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소송의 경과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자회사 C(이하 'C'라 한다)가 주세법상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외형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원심판결에 대하여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환송 전 당심은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환송 전 당심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받아들여 환송 전 당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이 법원에 환송하였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C와 별개로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판매업을 영위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조세범처벌법 제6조가 처벌하는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를 판매한 자'는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한 자를 가리킨다.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하였는지는 거래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판촉, 주문, 배달 및 정산 등 주류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행위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장악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거래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4도13656 판결 등 참조).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5도348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독자적인 책임과 계산으로 주류판매업을 영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주류 판매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장악하였다거나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C의 주류를 C의 명의로 거래처에 공급하였다. 거래처에 대한 주류대금 채권은 C에 귀속되었다. 거래처는 C에 주류대금을 지급하였고, 거래처가 C가 아닌 피고인을 거래의 상대방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주류 공급계약의 당사자는 명의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C라고 볼 여지가 크다.
거래처로부터 받은 주류대금의 관리와 정산도 C가 담당하였다. 거래처가 주류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한 주류대금은 C 명의의 계좌에 입금되었고,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받은 현금도 C에 그대로 전달하기로 하였다. 실제로 피고인은 거래처로부터 받은 일부 현금을 C에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그중 일부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또한 C는 피고인으로 하여금 당일 주류를 주문한 거래처, 주문한 주류의 수량, 결제액과 방법, 수거한 공병과 용기의 수량 등이 기재된 일일판매일보를 제출하도록 하였고, 이를 기초로 거래처별 채권대장 등을 작성하여 판매대금과 수금내역 등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미수금을 관리하였다.
C가 피고인에 대한 급여 정산 과정에서 영업비용을 공제하였고, 피고인의 급여 명세서에 미수금의 이자 상당액이 1회 반영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영업비용을 공제한 것은 C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서 취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이 C에 재직하던 중 거래처로부터 주류대금을 온전히 수금하지 못하여 미수금 액수가 적지 않은데, C는 피고인의 급여 산정 과정에서 미수 원금이 아니라 이자 상당액만을 1회 반영하였을 뿐이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급여명세서상 미수금의 이자 상당액이 1회 반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미수금의 미결제 위험 또는 회수 지연에 따른 책임을 실질적으로 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거래처와 주류 공급가격을 협상하면서 C에 보고하지 않고 가격을 정한 경우가 있었으나, 거래처가 요구하는 납품조건이 과도한 경우에는 C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업사원이 한정된 범위 내에서 가격 결정 권한을 가지는 것이 이례적이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거래처와 거래 여부 및 거래조건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주류 재고, 파손 및 반품으로 인한 책임 등 주류 판매로 인한 각종위험을 부담하였다거나, C와 별개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조세범 처벌법 제6조 위반인지 여부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의 판단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과 C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밖에 피고인과 C의 관계를 통상적인 근로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사정만을 들어 피고인이 주류 판매에 이르는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장악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수(재판장) 신은진 황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