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노478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은 차용금이 아닌 투자금이고,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 C에게 4,030만 원을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약정한 투자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C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1년 2월)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단기간 내에 이를 반환하기로 약정한 것이 아니라면 피해자가 타인으로부터 차용한 금원까지 합하여 다액의 금원을 수차례에 걸쳐 피고인에게 송금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돈 중 합계 2,000만 원 정도를 개인 채무의 상환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별다른 재산이나 자금이 없었고, 오히려 금융기관에 1억 7,800만 원 상당의 채무만을 부담하고 있었으며, 별다른 직업이나 수입이 없었던 점, ④ 피고인은 타인의 대여금 또는 투자금에만 의존하여 막연히 프랜차이즈 커피숍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특별히 프랜차이즈 커피숍 사업에 관한 경력이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여 당시 타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되는 점, ⑥ 실제로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차용금을 전혀 변제하지 못하였고, 피해자 외의 제3자들로부터 다액의 금원을 차용한 후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피해자에 대한 편취의 범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상대방이 개별적 처분행위를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10519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등 참조). 민사상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이 피해자에게 약정한 투자원금 및 수익금을 반환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알고도 이를 용인한 채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합계 252,800,000원을 교부받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기록에 드러난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커피숍 영업 시작일에 피고인에게 지급한 원금을 반환받을 의사로 피고인에게 금전을 교부하고, 피고인 역시 피해자에게 원금 이상의 금원을 반환할 것을 약속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금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돈은 모두 투자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위 투자금을 교부받은 용도에 맞게 사용하였으므로 그 사업실패로 인한 책임을 부담할 이유도 없고, 투자원금을 반환할 의무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대해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 및 고소대리인 H은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금원을 교부하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투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장차 피고인이 커피숍을 운영하여 수익금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돈을 배당받기로 하였다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대질조사(제3회 경찰 피의자신문)에 출석하여 고소대리인 H의 종전 진술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커피 프랜차이즈 본점을 시작하려고 하니 5,0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하였고, 피해자가 돈이 없다고 거절을 하니 피고인이 “5,000만 원을 빌려주면 주주명부에 등재를 시켜주고 프랜차이즈 수익금을 준다”고 말하였다. 수익은 오래되어 기억은 안 나지만 약 20%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111, 112면),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5,000만 원 정도를 빌려주면 프랜차이즈 사업에 따른 수익금의 일정 부분을 주겠다고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면서(공판기록 제47면, 증거기록 제118면), 피고인이 장차 커피숍 운영을 시작하면 원금을 반환해 줄 것을 약속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51면).

②

피해자는 2013. 2. 19.경 피고인의 계좌에 합계 4,000만 원을 송금한 것을 시작으로 2013. 5. 10.까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4회에 걸쳐 합계 252,800,000원을 송금하였는데, 원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피해자는 그의 자매들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금융기관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피고인에게 돈을 지급하였는바, 프랜차이즈 사업에 따른 수익 발생 여부나 투자금 회수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계속하여 투자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이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요식업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도 없었고, 해당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작하지도 않아 수익 발생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커피숍 영업을 시작하면 피고인으로부터 금원을 반환받을 것으로 생각하여 자신이 차용한 금원 등을 피고인에게 금전을 교부하였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계속 돈을 지급한 경위에 대하여, ‘피고인이 차용금이 있어야 커피숍을 오픈할 수 있다고 하였고, 커피숍이 오픈되어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기에 계속 돈을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공판기록 제48면, 증거기록 제121면).

④

피해자의 언니인 E, C도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 명의 계좌로 2013. 3. 1. 2,000만 원, 2013. 4. 11. 3,000만 원을 각각 송금하였는데,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이 커피숍을 오픈하면 바로 돈을 준다고 하여 돈을 빌려주었다. 피해자가 커피숍 관련하여 투자를 하라고 했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바(공판기록 제97, 104면, 증거기록 제360, 362면), 피해자는 커피숍 영업이 시작되면, 피고인에게 교부받은 금원을 돌려받기로 하고 피고인에게 금원을 교부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당심 법정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하던 사업이 좀 위험한 사업이었던 터라 노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각 금원을 교부하게 되었다는 것인바(당심 피고인 신문 녹취서 2면), 피고인의 위 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자신이 진행하던 사업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바라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금원을 교부한 것으로 보일 뿐,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고 피고인이 처음 시작하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아니한다.

나)

원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는 1억 7,800만 원 상당의 채무가 있었을 뿐 별다른 재산을 보유하지도 않았다. 피고인의 사업수완이나 경영 능력 등에 비추어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 성공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데, 피고인의 당심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이전에 커피뿐 아니라 요식업 관련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18. 7. 28. 수익금 명목으로 4,03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당시에는 피해자에게 약속한 원리금을 충분히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수익금은 한푼도 지급받지 못하였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보건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금원을 교부받은 시기가 2013. 2. 19.부터 같은 해 5. 10.까지이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커피숍 운영을 시작하면(위 교부시로부터 약 1~2년 후) 이를 변제하기로 약속하였다는 것인데,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2018. 7. 28.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지급한 4,030만 원을 지급한 것이 이 사건 커피숍 사업으로 인한 수익금인지 여부를 할 수 없다. 더욱이 피고인 및 피해자 사이에는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2억 5,280만 원 외에도 거액의 다른 금전거래 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법원은 피고인 및 변호인에게 위 4,030만 원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2억 5,280만 원에 대한 수익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임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를 입증할 별다른 자료는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더욱이 피고인 당심 법정 진술에 의하면 위 4,030만 원을 지급한 이유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서로 사업을 잘 일으켜 주는 서로 돕는 그런 사이였기 때문에, 제가 정말 힘들게 구해가지고 생일날 준 것”이라는 것(당심 피고인 신문 녹취서 4면)인바, 위 4,030만원 금원의 지급을 두고, 피고인의 커피숍 사업이 이 사건 당시 잘 진행됨에 따라 그 수익금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지급된 것이라거나 위 돈을 지급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이 위 사업을 영위하여 피해자에게 약속한 원금 및 수익금을 충분히 변제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라)

나아가 피고인은 당시 커피숍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실제로 피고인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송금받은 돈 중 일부는 피고인의 개인 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사용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별다른 수입이나 재산 없이 거액의 채무만을 부담하고 있었고, 피해자가 교부한 금원의 일부가 위와 같이 피고인의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사용된다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피해자가 지인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까지 무리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각 기재와 같은 거액의 금원을 교부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는 점, 달리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한 점,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형사처벌받은 전과가 다수이고, 동종 사기범행으로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과도 있는 점, 그 밖에 원심이 양형의 이유에서 밝힌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건강, 성행, 환경, 경제적 형편,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계훈영(재판장) 이경린 김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