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2. 13. 선고 2024가합40772 판결

주문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부산 부산진구 C건물 3층 소재 D주간보호센터에 입소 중 2022. 6. 29. 발생한 낙상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채무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부산 부산진구 C건물 소재 D주간보호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고 한다)의 대표이다. 피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장기요양등급 4등급을 받은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22. 2. 9.경 원고와 장기요양급여 중 주야간보호 이용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6일 오전 09:05부터 17:05까지 이 사건 센터에서 생활하였다.

다.

피고는 2022. 6. 29. 오전에 이 사건 센터에서 물침대를 이용한 아쿠아안마 서비스를 받고 이동하던 중 넘어지는 낙상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다리 통증을 호소하였고, 이 사건 센터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E정형외과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았다.

라.

그 후 피고는 2022. 8. 2.경 F병원에 입원하여 2022. 8. 24.경 퇴원하였는데, 위 병원으로부터 우측 대퇴골 경부의 상세불명 부분의 폐쇄성 골절 진단을 받고 2022. 8. 9. 우측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으며, 수술일로부터 3개월간 가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9호증, 을1, 2,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인지능력이 원활하고 자립보행도 가능하였다. 피고가 무단으로 일어나 보행 중 자신의 발에 걸려 스스로 넘어진 것이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수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주간보호시간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우측 대퇴부 골절상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는 주야간보호서비스를 규정한 노인복지법 제38조 제1항 제2호 및 수급자의 신체 안전을 보장하고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를 규정한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2항 등을 위반한 과실이 존재하고,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우측 대퇴골 경부 골절로 인하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에 이르게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보상할 책임이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에서는 채무자인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원인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는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에 관하여 주장·입증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4525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고 있고, 피고는 이 사건 센터의 종사자들이 피고의 낙상 위험이 높다는 점을 알면서도 주의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아니하였고 요양보호사의 배치도 부족하였던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피고가 골절 상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요건 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나.

원고의 과실 유무

이 사건 센터는 노인복지시설 중 재가노인복지시설로서, '부득이한 사유로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심신이 허약한 노인과 장애노인을 주간 또는 야간 동안 보호시설에 입소시켜 필요한 각종 편의를 제공하여 이들의 생활안정과 심신기능의 유지·향상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노인복지법 제38조 제1항 제2호)이다. 이 사건 센터를 이용하는 노인들은 기본적으로 고령이므로 원고로서는 노인들이 예상하지 못한 위험에 처하거나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점을 늘 예견하고 그러한 위험 발생까지 대비하거나 사전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5, 8호증, 을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과정에서 원고 또는 이 사건 센터의 요양보호사 등이 피고에 대한 주의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센터를 이용할 당시 작성된 욕구사정 평가지에 의하면, 피고는 7년 전 뇌경색 발병 경험이 있고 낙상으로 인한 좌측갈비뼈, 꼬리뼈 골절 이력이 있기는 하나, 일상생활 동작수행이 완전자립으로 수행 가능하고, 고령의 연세로 인해 목욕 수행 시에만 부분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 즉 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요양보호사가 밀착하여 보호·관리하여야 하는 상태이거나 요양보호사가 항시 피고의 보행을 관찰하여야 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갑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스스로 자리 이동 중 본인발에 걸려 넘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센터의 요양보호사 등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간호조무사에게 피고의 상태를 살피게 하였고 피고가 오른쪽 다리 고통을 호소하자 병원으로 이동하여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왔다. 외래진료 결과 피고에게 골절 등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고, 피고는 당일 다시 이 사건 센터로 복귀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와 이후 조치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 발생 자체에 이 사건 센터의 종사자들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거나 그 조치가 부적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을5호증의 사진만으로는 이 사건 센터의 바닥 상태가 노인복지법 제39조 제4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9조 제1항 [별표 9]에서 정한 바닥 기준에 미달하는 상태임을 인정하기 어렵다.

4)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9조 제1항 [별표 9] 제4항 (가)목은 주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은 이용자 7명당 1명 이상의 요양보호사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51조 제1항 본문은 "'근무인원 1인'으로 계산하기 위해서는 직원 1인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제49조에 따른 월 기준 근무시간 이상 신고한 직종으로 실 근무하여야 한다.", 제4항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연차 유급휴가 등 공단 이사장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무시간으로 인정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들에 의하면 인력배치기준 준수 여부를 특정 일자의 실근무자 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따라서 갑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일에 이 사건 센터를 이용한 인원은 50명이고, 요양보호사는 7명만이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직원 배치가 노인복지법 등 관련법에서 정한 배치기준에 부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센터의 직원배치상태가 노인복지법 등 관련법에서 정한 배치기준에 부적합하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에 이 사건 센터 요양보호사나 종사자들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 배치기준 위반이 이 사건 사고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의 골절상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

나아가 앞서 본 인정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의 골절상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피고는 이 사건 센터를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인 2022. 7. 1. 및 2022. 7. 4.부터 2022. 7. 6.까지 이용하였는데, 그 기간에 피고가 다리 통증을 호소하였다거나 다리 통증을 이유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는 2022. 7. 6.부터 2022. 8. 2.까지 G요양병원에 뇌경색증, 고지혈증, 고혈압, 편마비, 당뇨병 등 병명으로 입원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한 달 이상 지난 2022. 8. 2. F병원에 입원하여 2022. 8. 9. 우측 대퇴부 경부의 골절을 확인받고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이 사건 사고와 위 골절 및 수술 사이에 약 한 달의 시간적 간격이 있고 위 기간 중 피고가 G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던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골절 및 수술이 이 사건 사고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2)

이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따르면, 피고가 우측 대퇴 근위부 골절로 우측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였고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신체감정촉탁 결과는 F병원이나 피고를 최초 진료하였던 정형외과의 진료기록지 등이 없이 피고의 진단서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고의 골절이 원인 불명의 사고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될 수 있을지언정 그로써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의 골절상 및 수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채무는 부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로서는 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기로 한다.

판사 남재현(재판장) 박정미 길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