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해자로부터 1억 2,000만 원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당시 건축 중이던 D 건물이 3개월 내 완공될 예정이었고, 그 건물이 준공되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매도하여 마련한 돈으로 변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그 건물이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추가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피해자에게 변제하지 못한 것일 뿐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당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는 당시 세금을 체납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았고(증거기록 제1권 제12면), 피고인은 그 무렵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기도 하였으며(증거기록 제1권 제79 내지 87면), 피고인 및 위 사업체 명의의 계좌 잔액을 보더라도 피고인에게 별다른 자산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1권 제71면), ② 피고인은 D 건물이 예상치 못하게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추가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부득이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D 건물이 소재한 동래구는 차용 당시 이미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어 있었고, 2019. 11. 8.경 그 지정이 해제되어 피고인이 변제를 약속한 시점(2019. 11. 26.)에는 조정대상지역도 아니었던 점(증거기록 제1권 제20, 21, 88, 89면), ③ 피고인은 D 건물의 준공을 위한 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렸음에도 그 돈의 상당 부분을 다른 공사 대금 및 세금 납부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증거기록 제2권 제240, 241, 300, 302, 309, 377, 383 내지 386면),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되게 ‘만약 피고인이 그 돈을 다른 곳에 사용할 목적이라는 점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피고인이 D 건물 준공 이외에 다른 곳에 돈을 사용하겠다고 말한 적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은 피해자가 고소하기 전까지 차용금 중 일부를 변제한 바도 없는 점(피고인은 원심에 이르러 500만 원을 공탁하였을 뿐이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살펴보면,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이 원심에서 500만 원을 공탁한 것 외에는 별다른 피해 변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범죄전력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신은진 황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