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 6. 1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제1, 2심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대구 D구에서 정화조청소업을 영위하는 회사인데, 소속 근로자로서 정화조청소차량 기사인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게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2000. 12. 13. 참가인을 해고하였다.
2000. 4. 20.부터 같은 달 21.까지 상여금 미지급을 이유로 불법파업을 주동함. (2) 대구 D구에서 신규로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신청한 소외 E을 돕기 위하여 고의로 작업을 지연하여 민원을 야기시킨 다음 그 민원인 명단을 위 E에게 제공하여 행정심판의 증거자료로 제출하도록 함.
원고와 함께 대구 D구의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받은 업체인 소외 F 주식회사의 직원인 소외 G와 공모하여, 대구 동구와 달서구 등에서 정화조청소업 허가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구 조례에서 정한 요금보다 인하하여 받는 것을 마치 원고가 부당요금을 과다하게 징수하는 것처럼 H언론에 허위로 제보하여 D구청이 2000. 8. 1.부터 원고에게 정화조청소요금을 최고 48%까지 인하하여 받게 함으로써 원고의 경영수지를 악화시킴.
정화조 오니를 수거함에 있어서 수거차량의 표시용량과 실제용량 사이의 차이 등으로 오니수거량과 처리량 사이에 불가피하게 차이가 발생하는 점을 잘 알면서도 위 G와 공모하여 마치 원고가 오니수거량을 허위로 과다하게 기재하도록 지시하여 부당이득을 취해 온 것처럼 H언론에 허위 제보하여 위 E의 허가신청을 돕고, 원고의 대표이사와 직원들이 형사처벌을 받게 함.
이에 참가인은 자신은 파업을 주동하거나 위 E의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돕기 위하여 행동한 바 없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는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01. 2. 19.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를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 대한 해고과정에서 해고사유를 고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사회통념상 최소한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원고에게 참가인의 복직과 미지급 임금등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발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위와 같은 이유를 내세워 2001. 6. 1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사실로서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임에도 원고 주장의 해고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가 주장하는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불법파업 주도의 점
갑7호증의 1, 2, 을8, 9, 10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I, J, K, C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대구 D구 관내에서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받은 업체는 원고 회사와 주식회사 A, L 주식회사(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 등 3개 업체가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소외 M가 위 3개 업체의 사주로서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종업원과 차량도 공동으로 관리 · 사용하여 사실상 단일한 영업활동을 영위하여 왔는데, 위 3개 업체에 소속된 참가인 등 근로자 16명은 2000. 4. 20. 출근시간에 N에 위치한 차고지에 집결하여 그 때까지 미지급된 8개월분의 상여금을 받기 전에는 작업에 나가지 않을 것을 결의하고 파업한 사실, 참가인은 위 파업 전날인 2000. 4. 19. 20:30경 I에게 전화를 걸어 상여금을 지급받기 전까지는 작업에 나가지 말자면서 다음날 차고지에 집결하자고 제안하였고, 이를 받아들인 I가 작업반장에게, 작업반장이 다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연락하여 다음날 파업이 실현된 사실, 이 과정에서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미 지급된 상여금의 지급을 요구하거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파업 등의 절차를 취할 것임을 전혀 고지하지 않은 사실, 이후 주식회사 L의 사장인 O이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구두로 약속을 하자 작업반장인 P나 J 등이 위 약속을 받아들이고 작업에 나서자고 주장하였는데 참가인 등이 이에 반대하여 파업이 계속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참가인이 각목을 들기도 하였고, J와 참가인 사이에 고성의 말다툼이 있었던 사실, 참가인 등 근로자들은 같은 달 21. 점심 무렵 위 O이 그 날 오후에 미지급 상여금 중 50%를 지급하고 나머지 상여금도 8월 이전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파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아무런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각서를 근로자들에게 제출한 다음에야 파업을 종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고 등의 상여금 미지급을 이유로 단순히 자신의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동료 근로자들까지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절함으로써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할 수 있도록 근로자들의 의사를 결집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작업에 복귀하려는 다른 근로자들을 제지하기도 하였는데, 위 임금체불과 같은 사유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어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의 이유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쟁의행위를 개시하기 위한 아무런 절차적 요건도 갖추지 아니하였으므로, 참가인의 위 쟁의주도행위는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작업지연 및 진정인 명단 작성, 유출의 점
