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4. 17. 선고 2023나5215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5. 9.부터 2010. 2.까지 망 C(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병원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망인과 그 자녀들의 부동산 등 재산관리, 세금 납부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나.

망인은 2010. 2. 6. 사망하였고, 그의 상속인으로는 피고, D, E를 비롯한 7명의 자녀들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2010. 2.부터 2019. 5.까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 15,083,333원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은 고용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37117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고가 망인의 사망 이후 상속재산과 피고의 재산 등 관리업무를 수행한 사실, 피고로부터 매월 일정한 금액의 보수를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갑 제4 내지 7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점을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는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은 적이 없고, 근로시간이나 근무 장소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하여 피고가 관리·감독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2)

원고는 피고의 사업장 등 부동산 관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로부터 업무내용, 수행방법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받은 적이 없고, 원고의 재량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후 그 진행상황이나 결과를 피고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에 일부 관여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피고는 부동산 소유자 및 재산관리 업무의 위탁자로서 수탁자인 원고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기한 업무수행을 촉구한 정도로 보인다.

(3)

원고는 피고 외에도 다른 상속인들로부터 매월 일정한 금액의 보수를 지급받았던 점, 그 금액이 근로시간이나 근로내용과 무관하게 상속인들의 재산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점, 보수에 대한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도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가 피고로부터 매월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근거로 든 증거(갑 제1, 10호증)는 모두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자료이거나 피고의 서명·날인조차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문서의 양식에 불과하므로, 위 증거만으로 원고에게 지급된 돈이 급여라고 단정할 수 없다.

(5)

원고의 겸직은 금지되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의 겸직 행위를 제한하려 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 외 다른 상속인들의 재산관리 업무도 수행하였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위 업무의 일부를 대행하게 할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의 전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6)

원고는 피고가 망인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원고가 망인의 근로자 지위에서 수행하였던 업무 중 일부를 피고와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망인과 체결한 고용계약의 중요 사항(급여의 액수 및 지급방법, 근로시간, 업무의 범위 등)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피고에게 이전되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수인의 상속인들 중 피고만이 망인의 사용자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7)

원고는 2013년 이후 피고를 사업자로 하여 국민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된 사실이 없다.

다.

소결

위와 같이 원고의 지위, 업무처리 절차, 보수지급 및 업무환경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는 근로계약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위임계약의 요소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금덕희(재판장) 이상균 고종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