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중재재정과 중재재심결정의 경위
원고는 1988. 7. 1. 부산교통공단법에 따라 부산교통권역 내에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시설의 건설을 촉진하고 운영의 합리화를 기함으로써 시민생활의 편익과 복지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법인이다. 원고는 과장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직된 피고보조참가인 노동조합("참가인조합")과 1999. 6. 1.부터 1999. 12. 7.까지 사이에 1999. 1. 1.부터 적용할 임금협약과 1999. 7. 15.부터 적용할 단체협약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참가인조합은 1999. 12. 9.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 제53조에 따라 부산지 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법 제72조에 따라 특별조정위원회를 구성하였다. 특별조정위원회는 당사자 사이에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인정하여 법 제74조에 따라 결정으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중재회부를 권고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999. 12. 23. 법 제75조에 따라 중재회부의 결정을 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00. 1. 10. 별지 쟁점조항을 포함하는 중재재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중재재정에 불복하여 2000. 1. 19. 피고에게 이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2000. 5. 1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 중 "주문 1. 임금협약관련다항 일부와 주문 2. 단체협약관련 으항에서 인용된 단체협약 제57조, 제78조 제1항에 관한 부분"만을 일부 변경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B)을 하였다. 이에 따라 별지 쟁점조항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과 갑 1호증, 갑 2호증의 1, 2, 갑 3호증, 갑 5, 6호증의 각 1, 2, 을 19호증의 1, 2와 변론의 전취지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의 위법 또는 월권여부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 제32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부분(원고의 항소부분)
원고의 주장내용
이 사건 중재재정 중 단체협약 제32조 제1항 제1호(정년)에 관한 부분은 당사자 주장의 타당성, 중재재정 당시의 사회적·경제적 여건, 개별기업의 특수성, 국가정책 등을 도외시한 월권의 중재재정이다.
판단
법 제69조 제2항에 의하면 관계당사자는 중재재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이에 불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중재재정은 그 절차가 위법이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않은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와 같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임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불복할 수 있고, 중재재정이 단순히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여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2. 7. 14. 선고 91누8944 판결,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6누1066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월권이라고 다투는 단체협약 제32조 제1항 제1호(정년)에 관한 부분은 이에 관한 원고와 참가인조합 쌍방의 대립되는 주장을 그 주장범위 내에서 절충한 것에 불과하고, 이러한 중재내용이 원고가 마련한 단체교섭안의 기초가 된 공기업의 경영혁신노력과 특수성, 이에 관한 정부지침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거나 그 내용상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이 부분이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단체협약 제15조, 제16조, 제18조 제2항, 제22조에 관한 부분(피고의 항소부분)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중재재정 중 단체협약 제15조, 제16조, 제18조 제2항, 제22조에 관한 부분이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편의제공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 단순한 임의적 교섭사항에 불과하여 중재재정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중재재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은 중재대상이 되는 노동쟁의에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뿐 아니라 널리 노동조합활동에 관한 사항도 포함되어야 하고, 이 사건 중재의 과정에서는 노사 쌍방이 의견불일치사항 대비표에 노동조합활동에 관한 사항도 포함시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노동조합활동에 관한 사항도 중재재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면서, 제2항과 제3항에서 공무원의 노동3권과 주요방위산업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는 외에는 특별한 제한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있고,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 전단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그 제한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후단에서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제한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
법 제45조 제2항 전문에서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조정(調整)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조정전치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사업의 경우에는 10일(연장기간 10일, 법 제54조) 내에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조정(調停, 제5장 제2절)이 성립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있으나, 필수공익사업(제5장 제4절, 법 제71조 제2항)에 대하여는 15일(연장기간 15일) 내에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는 경우 당사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중재회부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제중재제도(제74조 제1항, 제75조, 제62조 제3호)를 채택하였다.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되면 그 날부터 다시 15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법 제63조), 확정된 중재재정 또는 재심결정의 내용은 단체협약과같은 효력을 가지며(법 제70조), 단체협약에서 이미 정한 근로조건이나 기타 사항의 변경·개폐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이른바 평화의무로 말미암아 중재재정이 내려진 후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4042 판결, 대법원 1992. 9. 1. 선고 92누773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강제중재제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체행동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또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다.
