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00. 6. 23. 선고 2000나6690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가 피고 운영위원회의 1998. 12. 16.자 별지기재 결의의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운영위원회의 결의가 있은 후 위 결의에 터잡아 행하여진 위원장선거에서 이미 소외 C이 위원장으로 당선되었으므로, 위원장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원고로서는 위 C을 위원장으로 선출한 위 선거의 무효확인 또는 당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이 사건 결의무효확인의 판결을 받는다 할지라도 아무런 실익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한 소라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확인의 소는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되는 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위 C을 위원장으로 선출한 위원장선거의 무효확인 또는 당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한다 하더라도, 원고는 원고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피고 운영위원회의 위 결의에 의하여 사실상 위원장선거에 입후보 할 수 없게 되는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원고로서는 위와 같이 원고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결의가 존재함으로써 사실상 위원장에 입후보 할 수 없는 위험이나 불안이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에 있어서는 이러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없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2,5,9,11호증, 갑제6호증의 1,2, 을제1,2,4,5호증, 을제3,6호증의 각 1,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주식회사 B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① 그 규약 제11조는 조합원은 다음 각 호의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항에 선거권, 피선거권을 규정하고, 다만 제14조는 위 제11조 제1항 규정중 조합에 가입하였다가 임의 탈퇴한 후 재가입한 지 1년 미만인 자에 대해서는 선거권은 주되 피선거권은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② 한편 제15조는 조합에 다음의 기관을 둔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 제2호에 운영위원회를 규정하고, 제16조 제1항은 총회 또는 대의원대회는 조합의 최고결의기관으로서 총회는 소속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하고 대의원대회는 소속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하여 선출된 대의원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본 조합은 노동조합법 제20조 1항 및 제4항에 의거 총회를 대의원대회로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3조는 대의원대회는 다음 사항을 심의 결의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 규약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이라고 규정하고, ③ 한편 제24조는 운영위원회는 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2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임기는 대의원의 임기와 같다고 규정하고, 제26조는 운영위원회는 다음 사항을 심의 결정한다고 규정하면서 제4호에 각종의 규정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이라고 규정하고, 제25조는 운영위원회는 분기별 소집을 원칙으로 하여 위원장이 필요로 할 때와 운영위원 과반수가 목적사항을 명시한 소집요청서를 연서 날인하여 제출하였을 때 위원장이 소집하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15일 이내에 소집한다. 단, 대의원대회 소집이 불능 또는 긴급을 요하는 의결사항이 있을 시 대의원대회 기능을 대행할 수 있으며 차기 대의원대회에서 추인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④ 제34조는 조합에 다음의 임원을 둔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 위원장 1명이라고 규정하고, 제35조는 위원장은 조합원의 직접 무기명 비밀 투표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피고의 조합원인 원고는 1999. 1. 13.부터 같은달 15.까지 실시될 예정인 피고의 위원장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하려고 하였다.

(3)

그런데, 피고는 선거 직전인 1998. 12. 16.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위원장입후보등록규정 제4조(입후보자격)의 위원장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자는 조합에 가입 수속을 필한 조합원으로서 규약 제12조(권리의 정지)와 제13조(의무)에 반하지 않는 자이어야 한다라는 규정에 '위원장 당선후 정년으로 인해 임기를 채울 수 없는 자는 입후보 등록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추가하는 내용의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4)

그에 따라 원고는 150명 이상의 조합원으로부터 입후보 추천을 받고도 선거에 입후보하지 못하였고, 1999. 1. 13.부터 같은 달 15.까지 실시된 피고의 위원장 선거에서는 소외 C이 위원장으로 당선되었다.

(5)

원고가 이 사건 결의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자, 피고의 위원장으로 당선된 위 C은, 정기대의원대회는 매년 2월중에 위원장이 소집한다는 위 규약 제21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위원장의 자격으로 1999년도 정기 대의원대회를 소집하여 1999. 2. 24. 개최된 위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규약 제25조 단서규정에 따라 이 사건 결의를 추인하는 결의(찬성 : 26표, 반대 : 2표)를 하였다.

나.

이 사건 결의의 효력

노동조합의 최고의결기관인 총회의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위 법이라고 한다) 제16조는 제1항에서 '규약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 임원의 선거와 해임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규정한 다음, 총회의 의결방법에 관하여 제2항에서 '규약의 제정·변경, 임원의 해임 (중략) 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제4항에서 '규약의 제정·변경과 임원의 선거·해임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위 법 제17조는 제1항에서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제4항에서 대의원회를 둔 때에는 총회에 관한 규정은 대의원회에 이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와 같은 규정은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강행규정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8. 29. 선고 95마645 결정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이 사건 결의의 대상이 된 사항은 위원장 선거에 있어서 입후보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조합에 가입하였다가 임의 탈퇴한 후 재가입한 지 1년 미만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제한 없이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보장하고 있는 피고의 규약내용 (위 규약 제11조 제1호, 제14조 참조)을 개정하는 내용이므로, 위 법 제16조 제2항 및 제4항이 정하는 규약의 변경 및 임원의 선거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와 같은 사항은 피고의 총회나 이를 갈음할 대의원대회에서 재적조합원 또는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또는 대의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 의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위와 같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단순히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운영위원회의 결의에 의해 위원장입후보등록규정을 개정하는 형식으로, 실질적으로 조합원의 피선거권에 관한 피고의 규약을 개정하는 내용의 이 사건 결의를 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결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규정 제25조 단서는 대의원대회 소집이 불능 또는 긴급을 요하는 의결사항이 있을 시 대의원대회 기능을 대행할 수 있으며 차기 대의원대회에서 추인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법 제16조, 제17조의 규정이 강행규정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결의의 대상이 된 사항과 같이 규약의 변경 및 임원의 선거에 관한 사항은 대의원대회 소집이 불능 또는 긴급을 요하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운영위원회가 위와 같은 사항을 결의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의 운영위원회가 이 사건 결의를 할 당시 대위원대회 소집이 불가능하였다던가 이 사건 결의의 내용이 긴급을 요하는 사항이었음을 인정할 자료도 전혀 없다).

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각종 규정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등 대부분의 조합 운영에 관한 사항은 운영위원회의 결의만으로 결정하여 시행하는 관행이 형성되어 있고, 더구나 피고의 규약 제62조는 '본 규약에 미비된 사항은 제반 법령 및 통상 관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원장입후보등록규정 제4조를 개정한 이 사건 결의는 관행에 의한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제7호증, 을제9내지19호증의 각 1,2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관행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사 그러한 관행이 형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관행은 위와 같은 강행규정에 위반되는 이상 정당화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2)

피고는 다시, 1999. 2. 24.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결의를 추인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 결의는 강행규정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7조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주장과 같이 1999. 2. 24.의 대의원대회에서 추인하였다 하더라도 그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할 것이고, ② 뿐만아니라 피고의 위 대의원대회는, 무효인 이 사건 결의에 터잡아 조합원인 원고의 피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된 상태에서 행하여진 위원장선거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소외 C에 의하여 소집된 것이므로, 그 대의원대회에서 이루어진 추인 결의 역시 하자 있는 결의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도 어느모로 보나 이유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결의는 무효임이 분명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피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0. 6. 23. 재판장 판

판사 홍일표(재판장) 김용찬 김원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