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2. 6. 1. B우체국 집배원으로 최초 임용된 후 2022. 7. 1.자 환직 임용을 거쳐 2024년 당시 B우체국 우편물류과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B우체국의 근로장학생 ○○○(이하 '피해자'라 함)은 2024. 7. 17. 고충 상담 신청을 통하여 원고로부터 당한 피해사실을 신고하였고, 고충심사위원회 등은 원고가 피해자에 대하여 아래 '징계사유' 기재와 같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함)를 하였다고 인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제63조위반을 이유로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에 따라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위 징계 의결 요구에 따라 2024. 10. 21.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위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피고는 2024. 11. 4. 원고에 대하여 '1월간 감봉' 처분을 하는 한편,2025. 1. 1. '우정사업본부 소속 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라 함) 제26조(징계처분 또는 불문경고를 받은 공무원의 전보) 및 제26조의2(성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자의 불이익 조치)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경인지방우정청 부천우체국으로의 전보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5. 1. 23. 위 각 처분에 대하여 소청심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소청심사위원회'라 함)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는데, 소청심사위원회는 2025. 4. 30. 원고에 대한 위 각 처분 중 감봉 처분은 견책 처분으로 변경하고, 전보처분은 그대로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전보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함).
이 사건 처분 관련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제1호증, 갑제2호증, 을제3호증 내지 을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처분 사유의 부존재
제1발언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해자의 외모에 대하여 '귀엽다'라는 표현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피해자가 원고에게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답변을 한 것에 불과하고, 위 발언은 그 맥락에 비추어 보았을 때 성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위 발언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적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제1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2발언과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로부터 피해자가 전에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연상의 여성과 동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많이 괴로워하여 위로 차원에서 '전남자친구가 아니라도 좋은 남자가 많이 있고, 새로 남자친구를 만나서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게 되었고, 이는 우체국 내에는 성실하고 조건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기에 진심으로 피해자와 좋은 만남을 가질수 있을 것이라는 호의에서 한 것이었다. 더 나아가 원고는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만남이나 교제를 강요한 적도 없다. 따라서 제2발언도 성희롱에 해당되지 않는다.
제3발언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해자에게 "찌기 전을 봤으니 하는 말이다."라고 한 발언은 피해자로서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으며 권리침해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기는 하나, 성적 언동이나 성적 요구를 내포하는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고, 게다가 위 발언은 피해자가 아닌 제3자(장애인 일자리 근무자)에 대한 것이므로 원고가 피해자에게 성적수치심을 줄 의도로 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3발언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제4발언과 관련하여
피해자가 특수실에서 근무하다가 2층 근무지로 재배치 된 것은, 청 내부에서 단기근로장학생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는 업무를 배정받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지, 피해자의 업무 능력이나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으로 재배치된 것은 아니다. 원고는 근로장학생을 포함한 다른 근로자들의 업무를 배치하거나 근무지 신청을 저지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다. 더구나 원고는 피해자에게 '근무신청을 하지 말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문답서 작성 당시에도 다른 근로장학생과 더 일하고 싶다는 식의 농담을 하였음을 인정하였던 것이지, 원고의 지위를 이용하여 권한 없는 일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갑질한 사실은 없다. 따라서 제4발언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그러한 발언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발언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처분은 좌천성 전보처분으로 행정청인 피고에게는 처분의 사전통지 및 원고의 의견 청취 의무가 있다. 피고는 2024. 11. 4. 원고에게 처분 사유 설명서를 교부(갑 제4호증)하였는데, 위 설명서 상의 처분 사유는 감봉 처분에 대한 것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한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원고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비위 행위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해당 위원회에서 회부된 안건은 징계 의결 요구서에 명시된 이 사건 감봉 처분에 한정된 의견일 뿐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의견제출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실질적인 방어권을 행사한 적은 전혀 없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면서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 의무 등을 준수하지 않았다.
