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8,438,377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8.부터 2026. 6. 18.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4/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피고는 'C'라는 상호의 조미료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주이다.
원고는 2021. 10. 1. C에 입사하여 조리보조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조리보조업무는 조리업무자가 조미료를 제조하는 데에 필요한 재료를 준비하는 것으로서 야채분쇄기(호퍼형)를 사용하여 야채를 파쇄하는 업무도 위 조리보조업무 중의 하나였다.
원고는 입사 후 1년가량이 지나 조리업무자로 보직이 변경되었다가 2023. 8.경 다시 조리보조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원고는 2023. 9. 8. 11:50경 C의 조리실에서 소스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전처리 과정으로서 냉동오이를 분쇄하기 위하여 국자로 야채분쇄기(이하 '이 사건 분쇄기'라 한다)에 오이를 투입하거나 스크루 부분에 끼인 재료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중 과부하 등의 원인으로 야채분쇄기가 일시정지 되자 이를 정리하기 위하여 고무장갑을 착용한 오른손을 스크루 부분에 넣었다가 일시정지 되었던 야채분쇄기가 다시 작동하면서 오른손이 분쇄기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원고는 우측 수부 중수부 불완전 절단, 우측 제2, 3, 4, 5 중수골과 수지의 다발적 개방성 분쇄골절 및 골소실, 우측 수부 중증 압궤손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진료비, 약제비 등의 요양급여비 11,746,290원을 의료기관 등에 지급하였고, 원고에게 휴업급여17,371,360원, 장해급여 47,223,620원을 지급하였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산업안전보건법,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산업 안전 및 보건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과 앞서 본 인정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근로자의 손 등이 말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큰 이 사건 분쇄기를 영업에 사용하면서도 이 사건 기계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위험성평가 및 그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 사건 분쇄기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자율안전확인대상기계 로서, 그 제조자는 기계의 안전에 관한 성능이 안전기준에 맞는지 확인하여 신고한 다음, 기계나 이를 담은 용기, 포장에 자율안전확인의 표시를 해야 하고, 이와 같은 절차에 따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기계는 누구든지 이를 사용해서는 아니 됨에도, 피고는 자율안전확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 사건 분쇄기를 구입하여 영업에 사용하였으며, 이 사건 분쇄기는 재료를 절단장치 쪽으로 이동하는 스크루 부분에 근로자의 손 등이 접촉하여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음에도 피고는 분쇄기 입구에 덮개 등을 설치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결국 피고가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그 시행령,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하여 자율안전성확인신고가 되지 않은 기계를 사용하고 이 사건 분쇄기에 대한 위험성평가 및 덮개 설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잘못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본 인정사실과 당심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이전에도 이 사건 분쇄기 또는 이와 동일한 종류의 분쇄기를 상당기간 사용한 경험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분쇄기에 재료를 투입할 때에는 다짐방방이 등의 도구를 이용하고 분쇄기에 끼인 재료를 제거할 때에는 전원을 차단한 후 안전하게 작업하는 등 안전수칙에 따라 스스로의 안전을 확보하여 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채 부주의하게 작업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킨 과실이 인정되고, 원고의 이러한 과실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이나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과실의 내용과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등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앞서 등 증거들, 제1심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손해
기초사항
소득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가 월 300만 원가량에 불과하나, 직장에서 종사하는 자가 직장에서 얻고 있던 수입보다 일반노동 임금이 많은 경우에는 일반노동에 종사하리라는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론 종결 당시의 일반노동 임금이 노동력 상실 당시 현실로 얻은 수익보다 다액일 때에는 그 노동 임금을 선택하여 이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9306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도시 보통인부의 노임단가를 적용하되,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4. 4. 18.부터의 일실손해를 계산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금 중 장해급여 47,223,620원의 공제
원고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 47,223,62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원고의 위 일실소득액에서 공제한다.
피고는 원고가 지급받은 휴업급여 17,371,360원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휴업급여는 원고가 일실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2024. 4. 18. 이전의 휴업기간에 대한 것 으로서(갑 제5, 6호증), 위 일실손해액에서 이를 공제할 것은 아니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일실손해액 계산
182,900,956원(= 230,124,576원 - 47,223,620원)이나, 다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72,197,220원을 일실손해로 인정한다.
치료비(성형외과)
향후 치료비(성형외과) 6,552,233원
향후 비후성반흔에 대한 흉터성형술 비용 7,372,000원이 지출될 것으로 추정되나,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비용이 지출된 자료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 날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중간이자를 공제한다.
보조구(손의지) 비용 1,981,175원
3년마다 손의지 비용 25만 원이 지출될 것으로 추정되나,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지출되었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 날부터 지출하는 것으로 보아 중간이자를 공제한다.
원고는 개호비 4,397,900원을 청구하나, 원고가 개호비를 지출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현재 원고에 대한 치료는 종결된 상태로서 향후 원고에 대하여 개호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 11,746,290원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기왕 치료비의 지급을 구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요양급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에 상당한 금액의 지급을 면할 수는 없고, 따라서 재해근로자가 수령한 요양급여 중 근로자의 과실비율에 상당한 금액을 부당이득이라 하여 사용자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대법원 1981. 12. 8. 선고 81다카495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계산
108,438,377원[= (일실손해 172,197,220원 + 향후 치료비 6,552,233원 + 보조구 비용1,981,175원) × 책임제한 60%]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가 입은 부상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나이, 원고와 피고의 과실의 내용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2,0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28,438,377원(= 108,438,377원 + 위자료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3. 9. 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6. 18.까지 민법이 정하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인정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사경화(재판장) 현경훈 김태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