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유죄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E 사이의 고용관계는 2020. 3. 31.경 종료되었고, 피고인은 E의 출퇴근 및 업무에 대해 지시 또는 관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검사(무죄 부분, 사실오인)
B은 일정한 근무시간에 일정한 근무장소로 출근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피고인은 B을 근로자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B은 마케팅, 프리마켓 등 업무를 담당하며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및 B과 피고인의 관계, 취급한 업무 등의 측면에서 B을 다른 근로자인 E와 달리 볼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2020. 1.경부터 2020. 7.경 사이의 E의 교통카드 내역에 의하면, E는 오전 9시경 중동역에서 하차(출근)하고 오후 8시경 같은 역에서 승차(퇴근)한 점, ② 2020. 2.경부터 2020. 12.경 사이의 E의 카카오톡 대화방 자료에 의하면, 이 기간동안 E는 재료 등을 주문한 주문내역과 영수증 등을 위 대화방에 올린 점, ③ 피고인은 2020. 3. 31.을 기준으로 E의 동의하에 근로관계를 종료했고 그 이후부터는 E가 자의로 일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에 의하면, E는 실업급여를 받으면서도 2020. 3. 31. 이전 근무내용과 동일하게 음식 제조와 발주 등 업무를 2020. 12.경까지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이러한 E의 근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점, ⑤ E가 피고인과의 친분 관계나 업무에 대한 열의 때문에 일시 자의로 근무할 수 있다 하더라도, 월 급여도 지급되지 않고 사용자가 나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굳이 평소와 똑같은 형태로 근무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⑥ E는 이 사건 진정 이후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것에 대해 자진신고하고 이를 반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임금 독촉이 늦어진 경위에 대해 E는, 피고인과 아는 사이였고 코로나19 등으로 사업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으며, 피고인이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임금 지급을 요구하지 못하다가 2021년에 이르러서야 카톡 등으로 밀린 임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인바, 진술의 내용이 자연스럽고 수긍할 만한 점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판시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E는 수사기관에서 ‘매월 2~3회 피고소인 저와 B 셋이서 업무 회의를 하여 홍보에 필요한 업무지시를 받았고, 매일매일 음식 주문에 대해서는 구두로 피고소인에게 업무지시를 받았다’라고 진술한 점, 피고인과 E, B 등이 포함된 ‘D 업무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대화방이 존재하고 위 대화방에서 E가 피고인에게 발주 사항을 보고한 내역(증거기록 제164면 이하)이 존재하는 점, E가 제출한 사진 증거 자료(증거기록 제353면 이하)에 의하면 피고인과 E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2020. 3. 31. 이후에도 E는 기존과 동일하게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음식 제조와 SNS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시점 이후에도 E에 대하여 업무를 지시하고 주기적으로 이를 감독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데(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다38995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E는 수사기관에서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무급으로 일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라고 진술(증거기록 25면)한 바 있고,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기간 이전인 2020. 3. 31.경 E와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것에 불과하고, 달리 실업급여를 지급받는 기간(2020. 4. 1.부터 2020. 8. 31.까지 5개월)과 그 이후 기간(2020. 9. 1.부터 2020. 12. 31.까지 4개월)에 대하여 E가 자신의 임금채권을 포기한 것임을 인정할 별다른 자료는 없다.
E와 피고인 및 피고인의 처와 사이의 2020. 6. 7.자 음성녹취록(증거기록 64면 내지 66면)에 의하면, E가 “11개월(2020. 2. 1. 부터 2020. 12. 31.까지를 의미한다)의 급여의 지급을 구하면서, 코로나 상황이라 1년 동알 말씀을 안 드렸다. 이후 달라고 하니까 피고인이 힘들다며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기다렸는데 계속 연락이 없었다”고 말하면서 위 11개월 간의 임금의 지급을 구한 사실이 확인된다. 만일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E와 2020. 3. 31.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면, 피고인은 E에게 2개월 간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므로, 이에 대하여 항의하는 것이 당연한데, 피고인은 항의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당시 피고인의 처로부터 피고인에게 “1년 동안이나 월급을 안 주고 사람을 썼을 때는 무엇인가 나중에 대책이나 뭐를 생각했을 것 아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였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B의 주장에 의하면, 함께 고용되었다는 E가 2019. 6.부터 월 급여를 계속 받았음에 반해, B 자신은 2019. 6.부터 2020. 2.경까지 급여를 단 한 번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음에도 피고인에게 임금 지급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인바,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B과는 고용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다투었고, B은 고용계약서를 체결했고 이를 사진으로 촬영하여 휴대폰에 보관 중이었으나 휴대폰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이는데(B의 원심 법정 증언), 다른 사진들이 그대로 있음에도 유독 계약서 사진만 없어졌다는 사실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과 이 사건 카페의 개업 준비를 함께 했다는 F은 원심 법정에서, “고용계약서는 E만 작성했기 때문에 B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 B이 고용되지도 않았는데 일만 하는 것을 보고 경제관념이 없다고 많이 걱정했다 / 매출이 없어 유능한 직원인 자신을 내보내는 마당인데 자기 대신 B을 채용했을리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과 B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거나 B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B에 대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문 제3면 제5행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으로 고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계훈영(재판장) 이경린 김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