처분 근거 법령의 부존재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26조 및 제26의2에 따르면 소속 공무원이 일정한 비위행위를 한 경우 관계 법령 등에 따른 불이익 처분과 별도로 좌천성 전보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인사상의 불이익 조치는 인사권의 행사로서의 전보가 아닌 비위행위를 저지른 공무원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인사권을 가장한 사실상 징계수단에 해당한다. 이는 한정된 사유에 한하여 엄격한 절차에 따라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제한한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 징계령 등의 징계 규정을 잠탈하는 것이다. 설령 이 사건 처분이 징계가 아닌 인사권 행사의 일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은 상위법령 어디에도 규정되지 않은 비위 행위자에 대한 필요적 전보 조항을 규정하여 입법자가 법령을 통해 각 국가기관의 장에게 부여한 공무원 전보의 권한을 입법자가 예정한 것과 다른 목적에 제도를 자의적으로 남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은 이 사건 비위행위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없고,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을 제외하면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전보처분을 내릴 근거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피해자의 안정적인 업무 수행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나, 피해자는 근로장학생 신분으로 해당 근로지에서 일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어 업무 계속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므로 원고와 피해자의 공간분리를 하기 위해 행해진이 사건 처분의 필요성은 그만큼 희석된다. 이 사건 처분은 우정사업이라는 특성상 해당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근로자의 업무 효율이 높을 수 있어 원거리로의 전보가 조직전체의 업무 효율성에 긍정적인 효과가 미치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 또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는 새로운 주거지 마련 및 이주를 위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가족과의 별거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도 겪어야 하는데, 이 사건 처분은 이러한 점을 참작하지 않았다. 게다가 인접 지역으로의 전보만으로도 충분히 우정사업본부 성비위 근절 특별대책 및 우정사업본부 소속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의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
결국 이 사건 처분은 개별 사안의 비위 경중이나 징계 수위, 원고의 업무 능력, 생활기반 등 실질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일률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인사권 행사의 합리성을 매우 결여하였고, 최소침해원칙 및 신의칙에도 위반된다.
판단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때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하여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136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 을제1호증, 을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1징계사유에서 적시된 원고의 발언은 모두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원고는, 일부 발언을 제외하면 그가 피해자에게 제1징계사유에서 적시된 바와 같이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다투지 않고, 다만 발언의 동기와 취지에 관해서만 주로 다투고 있다.
제1징계사유 중 제1, 2발언은 그 내용을 살펴볼 때 성적 맥락이 암시되어 있음이 분명하고, 사회통념상 내밀한 관계에서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권유한 것인바, 이러한 점에서 제1, 2발언은 사회통념의 보편적인 시각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제1징계사유 중 제3발언은 비록 피해자가 아니라 제3자를 향한 것이라고 해도, 피해자가 원고에게 그러한 발언을 하지 말라고 요청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발언을 통해 같은 여성인 피해자가 굴욕감이나 혐오감 자체를 느끼지 않았다거나 이에 대하여 원고가 미필적인 인식조차도 없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피해자가 친밀한 사이로 평소 원고의 성희롱 발언은 달가워하였다거나 이에 스스럼없이 호응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제1 내지 제3 발언을 하였을 때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원고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제2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하여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하고 있다(제76조의2 참조).