대법원은 법 제62조 제3호, 제63조와 유사한 내용을 가진 폐지되기 전의 구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 제31조의 합헌성에 관하여,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다는 생존권의 존재목적에 비추어 볼 때 노동3권 가운데서도 단체교섭권이 가장 중핵적 권리이므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이 정당하게 확보되어 있기만 하다면 그것을 보장하기 위한 권리로서의 단체행동권이 제한된다 해도 필요한 최소한도내에서, 어쩔 수 없는 것으로서 사회관념상 상당한 대상조치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데,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 제31조를 보면 같은 규정 해당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노사 양측의 쟁의행위권이 15일의 단기간 동안 제한, 금지되고 있으나, 그 이후의 노사교섭은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행정위원회로서 준사법적(판정적) 권한을 갖고 있는 중재위원회가 중립적 입장에서 중재사건을 담당하여 중재재정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이것이 확정된 경우에는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것이므로, 쟁의권이 난항에 빠진 단체교섭을 조성시키는 수단으로서의 권리이고, 이것은 결국 단체교섭을 통하여 단체협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중재재정제도는 헌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된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상당한 대상조치라고 아니 볼 수 없어, 결국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 제31조의 규정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합헌성을 부정하기 어렵다"(대법원 1990. 5. 15. 선고 90도357 판결 참조)고 하였다.
한편, 헌법재판소 1996. 12. 26.자 90헌바19등 결정에서 재판관 4인은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4조 소정의 공익사업은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하여 노동쟁의가쟁의행위로 나아가지 아니하고 원만하고 신속히 타결되어야 할 '필요성'이 일반사업에 비하여 현저히 높고, 노사 쌍방의 대립이 격화되어 당사자가 중재신청에 나아가지 아니하는 경우 노사 양측에게 냉각기간을 가지게 하면서 노사분쟁 해결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중립적 기관인 노동위원회로 하여금 중재에 회부하도록 하는 것은 목적 수행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며, 노동위원회와 중재위원회의 구성이나 운영절차, 대상조치(代償措置)의 존부 등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하면 강제중재제도가 도모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중재회부 후 일정기간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목적은 당사자 쌍방에게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일종의 냉각기간을 다시 부여하여 격화된 당사자의 대립을 완화시킴으로써 중재에 따른 분쟁타결의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데 있으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기간은 15일이지만 그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내려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언제든지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금지규정이 단체행동권인 쟁의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불합리하게 장기라고 할 수도 없으며, 중재재정에 대하여 재심과 행정소송의 불복절차를 경유할 수 있는 등 대상조치도 마련되어 있고, 이익교량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어느 정도의 쟁의행위의 제한은 감수하여야 할 것이므로, 일반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공익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합헌의견을 내고, 재판관 5인은 "근로3권 가운데 가장 중핵적인 권리는 단체행동권이라고 보아야 하는바, 구 헌법과 달리 현행 헌법 하에서는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아닌 공익사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한 단체행동권을 박탈할 헌법적 근거가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고, 다만 현행 헌법 하에서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는 여지는 있으나,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헌법의 개정취지를 존중하여 정당한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최후의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가져야 하며, 그만큼 그 제한이 정당화되려면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공익사업에 있어서의 쟁의행위가 국가경제나 국민의 일상생활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위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의 강제중재제도가 없어도 위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40조 이하에 규정된 긴급조정과 이에 따른 강제중재제도에 의하여 공익사업에서의 쟁의행위를 필요한 경우에 봉쇄할 수도 있으므로 공익사업의 쟁의가 바로 국민경제나 국민의 일상생활에 위해를 미칠 가능성은 없으며, 긴급조정을 하여야 할 정도의 심각성이 없는 경우까지 단순히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중재에 회부하도록 되어 있는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는 공익사업 근로자들의 단체행동권을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는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법[구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 제3호는 관계당사자가 합의 또는 단체협약에 기한 중재신청을 하지 아니하였고 긴급조정절차를 거친 경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노동위원회의 직권이나 행정관청의 요청에 의한 강제중재에 의하여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사실상 제한함으로써 일반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공익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차별대우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11조 제1항에 정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의견을 제시하였는데, 위헌의견에 찬성한 재판관이 5인이어서 다수의견이기는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에 정한 위헌결정의 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 한다고 선고하였다.
