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부산 진구 C에 있는 D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의 운영자이다. 원고는 2018. 1. 29.부터 이 사건 학원에서 국어 과목 강사로 근무하다가 2022. 2. 28. 퇴직하였다.
원고는 2022. 3. 22. 피고를 원고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였고, 검사는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7,357,808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여, 피고는 2023. 12. 21. 벌금 15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부산지방법원 2022고정102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0, 11, 13,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7,357,80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본인의 영업활동을 한 프리랜서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피고는 퇴직금을 매월 지급하는 소득에 합산하여 분할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2다205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와 갑 제5, 8, 9호증, 을 제1, 6, 7,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에게 시험지 제작, 시험지 채점 후 보고, 청소 분담, 학생 관리 등 업무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직접 카카오톡을 보내 지시·확인하는 등으로 원고의 업무 내용을 정하고, 강의와 관련하여서도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피고는 학원생들의 하교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가 14시부터 20시까지 근무하도록 하였고, 학원생들의 인원수에 따라 강의실을 지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강의시간표를 짜고 강의실을 지정해주면 그에 따라 강의를 진행하였을 뿐 원고가 임의로 이를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출퇴근 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았으나, 원고는 피고가 정한 강의시간표에 따라 강의를 하여야 했고, 피고가 교무실에서 원고의 출석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원고는 수업을 마치고 청소를 한 후 퇴근하면서 피고에게 퇴근 시간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18. 1. 29.경부터 2022. 2. 28.경까지 4년 1개월 동안 이 사건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여 근로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또한, 원고가 일시적으로라도 겸직을 하였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학원에서의 근무시간 및 근무형태, 업무량 등에 비추어 보면 다른 학원에서 근무하거나 과외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근로의 전속성 역시 인정된다.
원고는 피고의 지시로 서서 수업을 진행하여야 했고, 강의실에서는 휴대폰 사용이 금지되기도 하였다.
원고가 교재를 일부 독자적으로 선택할 수는 있었으나, 학교 출판사의 교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근무장소인 강의실뿐만 아니라 강의에 필요한 교재, 비품, 도구 등을 제공하였고,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으므로, 원고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학원 강의의 특성상 수강생과 강의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와 그렇지 않은 비수기에 따라 차이가 있음에도 원고는 피고로부터 수강생 수와 무관하게 입사시 약정한 보수를 지급받아왔는바, 원고가 강의시간에 따라 지급받은 급여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원고는 강의의 개설·폐강이나 수강생 증감에 따른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
원고는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온 사실, 원고가 스스로 특수고용이나 프리랜서에게 지급되었던 코로나 19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여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위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퇴직금 분할지급 주장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지급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거나<1> 매월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 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는 2018. 1. 29.부터 2022. 2. 28.까지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7,357,80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2.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고종영 금덕희
각주1) 피고의 주장에 퇴직금 분할지급의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