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C]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B]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들이 D단체 조합원의 건설기계 장비만을 채용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사실이 없다. 건설현장에서 불법적인 일감 몰아주기, 교섭해태의 부당노동행위, 임금 체불, 장비 채용에 관한 약속 불이행과 임의적 계약해지에 대한 항의로서 집회와 작업거부 등의 행위를 하였다.
설령, 피고인들이 D단체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였더라도 합리적 수준의 D단체 조합원의 고용 요구는 T의 정당한 단체교섭 의제에 포함된다. 노사상호 간의 단체교섭은 본래 상호 간의 압력 및 회유 과정이 수반된다. 피고인들이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면서 집회, 장비투입 중단 또는 그러한 행위를 예고하는 고지행위 등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이므로 이를 해악의 고지 내지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들의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 자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 또는 단체행동권의 발현행위이므로 피고인들의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집회 및 단체행동 자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 집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이하 같다) 제4조에서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며 일부 상당성을 넘는 출입방해 및 작업거부 행위가 있더라도 이를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 전체를 위법한 행위로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
피해자들은 D단체 조합원들이 제공한 노무의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임금을 재산상 이익으로 평가할 수 없고, 피해자들도 재산상 손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B: 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피고인 C)
직권으로 본다.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특수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의2에 따라 법정형이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이다. 징역형의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특수강요죄(형법 제324조 제2항), 5년 이하인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1항)와 경합범 가중을 한 다음 징역 1년 미만의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정상참작감경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 C에 대하여 징역 8개월을 선고하면서 법령의 적용에서 정상참작감경 규정을 누락하여 법정형의 하한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 위와 같이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이 D단체 조합원의 장비만을 채용할 것을 요구하였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D단체 조합원의 장비만을 채용할 것을 요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며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❶ 피고인들이 O P 현장에서 피해자 현장소장 R과 작성한 협약서에는 “건설기계장비 투입에 관하여 T조합 E지부하고 논의한다. E지부 소통창고는 F지회장 A하고 소통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X 현장에서 피해자 AA와 작성한 협약서에는 굴삭기 배차권에 관하여 “지역주민 1대에 대하여만 인정하나, F지회에서 우선 배차하고, 그 외 굴삭기 등 건설기계는 지회에서 배차한다“고 기재하여 D단체 E지부 F지회 지회장인 피고인 A을 통하여 각 건설현장에서 굴삭기를 포함한 건설기계장비를 채용하도록 정하였다.
❷ 건설현장 현장소장 J, R, AA, O 현장소장 S은 모두 피고인들이 ‘왜 우리와 장비사용에 대해 협의를 하지 않고, D단체 소속 외의 장비를 쓰느냐. 앞으로 모든 건설기계의 투입을 D단체을 통해서 하라. D단체에서 장비사용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의 요구를 하였다고 일관하여 진술하였다.
❸ O P 현장에서 건설기계를 투입하였던 BD, AG은 피고인들이 위 협약서를 작성한 이후 O P 현장에서 D단체 소속 장비만을 사용하여 D단체 소속이 아닌 기사들은 배차에서 제외되었다고 진술하였다.
❹ 위 각 건설현장 관계자들은 피고인들이 채용요구를 한 시점부터 집회 및 협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보고서 등을 작성하였다. 그 보고서 등에 피고인들이 D단체 조합원의 장비만을 사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어 피해자들의 진술과 대체로 일치한다.
피고인들의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 등이 정당한 노조 활동에 해당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도15499 판결 등 참조).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상,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로써 구성요건은 충족된다(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고, 피공갈자 이외의 제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행위자가 그의 직업, 지위 등에 기하여 불법한 위세를 이용하여 재물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을 요구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도 해악의 고지가 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등 참조).