위와 같이 대상조치(代償措置)가 마련된 경우에는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하여 이론(異論)의 여지가 있지만, 합헌론의 근거가 된 이른바 대상조치론(代償措置論)에 따르더라도 사회관념상 단체교섭을 통하여 단체협약을 성사시키는 것에 상당한 대상조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강제중재제도가 단체행동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거나 또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다.
중재절차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가 발생한 경우에 노동쟁의의 대상이 된 사항에 대하여 행하여지는 것이고, 법 제2조 제5호에서는 노동쟁의를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 "노동관계 당사자"라 한다)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근로조건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고, 구체적으로는 근로기준법에 정하여진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96조 제1호 내지 제11호, 같은법 시행령 제7조 제1호, 제3호가 정한 사항이 포함될 것인데(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누9177 판결,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누4951 판결 등 참조), 단체교섭의 대상사항에는 이와 같이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뿐 아니라 노동조합 전임자·유니언샵·조합비 공제제도·노동조합 사무실과 게시판 제공·취업시간 중 근로활동 등 노동조합활동을 위한 편의제공에 관한 사항, 단체교섭절차에 관한 사항, 쟁의행위 개시절차에 관한 사항, 조정·중재에 관한 사항 등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이 널리 포함되므로, 만일 강제중재의 대상을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만으로 제한한다면, 단체교섭을 통하여 단체협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사항 전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일부사항에 관하여만 대상조치를 마련한 채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제한함으로써 헌법에 위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강제중재의 대상을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제한하더라도, 단체협약에서 이미 정한 사항이 아닌 다른 사항에 관하여는 이른바 평화의무가 인정되지 아니 한다고 해석함으로써, 강제중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하여 쟁의행위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면 헌법위반이 아니라고 볼 수 있으나, 쟁의행위를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제중재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지 아니 하는 사항에 관한 쟁의행위가 허용된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강제중재의 대상을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뿐 아니라 널리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단체교섭을 통하여 단체협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사항 전부에 관하여 대상조치를 마련한 후 단체행동권을 제한한 것이 되므로, 강제중재제도를 합헌적인 방향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이 강제중재의 대상을 넓게 해석하는 것은 조정과 중재가 분쟁해결의 새로운 수단 내지 미래적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합치된다.
어떤 법률조항의 개념이 다의적이고 그 어의(語義)의 테두리 안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때, 헌법을 그 최고법규로 하는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 즉 합헌적인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을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 법리이다(헌법재판소 1990. 4. 2.자 89헌가113 결정 참조).
