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 소속 근로자로서 2023. 4.경부터 주식회사 C의 D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무해 왔다.
원고는 2024. 4. 9. 17:12경 위 현장에서 퇴근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부산 기장군 E에 있는 F 앞 삼거리에서 G아파트 방면에서 반송 방면으로 별지 사고현장 약도와 같이 전방 정지신호를 위반하여 그대로 직진하다가 H건물 방면에서 I아파트 방면으로 신호에 따라 직진하던 아반떼 승용차의 앞부분과 위 오토바이의 우측 부위가 부딪히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일으켰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좌측 제1족지부 원위지골 기저부 골절, 두부의 표재성 손상, 경추의 염좌 및 긴장, 흉추의 염좌 및 긴장,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우측 족부의 염좌 및 긴장, 늑골의 염좌 및 긴장, 다발성 타박상 진단을 받고 2024. 4. 30. 피고에게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4. 5. 17. ‘이 사건 사고가 원고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해당하여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4. 9. 20.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형사사건[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고약2491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에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2024. 10. 8. 위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5, 10, 1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전방의 좌회전 차량들의 진행이 끝나는 것을 보고 원고의 전방신호가 녹색으로 바뀌었다고 착각하여 교차로로 진행한 점, 과중한 근무, 장례식 조문 등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위 사고 당시 정상적인 판단이 힘들었던 점, 원고는 오토바이 운전에 미숙하였고, 신호위반 외에 다른 과실은 전혀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하였다거나 통상적인 운전 업무에 내재된 위험성과 별개로 오로지 또는 주로 원고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재해를 입은 것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부상 등이 발생한 경우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부상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두5591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입은 부상은 자신의 범죄행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은 근로자의 범죄행위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 등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을 뿐 범죄행위가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것임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와 차마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56조는 제5조를 위반한 차마의 운전자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의 신호위반행위는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에 의하여 처벌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그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범죄행위가 있었음은 명백하다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 차량은 정상 신호에 따라 진행하였으므로 그 차량 운전자의 경우 과실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극히 경미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위 사고의 주된 원인은 원고의 신호위반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부상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발생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사고 장소는 원고가 장기간 출퇴근하면서 통행하였던 곳이므로 원고가 신호 체계를 착각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현장 사진에 의할 때 신호 확인을 방해할 만한 요인이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이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중앙선 침범으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참조), 일반적인 사륜자동차의 경우 졸음 등으로 의식을 잃은 채 제동장치에서 발을 떼거나 가속장치를 밟아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나, 운전자가 스스로 좌우 균형을 유지하여야 하는 이륜자동차의 경우 그러한 상황을 쉽게 상정하기 어려운 점,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반대편 차량의 진행 상황에 기초하여 전방신호가 직진신호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판단한 후 진행하였다는 것으로서 무의식 상태에서 진행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법리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입은 부상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