을제1호증, 을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① 피해자의 학기 중 근로신청과 관련하여 "2층 물류실에서 근무하는 근로장학생이 1층 특수실에 내려오면 피해자는 필요 없고 그 근로장학생이랑 일하고 싶다. 근무신청도 하지마라."고 말한 사실, ② 등기우편물 처리를 하면서 고무인이 잘못 표시된 것에 대하여 피해자가 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직원에게 "근로학생이 바보라서 그렇다. 똑똑하지 못하다."라고 말한 사실, ③ 특수실에서 근무하던 피해자가 2층 근무지로 재배치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원고와 피해자와의 관계, 위 각 발언들이 행해진 장소·상황과 구체적인 내용,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제4발언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인정된다. 그러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대한 판단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 관계 법령과 해당 처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8두41907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판단된다. 결국 이 사건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인정될 수 없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2024. 10. 15. 원고에게 '공무원 징계의결 요구서' 사본을 전달하였는데, 위 요구서의 징계사유에는 "'우정사업본부 성비위 근절 특별대책', '우정사업본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계획'을 통해 성비위에 대한 경각심을 주지시키고, 성희롱·성폭력예방을 위한 일상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비위 근절을 위해 교육하였고, 직장 내 갑 질문화 근절을 위해 '우정사업본부 갑질 사건처리 매뉴얼'을 시달하고 갑질 근절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 주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혐의자는 아래와 같은 비위를 행한 사실이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는 2025. 11. 5. 원고에게 징계처분 사유설명서를 교부하였는데, 위 사유설명서에는 "최근 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처벌 여론이 높고, 공직사회에서 성범죄를 근절하고자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성비위 근절 특별대책을 통해 경각심을 주지시키고, 혐의자의 소속 우체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성비위 근절교육을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장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적 발언을 한 것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건전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하여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우정사업본부 갑질 사건 처리 매뉴얼' 배포를 통해 직장 내에서 행해지는 갑질·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주지시키고,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하였음에도 혐의자는 근로장학생인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행태를 보여주었으므로 향후 이와 같은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엄히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징계위원회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징계 또는 징계부가금의 기준) 제1항 및 공무원 징계령 제17조(징계등의 정도 결정) 규정에 따라 주문과 같이 의결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징계의결 요구 단계에서부터 '우정사업본부 성비위 근절 특별대책'(을제7호증)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는데, 우정사업본부 성비위 근절특별대책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성비위 사건의 예방을 위해 '좌천성 전보'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이 사건 소청심사위원회에서 "전보로 인해 신분상 지위, 보수상 변동이 발생하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없다"라고 응답이 이루어진 바도 있으므로, 원고는 적어도 소청심사단계에서는 견책처분 외에 전보처분도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처분 근거 법령의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2018. 11. 27. 대통령령 제29317호로 제정되고 시행된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이하 '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이라 함)은 공직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정부 각 기관이 해야 하는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제재조치를 명시하고 있는데, 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제6조에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인사권자(임용권자·임용제청권자)는 조사과정부터 피해자와 가해자의 근무지 분리 등 보호조치를 하여 2차 피해를 방지해야 하고, 가해 공무원에 대해서는 징계뿐만 아니라 승진심사 대상 제외, 최하위 성과등급 부여, 주요 보직 제한, 전보 등의'인사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은 공무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결국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을 적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규명령인 공무원 인사관리규정은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과 함께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령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때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는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등 공무원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인사대상 공무원의 직급과 직종을 고려하여 그 직급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인사대상 공무원의 전공분야·훈련·근무경력·전문성 및 적성 등을 고려하는 등위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보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인사권자는 위와 같은 법령의 제한 내에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바, 인사권자가 행한 전보인사는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반하여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또한,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가 법령이 정한 기준과 원칙에 위배되거나 인사권을 다소 부적절하게 행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그 전보인사가 당연히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인사권자가 당해 공무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전보인사를 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비로소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비례원칙이나 신의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우정청 소속 공무원으로서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임시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장학생인 피해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비위행위를 한 이후 현재까지의 원고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자신의 비위행위로 초래된 피해자의 상처와 고통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반성하고 있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피고는 소속 공무원의 전보인사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 인사권자로서 피고 소속 기관의 의사와 현재 담당하고 있는 직무와의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전보명령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26조의2는 성비위 행위의 경중을 고려하여 중징계(강등, 정직)와 경징계(감봉, 견책)에 따라 승진제한, 전보, 근평에 대해서 불이익 조치를 구분하고 있고, 이 사건 처분은 위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위 규정에서 정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사정은 그 자체로도 전보의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사건 처분은 공무원인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 보이지 않고, 원고에게만 특별히 불리하다거나 이례적이라고 볼 근거가 없으며,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거나 이 사건 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우정청의 근무기강 확립 및 우정청에 대한 사회적 신뢰 제고라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정상 즉, 이 사건 비위행위로 견책처분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은 점, 원고가 수년 간 징계 전력 없이 성실히 근무한 사정, 원고의 직무 능력,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와 가족이 입게 될 경제적 불이익의 정도 등은 징계양정 단계에서 이미 고려되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종호(재판장) 문춘언 허준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