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2023나6319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및 원고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내용은 제1심판결 이유 부분 제1, 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위와 같은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사용자에게 있어야 하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제1심증인 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피고의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사고 현장 2층에서 1층으로 이동하는 정상적인 방법은 건물 내부에 있는 계단을 통해 돌아서 내려가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2층 난간을 넘어서 1층 담장너머로 뛰어내리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②

㉠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있는 D의 직원 E이 작성한 진술서 내용에 의하면 '폐수수거작업을 마친 뒤 호스를 정리하기 위하여 2층으로 올라온 원고에게 건물 내부 계단으로 내려가면 된다고 안내하였으나, 원고는 노란색 난간을 넘어서 담벼락으로 내려온 뒤 1층으로 뛰어내렸다'는 것인 점, ㉡ 피고 소속 폐수수거차량 기사 G은 제1심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2층에 폐수탱크가 있는 작업현장에서 작업을 할 경우, 2층에서 호스를 끌어 올리고 그 호스를 탱크와 연결하여 작업을 마친 뒤 다시 호스를 1층으로 내려보내는 작업은 작업현장 업체 직원이 담당하므로 일반적으로 폐수수거차량 기사가 2층으로 올라갈 일은 없다', '폐수수거작업을 마친 후 차량에 있는 펌프 스위치를 빨리 끄지 않더라도 펌프에 과부하가 걸릴 일은 없다', '폐수수거차량 기사는 단독으로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피고뿐만 아니라 다른 동종 업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5톤 차량과 25톤 차량은 작업 방법이 동일하다'라는 등의 내용으로 증언한 점, ㉢ 피고 소속 다른 폐수수거차량 기사 H 역시 폐수수거작업의 전반적인 과정 및 폐수수거차량 기사가 2층으로 올라갈 필요가 있는지 여부, 폐수수거작업을 마친 후 차량에 있는 펌프 스위치를 신속하게 끌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등과 관련하여 G의 위 증언과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근로자를 2인 1조로 배정할 필요성이 있는 업무임을 인정하기 어렵다.

③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 제32조 제1항 제1, 3호는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는 안전모를, '물체의 낙하·충격, 물체에의 끼임, 감전 또는 정전기의 대전에 의한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는 안전화를 각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제1심증인 G의 증언 및 H이 작성한 진술서 내용에 의하면 2층에 폐수탱크가 위치한 경우에도 폐수수거차량 기사가 2층에 올라갈 이유는 없다는 것이고, 그 밖에 달리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가 수행한 작업이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보호구를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나아가 제1심증인 G의 증언에 의하면 폐수수거차량 내부에 안전화, 안전모 등이 비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④

원고는 피고가 작업에 필요한 제반 교육 및 안전교육을 미실시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정상적인 통행로를 통하지 않고 이 사건 사고 현장 2층에서 1층으로 뛰어 내려 이동하다가 발생한 것이고, 피고로서는 근로자인 원고가 이러한 위험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에게 이와 같은 원고의 비정상적인 행동까지 예측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⑤

원고는 피고가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규정이 요구하는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주장과 같은 안전조치가 위 법률의 어떤 조항에 의하여 도출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한 안전조치를 위반하였다고 볼만한 사항은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재판장) 양철순 차민우

각주1) 원고가 위와 같이 제1심판결 패소 부분 중 일부에 대하여만 항소하였는바, 이로써 청구취지도 같은 범위에서 감축한 것으로 선해한다.

각주2)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사업주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하여야 할 안전조치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는 고용노동부령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