공갈죄의 수단으로서의 협박은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에서 고지된 해악의 실현은 반드시 그 자체가 위법한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해악의 고지가 권리실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것이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을 먹게 하였고 권리실행의 수단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도915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406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❶ 피고인들과 같은 건설기계근로자들의 특수한 업무형태 및 지위를 고려하면, 건설기계근로자들이 사용자 측을 상대로 불공정한 채용과정에 대하여 항의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채용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관하여 협의할 수 있다. 그러나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채용(사용) 권한은 이를 사용하는 공사업체에 있다. 피고인들이 속한 노조의 조합원 장비나 건설기계근로자만을 채용(사용)하라는 요구는 이러한 공사업체가 갖는 계약체결 상대방의 결정에 관한 자유(경영권)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❷ 피고인들은 건설현장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건설기계 장비 채용과정에 항의하고 D단체 조합원에 대한 채용기회의 보장을 요구하였다고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불공정한 채용절차에 대해 항의한 사실을 일부 확인할 수 있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각 건설현장에서 가급적 D단체 조합원 장비를 사용하여 투명한 채용절차의 보장을 요청하는 것을 넘어서, D단체 소속이 아닌 장비를 사용하는 행위에 항의하면서 건설현장에서 오로지 D단체 조합원 장비만을 사용(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서를 작성하였다. 협약서에 따라 건설업체에서 D단체 조합원 장비만을 투입하자 피고인들은 집회 등의 단체행동을 중단하였다. 피고인들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이미 공사업체와 건설장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D단체 조합원이 아닌 기존 건설기계근로자들이 현장에서 배제되었다. 심지어 집회 및 단체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동조하지 않는 조합원에 대한 징계의견을 발의하여 집회참여를 강제하는 등 D단체 조합원의 권리까지 제한하였다. 설령 피고인들이 전격적으로 집회를 개시하였거나, 집회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부당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한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는 공사업체의 계약 체결 상대방의 결정에 관한 자유(경영권)를 본질적으로 침해함과 동시에 다른 건설기계근로자의 경제활동의 자유와 채용의 기회를 박탈한 것이므로 이러한 행위를 조합원의 권익을 위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❸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설현장뿐만 아니라 건설업체의 본사 및 그 업체가 건설 중인 다른 현장에서까지 집회를 개최하거나 건설기계 장비의 작업 및 D단체 소속 레미콘 차량의 운행을 중단시키는 등 그 범위를 확장하며 공사 진행을 방해하였다. 피해자들은 모두 피고인들이 현장사무실 및 건설현장을 찾아와 배차권을 전부 D단체에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되고 그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두려움과 압박감을 받고 협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피고인들의 요구 내용 및 형태, 그 이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집회 및 작업거부행위 등의 단체 활동은 D단체 조합원만의 장비 채용이라는 요구사항을 관철할 의도로 피해자들을 협박하거나 피해자들에게 위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공갈죄의 재산상 이익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공갈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물을 교부하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공갈의 상대방이 재산상의 피해자와 같아야 할 필요는 없고, 피공갈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지는 재물의 교부 자체가 공갈죄에서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피해자의 전체 재산의 감소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판결).
판단
D단체 소속 조합원들이 장비 사용료 명목으로 얻은 이익은 건설기계근로자들이 노무를 제공하고 받은 정당한 대가라고도 할 수 있으나, 피고인들의 공갈 행위로 D단체 조합원들이 얻은 취업의 기회는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노무를 제공한 후 그 대가로 금원을 교부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의미하므로 공갈죄의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러한 취업의 기회 제공은 피고인들의 공갈행위가 없었다면 피해자들이 처분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는 피해자들의 재산상 손해에 해당하고, 설령 피해자들이 원래 지급하였을 임금을 지급하여 전체 재산의 감소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공갈죄의 성립에는 문제가 없다.
피고인 A과 B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지 못한 점을 불리한 양형요소로, 피고인들이 대체로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점, 피고인 A은 초범이고, 피고인 B는 2009년 이후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이 피해자 I 주식회사를 위하여 각각 200만 원을, 피해자 주식회사 Q, 피해자 Z 주식회사를 위하여 각각 250만 원을, 일부 피해자들의 현장소장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고,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
결론
❶ 피고인 A,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❷ 위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C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