원 역시 ‘법정 수당을 미지급한 것이라든지 다른 위법한 사항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위 기재를 부가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점 등에 비추어, 위 화해조항 제3항의 의미는 근로관계의 종료 그 자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기존의 미지급 법정수당 등 다른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에 대하여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는 위 화해와 무관하게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연차수당 5,458,792원 및 퇴직금 3,291,405원을 미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8,750,197원(= 5,458,792원 + 3,291,40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2020. 2. 5.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2.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C 회계사무소와 독립된 법인이고, C 회계사무소의 직원들과 고용승계에 관하여 합의한 바도 없으므로,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 퇴직금 산정은 원고가 피고에 입사한 2014. 10. 1.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보상휴가를 부여한 사실이 없고, 원고의 휴무일을 연차일수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 이에 따르면, 원고에게 미지급된 연차수당이나 퇴직금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관련 형사판결에서는 C 회계사무소와 피고의 소재지가 동일한 점, 원고가 ‘C 회계사무소 직원들은 모두 퇴사 처리하거나 사직서를 제출받은 사실이 없고, 개인에서 법인으로 회사만 명의 변경된 것이지, 일체 변경된 게 없고, 근무환경은 동일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원고가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을 포함하여 5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 대한 표창장을 받은 점, 원고가 C으로부터 2014. 9. 30.까지의 퇴직금을 정산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동일한 사업체에서 계속하여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C 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라고 판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재판인 이 사건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어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는데,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과 주장하는 사정들을 다시 살펴보더라도 관련 형사판결의 판단을 번복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C 회계사무소와 피고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연차 발생일수, 퇴직금을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무기간은 피고에서 근무한 기간뿐만 아니라 C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한 기간도 포함되어야 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갑 제14호증, 을 제1호증의 58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원고 본인신문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피고의 복무규정은 직원의 휴가를 법정휴가(연차휴가 등), 공가, 병가, 청원휴가, 명령휴가, 특별휴가로 구분하고 있고(제17조 제1항), 그중 특별휴가는 업무상 특별한 공로, 공적, 우수제안 등으로 인한 포상, 직원의 심신단련 등을 위하여 부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점(제24조), 피고의 직원들은 법인결산,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등 초과근무, 휴일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 이를 보상하기 위한 휴가(특별휴가)를 부여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 일정한 시기, 동일한 일자에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직원들 다수가 출근하지 않기도 한 점, 원·피고 사이에 원고의 휴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보상휴가를 부여한 바 없다거나 원고의 휴무일을 모두 연차일수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성(재판장) 양소영 김혜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