따라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에 따라 강제중재제도의 대상사항은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뿐 아니라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 넓게 해석하여야 하고, 더군다나 강제중재제도에 따라 단체행동권의 제한을 받는 참가인조합이 이 사건에서 스스로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한 강제중재를 받아들이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들 사항들을 굳이 제외할 필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 중 단체협약 제15조(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제 16조(조합전임자), 제18조(시설 편의제공) 제2항, 제22조(출장취급)에 관한 부분이 좁은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강제중재의 대상을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만으로 제한하여 해석하는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도 중재재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위 대법원 94누9177 판결, 대법원 97누495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들과 갑 4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기존의 단체협약에는 별지 쟁점조항 중 제15조, 제16조, 제18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이 있었고, 제22조도 "공단은 위원장이 정당한 조합활동관계로 조합원의 출장을 요구할 때는"이라는 문구가 "공단은 조합원이 조합활동관계로 위원장이 요구하는 출장을 갈 때에는"으로 되어 있어서, 조합활동의 "정당성"에 관한 부분만 다를 뿐인 내용으로 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와 참가인조합의 각 대표자가 1999. 12. 28. 의견불일치사항 대비표를 작성하여 날인한 후 중재재정을 담당하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사실, 위 대비표에 의하면, 제15조와 관련하여 참가인조합이 기존조항의 유지를 희망한 반면, 원고가 제1항 본문과 제1호는 기존조항을 유지하되, 제2호의 각종 회의를 대의원회의 개최일로, 제3호의 집회를 월 1회의 중앙위원회로, 제4호의 행사를 월 2회의 상무집행위원회로, 제2항을 "제1항 이외의 근무시간 중 조합활동이 필요한 경우 사전에 공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로 각 개정하고, 제1항 제5호, 제3, 4항을 삭제하기를 희망하였는데,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에서는 기존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사실, 제16조와 관련하여 참가인조합이 제1항을 "조합에는 전임자를 인정하고 그 수는 7명으로 한다"로 개정하고, 나머지 제2, 3, 4항을 기존조항대로 유지하기를 희망한 반면, 원고가 제1항을 "조합(상급단체 포함)의 전임자는 위원장을 포함 4명 이내로 인정한다"로 개정하고, 제5항에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축소된 인건비 상당 재원은 2001. 12. 31.까지 조합의 재정자립에 사용하도록 지원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며, 나머지 제2 내지 4항을 기존조항대로 유지하기를 희망하였는데,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에서는 기존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사실, 제18조 제2항과 관련하여 참가인조합이 기존조항의 유지를 희망한 반면, 원고가 "공단은 조합사무실 유지관리비(전기, 수도, 냉난방, 영선비 등)를 전액 부담하되, 통신요금은 년 1,600,000원의 범위내에서 부담한다"로 개정하기를 희망하였는데,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에서는 기존조항을 그대로 유지한 사실, 제22조와 관련하여 참가인조합이 기존조항의 유지를 희망한 반면, 원고가 "조합은 조합원이 조합활동관계로 출장이 필요한 경우 2일전까지 공단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된 경우 정상근무로 간주하며, 급여 등 일체의 불이익 처우를 하지 아니한다"로 개정하기를 희망하였는데,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에서는 문구를 수정하면서 조합활동의 "정당성"을 요건으로 명시한 사실과 원고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과정에서는 위 의견불일치사항 대비표에 열거된 사항 중 근로조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노동조합활동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중재재정을 희망하지 아니한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다가, 피고의 중재재심과정에서 비로소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부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 중 단체협약 제15조(근무시간 중 조합활동), 제16조(조합전임자), 제18조(시설 편의제공) 제2항, 제22조(출장취급)에 관한 부분이 좁은 의미의 노동쟁의에 포함되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에 속하지 아니하기는 해도, 위 조항들이 모두 기존의 단체협약에 포함된 것들이고, 사용자인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과정에 이르기까지 위 조항들의 존속을 전제로 그 내용에 관한 일부수정의견을 제출한 이상, 노동위원회로서는 위 사항들에 관하여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도 중재재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위 사항들에 관한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그 내용이 대부분 기존의 조항들을 유지하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월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위 대법원 91누8944 판결, 대법원 96누10669 판결 등 참조).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 중 단체협약 제32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은 위 법이나 월권이 없어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 사건 중재재심결정 중 단체협약 제15조, 제16조, 제18조 제2항, 제22조에 관하여는,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에 따라 집단적 근로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도 강제중재제도의 대상사항에 포함되는 것으로 널리 해석하거나, 노동위원회로서는 이를 중재재정의 대상으로 삼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이 부분도 위법이나 월권이 없어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001. 5. 11.
판사 이홍훈(재판장) 박상훈 이정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