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5. 10. 15. 선고 2024구단2117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내지 5호증, 을2, 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원고는 2008. 1. 1.경부터 그 소유의 탱크로리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여 B 주식회사(이하 'B'라고만 한다)와 사이에 화물운송위수탁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동안 위 차량으로 C 주식회사(이하 'C'라고만 한다)의 원재료 및 최종생산물 등 화물을 운송해 왔다.

○

원고는 위와 같이 C의 화물을 운송해오던 중 2019. 11. 11. 08:20경 D 온산공장출하장에서 C가 사용할 원료유를 위 차량에 상차하기 위하여 위 차량의 상부에 올라가 출하 호스를 연결하던 중 잘못하여 차량 아래로 추락하여 '좌측 절구 후방 기둥 골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등의 부상을 입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그 무렵부터 2021. 11. 26.까지 부산대학교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치료를 받았다.

○

원고는 2024. 2. 8.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를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에 따른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는데, 피고는 2024. 6. 3.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사고 당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의 경우 아래와 같은 사유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보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원고의 경우 ① B와의 화물운송위수탁계약은 형식에 불과할 뿐 이 사건 사고 이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C의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해 온 점, ② 주 6일 근무, 1일 근무시간 8 내지 10시간으로 타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 ③ C는 원고의 업무수행 시간 및 순서, 작업 단계별 구체적 업무수행방법 등을 지시함으로써 원고의 업무수행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점, ④ C의 화물운송차량에 대한 관리방식에 따라 이 사건 차량을 다른 운송사업을 하는 것이 제한되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C와 종속적인 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2)

설령 원고가 C의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화물차량의 운전자로서 화물운송계약과 다른 업무, 즉 운송업무가 아니라 C 또는 D, B의 지시에 따라 그 사업장에서 입·출하 업무를 수행해 온 일용직 또는 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 및 상병의 경우 고용노동부의 '계약 내용과 다른 업무수행 중 발생한 화물자동차 운전자 사고 처리 요령' 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에 기하여 법에 따른 요양급여의 대상이 된다.

나.

판단

1)

원고의 위 가.1)항 주장에 관하여 본다.

○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대법원 2011. 6. 9. 선고 2009두9062 판결 등 참조).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 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3420 판결 등 참조).

○

앞서 든 각 증거와 갑6, 7, 8호증, 을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사고 당시 C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는 그동안 B와 사이에 이 사건 차량에 관하여 화물운송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C와 사이에는 어떤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B가 C와 사이에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른 화물운송대행업체로서 C로부터 화물운송을 의뢰받아 원고를 비롯한 지입차주 16인과 그 화물차량 16대를 통하여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C는 B 외에도 이와 같은 운송업체 2개소를 통하여 동일한 형태로 화물을 운송하여 석유류 생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여 왔다.

②

원고는 C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③

위 화물운송위수탁계약에 따라 원고가 B로부터 C의 화물운송을 위하여 배차, 운송시각, 운송장소 등의 운송지시를 받으면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화물을 운송하고, B는 그 운송비를 C로부터 받아 일정 수수료를 공제한 후 그 나머지를 지입차주인 원고에게 지급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C로부터 직접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거나 고정적으로 임금을 받은 바는 없었다.

④

B가 C와의 화물운송계약에 따라 C의 화물운송업무에 전속되어 있고, 이에 따라 원고 역시 C의 로고가 있는 복장을 착용하고 제3자의 고용이나 대행 없이 C의 로고가 도색된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C의 화물운송업무만을 수행하였다 하더라도, 이 때문에 원고가 위와 같은 경위로 지급받은 운송비를 C로부터 임금으로 지급받았다거나 그 지휘 및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계약 내용과 달리 화물운송업무 외에 C나 B 등의 지시로 상하차 작업을 수행하였고 C등에서 안전교육도 받은 바 있으므로 C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아래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화물운송업무 수행과정에서 그러한 사정이 있다 하여 C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⑤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의 지입차주로서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위 차량을 이용하여 위와 같은 형태로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바 없고, 4대 보험에 가입되거나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된 바도 없으며, 이 사건 차량과 관련된 차량 수리비용, 제세공과금, 자동차보험료, 유류대, 통행료 등 제비용은 원고가 부담하였을 뿐 C나 B에서 부담한 바 없다.

⑥

위와 같은 사정 하에서는, 원고의 주장대로 B가 C의 화물운송업무만 수행하였고, 그 사무실 및 소속 화물차량의 주차장이 C의 사업장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원고가 평소 C의 로고가 그려진 복장으로 그 로고가 도색된 이 사건 차량을 이용하여 화물운송업무를 수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년 연말에 C로부터 B를 통하여 성과급을 지급받았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 하여, B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C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⑦

그밖에 C가 원고를 비롯한 B 소속 지입차주들에 대하여 인사권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자료가 없고, 달리 원고가 C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C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거나 이와 같은 근로계약관계가 묵시적으로 성립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

따라서 이에 대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의 위 가.2)항 주장에 관하여 본다.

○

앞서 든 각 증거 등 이 사건 변론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이 사건 차량으로 운송한 화물은 화학물질관리법에서 정한 유해화학물질로 그 법 및 환경부의 유해화학물질 안전운전 지침에 따라야 하는 것인 점, 이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운반 시 유해화학물질 운반업 허가증, 운반자의 안전교육 이수증 등을 지참하여야 하고, 운반자 안전교육에서 안전관리, 상하차 및 이동시 준수사항 등을 교육받아야 하며, 유해화학물질을 차에 싣거나 내릴 때나 다른 취급시설로 옮길 때에는 유해화학물질관리자가 참여하여야 하는 점, 그래서 B 소속 탱크로리 운전자는 E기관 교육을 필수 이수해야 하고, 정유사 출입을 위한 정유사 자체 교육도 필수 이수해야만 출입 등록이 가능한 점, 이러한 점에 기초하여 원고와 B 사이에 화물운송위수탁계약이, B와 C 사이에 화물운송계약이 체결되고 이에 따라 B 소속 지입차주들이 C의 화물운송 업무를 담당해 왔던 점, 화물 입출하시 탱크로리 차량의 호스 연결 및 차량 밸브 개폐작업은 당연히 화물차량 차주의 업무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운송장소에서의 화물 상하차 작업은 위 계약에 따른 이 사건 차량 등 탱크로리 화물운송업무에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계약 내용과 다른 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은 요양급여의 대상, 즉 B나 D, C의 일용직 또는 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