원고는, 참가인이 위 E이 대구 D구 관내에서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받는 것을 돕기 위하여 고의로 청소작업을 지연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전혀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갑3호증, 갑8호증의 1, 2, 갑11호증의 1 내지 13, 갑제16호증의 1, 2 내지 갑제36호증의 1, 2, 을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E은 대구 D구청장을 상대로 대구 D구의 관내 지역에 대한 정화정청소업 허가신청을 하였다가 반려되자 행정심판을 제기하면서 기존 업체인 원고 등이 작업을 지체하고 있다는 취지로 작성된 관내 주민들의 진정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한 사실, 그런데 위 진정서에 기재된 주민들의 서명 중 'Q, R, S'의 필적이 참가인의 필적과 동일하고, 위 진정서에 서명을 한 주민들인 소외 T(U의 처), V 등은 전화조 청소후 담당기사가 서명을 요구하여 청소확인용으로 알고 서명하여 주었을 뿐 진정서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위 각 서명 당시 정화조차량의 담당기사는 참가인이었던 사실, 한편위 진정서에 기재된 주민들의 서명 중 'W, X, Y'의 필적이 위 G의 필적과 동일하고, 위 진정서에 서명을 한 주민들인 소외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등은 정화조 청소후 담당기사가 서명을 요구하여 청소확인용으로 알고 서명하여 주었을 뿐 진정서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위 각 서명 당시 정화조차량의 담당기사는 위 G이었던 사실, 위 G는 평소 위 E과 알고 지내던 사이 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5호증의 기재와 제1심 증인 G의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위 G와 평소 알고 지내던 위 E이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받는 것을 도와주기 위하여 대구 D구 관내의 정화조청소업무가 지체되고 있다는 진정서를 작성한 다음 정화조청소 확인용인 것처럼 가장하여 그 내용을 모르는 관내 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거나 또는 서명을 위조하여 진정인 명단을 작성한 후 행정심판의 증거자료로 사용하도록 위 E에게 제공한 사실을 추단할 수 있고, 이는 사용자의 이익을 배려하여야 할 근로계약상의 성실의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제1심에서의 증인 K에 대한 증인신문과정에서, 참가인이 위조하였다는 부분의 필적이 자신의 필적인지의 여부를 자세히 모르겠고, 진정인명부의 일부를 작성한 사실이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기록 제300면), 자신이 진정서명부에 주민들의 서명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이 청소작업을 한 이후에 위 E 등 행정심판을 제기한 사람들이 참가인을 따라다니면서 서명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그 자체로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진정인명부에 서명을 한 주민들이 정화조청소를 담당한 기사인 참가인과 G 등의 요구로 진정인명부의 서명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위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H언론 제보의 점
원고는 참가인이 G와 공모하여 2차에 걸쳐 H언론에 허위제보를 하여 원고의 영업을 방해하고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먼저 대구 동구와 달서구 등의 정화조청소업체가 구 조례에서 정한 요금보다 인하하여 받는 것을 마치 원고가 부당요금을 과다하게 징수하는 것처럼 허위 제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과 G는 위와 같은 내용을 H언론에 제보한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 반하여(다만 위 C는 참가인과 함께 H언론을 2회에 걸쳐 방문한 사실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음에 반하여, 참가인은 위 G와 같이 H 언론을 방문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원고는 위 제보사실에 관한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제보내용도 원고 등 정화조청소업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내용도 아니어서 이를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다음으로 참가인이 정화조 분뇨를 수거함에 있어서 수거차량의 표시용량과 실제용량 사이의 차이 등으로 분뇨수거용량과 처리용량 사이에 불가피하게 차이가 발생하는 점을 잘 알면서도 G와 공모하여 마치 원고가 수거용량을 허위로 과다하게 기재하도록 지시하여 부당이득을 취해 온 것처럼 H언론에 허위 제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위 G가 위와 같은 제보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이에 관여하였다는 증거가 전혀 없으므로(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G와 같이 2회에 걸쳐서 H언론을 방문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이 위와 같은 제보에 관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위H언론 제보사실을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도 없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비위행위를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 해고함에 있어서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는, ① 2000. 4 20.부터 같은 달 21.까지의 불법파업을 주도한 행위, ② 원고 등의 영업허가구역인 대구 D구에서 위 E이 정화조청소업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목적으로 원고 등에게 불리한 진정서를 작성하여 그 내용을 모르는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위 E에게 제공한 행위 등이라 할 것인데, 비록 위 불법파업에 있어서 임금을 체불한 원고 등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고,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파업에 동참하였으며, 단기간내에 사용자측과 합의를 하여 파업을 종료하였고, 위 O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파업의 사유 및 파업에 이르게된 과정, 불법파업과정에서 참가인이 업무에 복귀하려는 다른 근로자들을 제지하는 등 적극적으로 파업을 주도한 점, 위와 같은 파업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상당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되는 점, 원고 등이 담당하는 구역의 정화조 청소작업이 항상 지연된 것이 아니라 청소를 신청하는 주민이 한꺼번에 집중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청소작업이 지연되었던 점(제1심 증인 K의 증언)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사회통념상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징계 해고한 조치에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위 징계 해고는 정당하다 할 것이다.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및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을 징계 해고함에 있어서 참가인에게 징계사유를 고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징계 해고는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제2호증, 을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회사에는 징계사유나 징계절차 등을 정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와 같이 징계사유나 징계절차 등을 정한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이 없는 이상 원고가 참가인에게 징계사유를 고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줄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에게 징계사유를 고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여 그 징계해고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18542 판결 등 참조), 피고 및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위 징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홍훈(재판장) 김용상 한주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